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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 김다미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렇게까지 호불호 셀 줄 몰랐죠” [인터뷰]

김미지
입력 : 
2025-12-22 15:05:18
넷플릭스 SF 재난 블록버스터 ‘대홍수’서 인공지능 개발 연구원 안나 역
“20kg 초반대 아이 업고 뛰어…체력·감정 모두 힘들었다”
“안나는 모성애 표현했지만…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
김다미. 사진|UAA
김다미. 사진|UAA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난 배우 김다미가 촬영 소회와 작품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지난 19일 공개된 ‘대홍수’는 넷플릭스 71개국 1위 등에 등극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다미는 극 중 인공지능 연구원이자 6세 아들 자인(권은성 분)과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나를 연기했다.

2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김다미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분들이 이렇게 많이 보실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고 경험인 것 같다”며 공개 소감을 전했다.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제목부터 ‘대홍수’인 만큼, 영화에서 김다미는 대부분 물에 젖은 모습이나 물속에 잠긴 모습으로 나온다. 김다미는 “사실 제가 찍었던 작품 중 가장 힘들었다”며 “물이라는 공간이 제가 제어할 수 없는 환경이 너무 많았기에, 체력소모가 정말 컸다”고 떠올렸다.

극 중 아이를 업거나 안는 장면도 많았기에 큰 부담이 됐을 터. 김다미는 “은성이가 그때 20kg 초반대라고 들었던 것 같다. 아이가 제가 힘들까 봐 먹는 양을 줄이거나 다이어트를 했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워했다.

김다미는 ‘대홍수’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긴 호흡의 엄마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시나리오를 받은 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엄마였다는 그는 “모성애를 표현하는 것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저를 엄마라고 느낄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다”고 했다.

“감독님을 만나서 들었던 이야기가 어쨌든 초반에는 엄마로서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어요. 점점 사랑을 깨닫는 캐릭터기 때문에 영화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셔서 그 이야기를 믿고 도전했던 것 같아요.”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체력적인 것과 감정적인 연기 중 어느 부분이 더 힘들었냐는 질문에 김다미는 “감정적인 연기를 하는 게 더 힘들었다. 몸은 제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는 부분인데, 감정은 이해해야 하는 영역이 많다고 느꼈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걱정들이 되게 많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재난과 SF, 약간의 액션도 담은 영화라 시나리오에서부터 고생이 드러났을 터. 김다미는 그런데도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감독님의 연출”을 꼽았다.

“시나리오상에는 제가 상상할 수 없는 빈 곳이 많았어요. 김병우 감독님 전작을 봤을 때,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리듬, 흐름이 재밌다고 느낀 적이 많았거든요. 재난을 다룬 영화가 김병우 감독님의 연출을 만난다면 어떻게 구현될까가 끌리는 흥미 요소였던 것 같아요.”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특히 많은 호불호가 갈리는 모성애 강조 부분에 대해서 김다미는 “안나는 모성애지만,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모성애는 사랑의 한 부분이고, 남편과 아내, 친구 사이 등 인간이 느끼고 가지고 있어야 하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 싶다고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 신이 힘들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디테일을 맞추기 위해 고생했던 장면이라고. 김다미는 “은성이를 위로 올렸어야 하는 장면이 있다. 저희가 롱테이크로 찍은 장면이 많은데, 어떤 신은 짧은 테이크를 넓게 써서 촬영한 장면들이 있다. 그러면 디테일들이 중간에 다 맞았어야 했다”면서 “코트의 주름이 다르면 안 돼서 그걸 맞추기 위해 몇 시간을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많은 CG가 들어간 만큼, 상상하여 연기하는 부분도 많았다. 김다미는 “처음 거대한 쓰나미가 들어올 때, 어떤 쓰나미인지 가늠이 잘 안 됐다. 그래서 감정을 처음에는 작게 표현했는데, 감독님께서 엄청난 쓰나미라고 하셨었다”며 “그 컷을 여덟번은 찍었던 것 같다. 나중에 영화를 보니 ‘저렇게나 컸구나’ 라고 이해했다”고 했다.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영화 공개 후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반응을 묻자 김다미는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는 평을 꼽았다. 그는 “보는 분마다 관점은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궁금증이나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영화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힘들었던 작품이지만 ‘대홍수’를 통해 성장도 느꼈다. 그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나도 이렇게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끝까지 해냈다는 그 마음이 스스로 뿌듯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이 작품을 통해 한 컷을 만드는 데 많은 스태프의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더 많이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영화라는 작업이 모든 사람들의 힘이 한 가운데 모여야 하는 작업이고, 그게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또 느꼈어요. 현장에 대한 것들도 새롭게 배우고, 스태프들을 전적으로 믿으면서 여유도 조금 생겼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성장했다고 느낀 작품이에요. 이 작품의 전과 후로 마음가짐이나 연기를 대하는 태도,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저에게는 고마운 작품입니다.”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대홍수’에는 배우 박해수가 인력보안팀 희조 역을 맡아 극 중 안나를 돕는다. 박해수와의 호흡에 대해 김다미는 “항상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시사회 보고 나서도 문자로 ‘네가 최고야. 너무 멋있다’고 계속 칭찬해주셨다”고 전했다.

“촬영할 때 해수 선배님 없었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의지를 많이 했어요. 옆에 존재하고 계신 것만으로도 힘이 되시는 분이었죠. 액션신에서 조금 다치시기도 하셨는데 절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시고, 꾹 참고 하시더라고요. 연기는 선배님만 믿고 했던 것 같아요. 배우고 싶고, 많이 배우게 된 선배님이에요.”

극명하게 나뉜 호불호에도 불구하고 ‘대홍수’는 일단 선전하고 있는 상황. 마지막으로, 김다미에게 예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재난물로 생각하고 보실 분들이 많겠지만, 다양한 장르가 접해 있어서 독특하고 어렵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그래도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인간의 사랑과 감정이 들어가 있거든요. 독특하지만 한 번쯤 볼만한 마음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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