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인생의 바다에서 SM 음악이 흐르길 바랍니다.”
SM엔터테인먼의 산증인, 그룹 S.E.S.의 바다는 무대에 올라 SM의 음악을 자랑스러워했고 대중에게 꼭 필요한 음악임을 어필했다.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SM타운 라이브 2025’ 서울 공연이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SM엔터테인먼트의 창립 30주년이 된 올해를 기념하고자 개최됐다. 지난 11일에 이어 이틀간 서울 공연이 진행됐다. 양일 공연 4만 명이 운집됐다.
이날 공연은 이전 SM타운 공연보다 의미를 더했다. 무려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과거와 현재의 SM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했다. 바다는 S.E.S. 노래는 물론 손편지까지 준비하며 진심을 전했다.
바다는 “우리(SM) 음악은 지나간 유행이 아닌 꿈꿀 때, 용기내고 싶을대 여러분 곁에 있다는 걸 잊지 말라. 긴 인생의 바다에서 SM 노래가 흐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연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1997년 11월 데뷔해 1세대 걸그룹 멤버인 바다의 울림있는 회고였다.

에스파, 라이즈, NCT, 나이비스, 디어앨리스 등 후배 아티스트들은 무대를 꾸미고 간단한 축하 인사로만 SM 30주년을 대신할 뿐이었다. 하지만 선배 아티스트가 본 SM의 30주년 남달랐던 것. 그룹 H.O.T.의 토니안도 모습을 드러내 “SM 30주년 축하드린다. 우리가 데뷔 29주년인데 함께 성장하고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라며 “멋진 후배들과 함께 하는 건 기분좋은 일이다. NCT드림 덕분에 우리 ‘캔디’를 젊은 세대들도 알게 돼서 뿌듯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플라이투더스키이의 환희도 무대에 올라 후배 그룹인 라이즈의 소희와 함께 ‘Sea Of Love’ 무대를 꾸몄다. 무대 직후 환희는 “30주년 공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입을 떼더니 “저도 SM에서 데뷔했던 가수인데 지금 SM에 실력 좋고 멋진 가수 분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SM은 영원할 것 같다”며 원소속사에 대한 애정을 남겼다.
이어 슈퍼주니어의 리더인 이특과 려욱의 멘트도 돋보였다. 이특은 “아이돌은 소모되는 직업이다. 시간이 지나서 더욱 빛나고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게, 앞으로 나올 SM 연습생까지 큰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뜻을 남겼다. 려욱은 “SM 선후배 가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H.O.T. 형, S.E.S. 누나들 존경한다. 함께 노래 연습도 많이 하고 바다 누나와 컬래버하면서 정말 30주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0년 후에도 이 무대에 설 수 있게 (우리도) 노력하겠다”고 의미를 더했다.
이렇듯 선배 아티스트들은 후배 아티스트들의 앞날과 음악을 응원하는 데 진심이었다. SM은 대한민국 1번 기획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바라는 건 이 체제가 무너지지 않고 더 오랜 시간, 더 나아가 꾸준히 국내 최고 기획사로 남는 것일 터. SM 음악과 행보가 왜 여전히 탄탄하고 굳건한 지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SM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진정성을 갖고 이번 공연을 꾸미는 건 개최를 며칠 앞둔 시점, 일부 아티스트들의 불참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소녀시대의 태연은 불참을 선언하며 “멋지게 무대 하고 싶었던 상황이었고 의욕 넘치게 두 곡 세 곡 하고 싶어서 준비하려고 회사에 말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론만 얘기하자면 준비를 안 해줘서 아예 못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레드벨벳의 웬디도 회사와 한 달 전부터 얘기 끝에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슈퍼주니어의 예성 역시 ”회사의 행사다 보니 최대한 참여는 하겠지만, 앨범의 음악에는 거의 참여를 하지 못했다”며 아쉬운 소리를 남겼다.
해당 아티스트들의 부재는 팬들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으나 이들이 무대에 대한 진심과 진정성을 크게 갖고 있었음을 방증했다.
이와 더불어 이번 공연이 화제를 모은 건 SM의 창립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참석 여부에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단독 취재에 따르면 이수만은 SM으로부터 이번 공연을 초청받았다. SM은 이 전 총괄에 대한 존중의 마음, 예의를 담아 초대했다. 하지만 결국 이수만은 초청을 고사하며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입장을 밝혔다.
이수만을 비롯해 선배급 아티스트들의 부재가 이어졌지만 그 외 아티스트들의 다채롭고 수준 높은 공연은 그 아쉬움을 불식시켰다.


SM이 제작에 참여한 트롯 아이돌 마이트로부터 마비스타, 레이든, HYO, 민지운, SM 재즈 트리오 등 약 1시간 30분의 사전 무대로 완벽한 예열을 마친 이번 공연은 강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슈퍼주니어-M, 소녀시대 효연, 샤이니 키·민호, 엑소 수호·찬열, 레드벨벳, NCT 127, NCT 듣림, WayV, 에스파, 라이즈, NCT 위시, 나이비스, SMTR25, H.O.T. 토니안, S.E.S. 바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환희, 디어앨리스까지 총 98인의 아티스트가 5시간여 동안 빈틈없는 무대를 펼치며 ‘SMTOWN LIVE‘ 역사상 최장 시간의 러닝타임을 자랑했다.
SM 연습생 25인으로 구성된 SMTR25의 에너지 넘치는 창립 30주년 헌정 퍼포먼스 무대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소 앳되고 어딘가 어설퍼 보였지만 SM만의, SM스러운 안무와 비주얼은 팬들의 기대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엔딩 무대에서는 ‘SM타운 라이브’의 상징인 ‘빛’을 다같이 열창, 공연의 대미를 훈훈하게 장식했다.
서울 공연을 성료한 SM타운 라이브는 5월부터 글로벌 투어를 펼친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