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이 13년 만에 단독 토크쇼로 돌아온다. 무대는 체육관도, 야외 버라이어티 현장도 아닌 책방이다.
27일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예능 ‘강호동네서점’을 오는 3월 6일 오후 4시 첫 공개한다고 밝혔다.
‘강호동네서점’은 INFP 성향의 책방 사장 ‘호크라테스’로 변신한 강호동이 손님과 마주 앉아 ‘인생 책 한 권’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다. 톱스타부터 화제의 인물,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인물들까지 다양한 게스트가 서점을 찾는다.
강호동은 지난 20여년간 한국 예능의 한 축을 형성해 온 인물이다. 힘과 에너지, 순간 장악력으로 대표되는 진행 스타일은 야외 버라이어티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OTT 시대로 접어들며 예능 문법은 달라졌다. 자극적 리액션보다 섬세한 공감, 빠른 호흡보다 진솔한 대화가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강호동네서점’은 이런 변화 속에서 던진 변주다. 프로그램은 “세상의 문은 항상 질문하는 사람에게 먼저 열린다”는 문장으로 포문을 연다. 질문하는 진행자, 경청하는 예능인으로의 전환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큰 목소리 대신 낮은 톤의 대화, 경쟁 대신 성찰을 택한 포맷은 강호동의 이미지 확장 실험으로 읽힌다.
‘호크라테스’라는 설정도 눈에 띈다. 수천 년간 인간을 탐구해 온 ‘범우주적 존재’라는 세계관은 토크쇼에 서사를 덧입힌 장치다. 단순 인터뷰 형식을 넘어, 캐릭터 기반 예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이는 최근 OTT 예능이 세계관과 콘셉트에 공을 들이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강호동 특유의 직설 화법과 순간적인 유머는 여전히 강점이다. 다만 깊이 있는 대화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게스트의 ‘인생 책’이 단순 소품에 그치지 않고, 서사적 장치로 기능해야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된다.
최근 쿠팡플레이는 스포츠·코미디·리얼리티 등 장르 다변화를 시도해 왔다. ‘강호동네서점’은 그 중에서도 토크 장르 확장의 시험대다. 스타 의존형 예능을 넘어, 인물과 콘텐츠의 결합으로 플랫폼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강호동에게도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기존의 ‘파워 MC’ 이미지를 넘어, 질문과 경청의 진행자로 자리매김한다면 활동 반경은 더욱 넓어진다. 반대로 캐릭터 설정이 과잉되거나 대화의 밀도가 떨어질 경우 콘셉트 예능의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