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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관왕에도 90도 사과…전현무가 보낸 ‘나혼산’ 반성문[돌파구]

김소연
입력 : 
2025-12-30 06:00:00
전현무. 사진| MBC
전현무. 사진| MBC

‘나 혼자 산다’가 ‘신인감독 김연경’과 더불어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9일 ‘2025 MBC 방송연예대상’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MBC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가 6관왕을 차지했다. 올해의 예능인상(전현무, 기안84)을 필두로 우수상(구성환), 멀티플레이어상(민호),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옥자연), 인기상(박지현)까지 휩쓴 것. 수치상으로는 ‘신인감독 김연경’과 함께 최다 수상의 영예지만 두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받았어야 할 작품에 상이 돌아갔다는 평이지만, ‘나 혼자 산다’의 수상에는 여전히 불편한 시선이 따라붙는다. 6관왕이라는 엄청난 성과에도 뒷맛이 씁쓸한 이유는 최근 ‘나 혼자 산다’를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최근 ‘나 혼자 산다’는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나래가 매니저 갑질 및 일명 ‘주사이모’의 불법 의료 시술 의혹으로 하차한데 이어 샤이니 키까지 ‘주사이모’ 논란에 휘말려 하차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현무 역시 해당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최근 ‘차량 수액 사진’이 재조명되며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휩싸였다. 즉각 의료기록을 공개하며 해명했지만, 이미 돌아선 여론의 의구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현무. 사진| MBC
전현무. 사진| MBC

이날 전현무는 ‘올해의 예능인상’ 트로피를 받아들자 자신의 수상에 기뻐하기 보다는 엄숙한 표정으로 사과를 먼저 건넸다. 그는 “오늘 진행을 하면서 축제 분위기로 하고 있는데 사실은 진행하면서, 또 각종 연예대상에 많이 참석했지만 이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며 에둘러 ‘나혼산’을 둘러싼 구설을 언급했다.

그는 “매년 ‘나 혼자 산다’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능으로 뽑아주신 시청자분들의 성원이 있었는데, 저를 포함해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이 상이 마냥 기쁘게만 느껴지진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많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단 말씀 드린다. 죄송하다”며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건넸다.

아울러 그는 “이 상을 주신 것은 제가 잘해서 받았다기보다는 ‘잘 좀 해라’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2026년에는 모든 면에서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 예능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 혼자 산다’의 실질적 리더인 전현무의 사과는 사실상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 보내는 반성문이었다.

기안84. 사진| MBC
기안84. 사진| MBC

전현무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면 기안84는 침묵을 택했다. 그는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하자 “말을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며 “‘나혼자산다’ 작가님, PD님 고생이 많다”며 살다 보면 좋은 날 오지 않을까 싶다”고 에둘러 말했다.

현재 ‘나 혼자 산다’는 딜레마에 처해있다. 여전히 탄탄하게 자리잡고있는 고정 시청층 덕에 시청률은 꾸준히 5~6%로 유지 중이다. 이 공로로 상도 받았으나, 이와 반대로 상을 받은 자리에서 제일 먼저 고개 숙여 사죄해야한다는 판단을 했을 정도로 대중의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는 방증이다.

‘나 혼자 산다’가 이번 시상식에서 ‘신인감독 김연경’과 더불어 다관왕 자리에 오른 것은 MBC 측이 간판 프로그램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상을 받은 인물들의 면면도 옥자연, 박지현, 민호, 구성환 등 비교적 최근 합류한 새 얼굴들이라는 점도 희망적인 사인이다.

하지만 박나래의 음식을 전 매니저들이 대리 조리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며 ‘진정성’까지 의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곧바로 프로그램에 상이 쏟아진 것은 자칫 ‘면죄부’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다.

전현무는 소감을 통해 “‘나 혼자 산다’가 2026년엔 ‘새롭게 하기 프로젝트’를 한다. 달라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반드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과연 여러 의혹과 시청자들의 더욱 엄격해진 시선 속에서, ‘나 혼자 산다’가 쇄신에 성공하며 이날의 성과가 ‘부활의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마지막 영광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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