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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배속 관람…나도 ‘케데헌’ 보고파” BIFF 내부 현실

한현정
입력 : 
2025-07-18 11:04:57
수정 : 
2025-07-18 11:07:25
사진 I 부산국제영화제 한 프로그래머 SNS
사진 I 부산국제영화제 한 프로그래머 SNS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한 프로그래머의 글이 영화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아시아 영화 부문을 맡고 있는 이 프로그래머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프로그래머는 영화를 다 보는가?’”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요즘처럼 마감 이후에 주말도 없이 철야로 스크리너 지옥에 빠져 사는 시기에는 솔직히 영화를 온전히 다 볼 수가 없다”면서 “하루에 열 편 씩 봐도 물리적인 시간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1.5배속, 심지어 2배속으로 보기도 하고 중간 중간 스킵하면서 봐야할 때도 있다. 장르에 따라 처음에 한 10분 보면 대충 견적이 나오는 경우도 있긴 하다”고 토로했다. “중간에 무심히 지나가는 대사가 결정적이거나 후반에 힘이 붙는 영화도 많아서 웬만해선 끝까지 보려고 노력은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출품 마감 직전에 절반 가까운 출품작이 몰리기 때문이라서 일찍 준비된 작품들은 출품을 미리미리 해줬으면 좋겠다만, 출품 직전까지 편집과 후반작업을 다듬고 다듬는 마음을 이해는 해요”라고 했다. 그러고는 “나도 ‘케이팝 데몬스 헌터스 보고싶다’를 해시태크 했다.

이 같은 글은 고된 업무 속에서 개인의 힘든 심경을 털어놓은 것으로 보이나, 영화제의 개막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것도 영화계가 극심한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신중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데다, 그럼에도 콘텐츠 물량부터 화제성·대중성 등 모든 면에서 넷플릭스에 밀려 개막작 선정에서부터 내부 고민이 깊은 터라, 사기를 떨어뜨리고 비전문적이며 부적절한 내용의 글이라는 반응이다.

한 감독은 “이 글을 보자마자 무기력함에 말을 잃었다”면서 “한 사람의 글로 모든 걸 대변할 순 없지만, 영화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내부자들마저 콘텐츠에 대한 애정이, 행사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데 자식 같은 작품들을 내놓는게 힘이 빠지는 건 사실”이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 개막해 26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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