아이돌 그룹 음악의 기세가 나날이 거세지는 가운데, 소리없이 사라지거나, 생각보다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음악들이 대개 존재한다.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기획사들 외에도 수십개의 중소기획사들이 아이돌 음악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곡은 손에 꼽는다. 우선적으로 음원 사이트 내 차트 순위권에 이름을 올려야 대중의 시선을 끌게 되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차트에 진입 실패한 곡들은 사실상 대중에게 소개 한 번 하지 못한 채 묻히는 게 다반사.
또한 팬덤 수준에 따라 음악의 인기 척도가 결정되는 현 아이돌 시장 시스템 탓에 기획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매년 K팝이 글로벌 해지면서 좀 더 다채롭고, 다양한 그룹들의 노래도 소개할 필요될 필요가 있다. 아티스트 소속사가 대형이든, 소형이든 ‘좋은 노래’는 묻히지 않고 더 널리 퍼져야 한다. 가리지 않고 소개하는 시간, 두 팀의 곡을 들여다보는 ‘K팝 이곡저곡’이다.
◆ 강다니엘 ‘백싯 프로미시스’
가수 강다니엘은 성장을 이야기하고, 그 성장을 이뤄내는 ‘노력형 가수’였다.
2017년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센터로 화려하게 가요계에 데뷔한 강다니엘은 팀 해체 이후 꾸준히 솔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만 싱글 포함, 5개의 앨범을 발매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음악을 과시하고 있는 것.
올해 음악 여정은 지난 12일 낸 스페셜 앨범 ‘펄스페이스’로 장식됐다. 앨범은 강다니엘이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전면에 나서 완성했다. 특히 가장 두드러지는 건 전곡이 영어로 구성됐다는 것. 타이틀곡 ‘백싯 프로미시스’(Backseat Promises)를 포함 총 5개 트랙이 실렸다.
강다니엘을 잘 아는 한 가요관계자는 “곡에 욕심이 많은 친구다. 팀으로 데뷔했지만 나날이 보컬 역량에 힘을 주고 있고,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번 신곡도 목에 힘을 많이 뺀, 팝가수 느낌을 주려 애쓴 게 잘 표현됐다”고 평했다.
‘백싯 프로미시스’는 이지리스닝 곡이다. 기타 리프와 신스, 브릿지에서 등장하는 플럭 사운드가 아련한 질감을 느끼게 한다. 편안한 강다니엘의 보컬에서 흘러간 지난 시간들에 대한 감정과 정서가 물씬 풍긴다. 그의 한 단계 성장한 프로듀싱, 보컬 역량이 총집합된 완성형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전반적으로 다소 리드미컬한 느낌이 드리이빙 뮤직으로도 좋고, 운동할 때 듣는 것도 추천.
◆ 프로미스나인 ‘하얀 그리움’
이 정도면, 리메이크 참 잘 됐다. 그룹 프로미스나인의 ‘하얀 그리움’이다. 대선배 가수인 김민종의 곡을 리메이크했다. 지난 2일 선보인 이 곡은 나름 입소문을 타 국내 주요 음원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 중이다.
2001년 발매된 김민종의 곡이 무려 24년이 지나 아이돌 색깔을 입은 채 재탄생됐다. 그것도 걸그룹의 목소리로 말이다. 원곡의 포근한 멜로디에 세련된 편곡을 더 해 중년층부터 현재 K팝 팬덤까지 사로잡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김민종은 이번 프로미스나인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며 적극 지원사격했다.
일부 리스너들은 프로미스나인 곡도 좋지만 되려 김민종의 원곡을 찾아듣는 등 남녀 목소리로 골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보이기도.
충분히 겨울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밝고 따뜻한, 또 아늑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멜로디가 돋보인다. 한 가요 관계자는 “다섯 멤버의 목소리가 골고루 잘 배치됐고 매력적으로 완성된 노래다. 프로미스나인은 올 초 어센드 신생 기획사로 넘어온 이후, 확실히 본인들의 색깔을 잘 만들어내는 중”이라며 “매 발표 곡들마다 멤버들의 노력과 진정성이 느껴진다”라고 바라봤다.
‘하얀 그리움’을 완벽 소화한 프로미스나인의 새로운 히트곡이 될 완성도 높은 곡이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