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교환이 죽어도 72시간 뒤 다시 살아나는 남자로 돌아온다.
영화 ‘부활남: 더 레드’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유일한 스펙인 취업준비생 석환(구교환 분)이 죽은 뒤 72시간이면 부활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의문의 추격을 당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뷰티 인사이드’, ‘독전2’ 등을 연출한 백 감독의 신작이다.
구교환이 ‘부활남: 더 레드’를 선택한 이유를 단순히 ‘한국형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적 특징에서 찾기는 어렵다.
그는 “저는 장르를 그렇게 가리지 않는다”며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로맨스다. 이번 작품에는 평소 궁금했던 배우들도 있었고, 다시 만나고 싶었던 배우들도 있었다. 촬영 기간 내내 같이 놀이하듯 잘 지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부활남’은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구교환은 “‘D.P.’, ‘기생수: 더 그레이’ 등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꽤 했다. 각각의 매체에 맞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활남’ 역시 영화로서는 새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작가와 감독이 만든 영화 안의 석환에게 충실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석환의 강렬한 빨간 머리 역시 특별한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구교환은 빨간 머리 하면 ‘빨간 머리 앤’이나 ‘피구왕 통키’가 떠오른다며 웃은 뒤 “빨간 머리 자체를 특별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이 세계관의 설정이라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제가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강기영, 신승호, 김시아 배우와 석환의 관계성이었다. 배우들에게 많이 기댔다”고 말했다.
구교환이 바라본 석환의 가장 큰 매력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그는 평소에도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자기 안에 기준을 가지고 움직이는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에 있던 설정인데 그게 좋았다. 자기에게 기준이 있는 캐릭터에 끌리는 것 같다”며 “석환 자체가 시원시원한 성격이다. 그래서 저도 일부러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부활남’에 대해 “빠르고 직관적인 영화”라며 “‘킬링타임 영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때로는 심플하게 설명하고 관객에게 재미를 정면으로, 스트레이트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지 않나”라고 말했다.
석환이라는 인물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건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였다. 극 중 남매로 호흡을 맞춘 김시아와는 실제 현장에서도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구교환은 “영화를 보시면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납득되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한 뒤 “저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하하호호’ 하면서 갑자기 친해지는 것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쌓이다가 어느 순간 툭 마음이 열리는 지점이 있지 않나. 그렇게 자연스럽게 있으려고 했고, 촬영이 끝나고 보니 실제로도 친해져 있더라”고 말했다.
김시아의 연기에 대해서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구교환은 “시아를 보면서 놀란 게 정말 많다. 지금도 같이 홍보하면서 놀란다. 분석력이 뛰어난데 현장에서는 또 굉장히 유연하게 바뀐다”며 “대본을 계속 붙잡고 있다가 테이크가 시작되면 어느 순간 대본을 버려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왜 저렇게 잘하지? 좋은 걸 많이 보고 자랐나?’ 생각하게 된다”고 칭찬했다.
이어 “좋은 에너지가 있고 감각적으로 뛰어난 배우 같다”며 “나중에 제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시아와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기영과의 호흡도 특별했다. 두 사람은 앞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짧게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구교환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함께한 분량이 많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같이 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며 “기영이 형은 제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연기하면서 ‘여기서 기영이 형은 어떤 반응을 할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극 중 대립각을 세운 신승호와는 ‘D.P.’ 이후 다시 만났다. 구교환은 “신승호를 정말 좋아한다. 지금도 보고 싶다”면서 “승호 때문에 ‘부활남’을 한 이유도 있다. 이번에는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했는데 또 다른 작품에서도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부활남: 더 레드’는 구교환의 액션 연기도 주요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구교환은 주변에서 이번 작품을 ‘첫 본격 액션’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이전에도 액션을 했는데 계속 첫 액션이라고 강조되더라”며 “그만큼 제가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부활남’의 액션에 대해 “무술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나이대의 인물이 이 상황과 환경에 놓였을 때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를 고민했다”며 “석환의 능력치도 영화 안에서 계속 발전한다. 초반에는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움직임이라 제 ‘쪼’대로 했다면, 석환이 성장하면서부터는 기술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액션뿐만 아니라 모든 연기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누구와 함께 있느냐, 날씨가 어떠냐에 따라 달라진다. 비가 오면 액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석환의 액션 역시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잘 디자인해주셨다”고 말했다.
주연 배우로서의 부담에 대해서는 구교환다운 답이 돌아왔다.
그는 “구씨라 학교 다닐 때 1번은 많이 해봤다”고 농담한 뒤 “저는 어떤 역할이든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한다. 일단 내가 맡은 캐릭터를 사랑해야 하니까”라고 말했다.
홍보 활동 역시 혼자 작품을 책임져야 하는 업무라기보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다시 만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교환은 “홍보를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끝나면 맥주도 한잔한다”며 “김시아는 콜라를 마시지만 그런 과정들이 ‘부활남’의 뒤풀이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콘텐츠에서 ‘추석 극장가를 피해 측면 승부를 본다’는 식의 농담을 주고받은 것 역시 어디까지나 재미를 위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탈주’ 때도 ‘핸섬가이즈’, ‘하이재킹’ 같은 작품이 함께 잘되면서 극장에 사람이 많았다. 저는 모든 작품이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며 “이번에도 장르가 다양하더라. 관객들이 여러 영화를 골라서 볼 수 있다는 게 제가 관객이어도 신나는 일이다. 결국 극장에 사람들이 와야 한다. 맛집 골목도 가게 하나만 잘되는 것보다 골목 전체가 잘될 때 더 사람이 몰리지 않나”며 관심을 당부했다.
구교환에게 무대인사와 GV 역시 단순한 홍보 일정은 아니다. 관객과 직접 만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다.
그는 “예전에는 두 분을 모시고 GV를 한 적도 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모든 무대인사나 GV가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관객과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라며 “개봉 후 벌어지는 여러 현상까지도 영화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최근 연이어 작품을 선보이며 ‘열일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다. 앞선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도 있을 터.
구교환은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 감정을 이기는 건 기대감”이라며 “영화를 알리기 위해 하는 모든 상황도 즐기고 싶다. 어떻게든 그 안에서 재미를 찾는다. 실제로도 재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작품을 이어가는 이유 역시 거창하지 않았다. 그는 “연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연기할 기회가 찾아왔을 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가 오히려 재미없다.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냐고 하시는데, 현장만큼 도파민을 주는 곳이 없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