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대상 트로피 30개, 노력할 것”
방송인 유재석이 통산 21번째 대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 화제작이었던 ‘신인감독 김연경’은 6관왕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유재석은 MBC에서만 9번째, 통산 21번째 대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트로피를 받아든 유재석은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아까 수상 확률을 49%라고 말씀드렸는데, 51%로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부모님, 그리고 늘 저에겐 고마운 존재인 아내 나경은 씨에게 감사드린다”고 가족을 먼저 언급했다.
아울러 ‘놀면 뭐하니?’ 멤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지금 함께해 주는 하하, 주우재는 물론이고, 올해 아쉽게 하차한 박진주, 이미주, 이이경에게도 너무 고생했고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놀면 뭐하니?’는 매주 아이템이 바뀌어 종종 종잡을 수 없는 일들이 생긴다. 당장 3일 남은 방송 편집을 위해 고생하는 제작진 여러분 덕분에 매주 방송이 무사히 나갈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이어 유재석은 “큰 상을 받을 때마다 영광이고 감사하지만, 한편으론 무거운 생각이 든다”며 “수많은 분이 카메라 뒤에서 고생하시는데, 연말 시상식 때 외에는 한 분 한 분 눈을 마주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가 없다. 스태프들 역시 누군가의 귀한 아들, 딸 아니겠나. 여러분의 정성과 노력으로 제가 이 자리에 20번 넘게 설 수 있었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유재석은 앞으로도 ‘국민MC’로 활약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미래는 그 누구도 모른다. 첫 대상이 2005년이었는데, 과연 30개를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한번 노력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2025년에 안좋았던 모든 건 화사의 노래처럼 ‘굿 굿바이’ 하고 좋은 기억들 가지고 2026년 맞길 바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늘 행복할 순 없지만 늘 무탈하고 미소짓는 한해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은 ‘신인감독 김연경’에 돌아갔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 올해의 예능인상(김연경), 신인상(김연경), 베스트 커플상, 핫이슈상, 베스트 팀워크상 등 6관왕에 올랐다.
권락희 PD는 “저희 프로그램은 승리에 익숙하거나 유명한 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패배에 익숙한 ‘언더독’들의 이야기”라며 “선수 2명이 이번 시즌 프로팀에 입단했다. 오늘의 수상 역시 언더독의 기적인 것 같다”고 수상의 공을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또 김연경에게는 “경력이 많지 않은 저를 연출로서 존중해줬다”며 “레전드를 이렇게 굴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두 달간 합숙 훈련을 강행했는데, 징징거리면서도 다 해줘서 이런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앞으로도 조금만 더 속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권 PD는 “예능 PD 치고 너무 진지한 성격 탓에 직업을 잘못 선택한 건 아닌지 늘 열등감을 느꼈다”면서도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 진정성 덕분에 사랑받은 것 같다. 겁내고 피했다면 마주하지 못했을 특별한 경험”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요즘 상처받고 힘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작아진 자신을 크게 생각하고 목표를 향해 사정없이 스파이크를 때리는 2026년이 되길 바란다”며 “내일의 ‘원더(Wonder)’로 나아가는 오늘의 ‘언더독(Underdog)’들을 위해 이 상을 바친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공로상은 지난 9월 25일 향년 76세로 별세한 ‘대한민국 1호 개그맨’ 고(故) 전유성에 헌정됐다.
고인의 제자인 김신영은 대리 수상을 하면서 “사제지간으로 만난지는 23년이 됐다. 교수님이 직접 받으셨으면 참 좋으련만 제자를 한 번 더 귀찮게 해주신다”며 목이 메는 목소리로 슬픔을 삼켰다.
그는 “교수님이 늘 ‘사람을 웃기려면 네가 먼저 웃어야 한다. 그만큼 네가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앞으로 저부터 즐겁고, 그래서 더 많은 시청자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전유성의 제자’ 김신영이 되겠다”고 다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유족의 뜻도 대신 전했다. 그는 “지금 지리산에서 방송을 보고 있을 따님 전제비 씨가 ‘어른 예우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신영은 “오는 1월 28일이 교수님 생신이다. 그날 찾아뵙고 이 상을 바치겠다”며 “대신 받아서 영광이다. 모두가 즐거운 2026년 맞아주시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또 “교수님,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렸다.
‘2025 MBC 방송연예대상’은 한해동안 방송된 예능, 교양,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총 결산하는 자리다. 2025년 MBC에서는 ‘전지적 참견 시점’, ‘놀면 뭐하니?’, ‘나 혼자 산다’, ‘라디오스타’, ‘구해줘 홈즈’, ‘푹 쉬면 다행이야’, ‘쇼! 음악중심’ 등 기존 인기 프로그램을 비롯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4’, ‘굿데이’, ‘신인감독 김연경’, ‘시골마을 이장우 2’, ‘극한84’ 등 신규 프로그램들이 다수 방영됐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다음은 ‘2025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작) 리스트.
▲대상= ‘놀면 뭐하니?’ 유재석
▲올해의 예능인상= 전현무, 기안84, 장도연, 유재석, 김연경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 ‘신인감독 김연경’
▲특별상=‘복면가왕’
▲공로상= 고 전유성
▲최우수상= ‘구해줘! 홈즈’ 김숙, ‘라디오스타’ 유세윤
▲우수상=‘복면가왕’ 신봉선, ‘나 혼자 산다’ 구성환,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 덱스
▲신인상= ‘신인감독 김연경’ 김연경, ‘전지적 참견 시점’ 최홍만
▲멀티플레이어상= ‘나 혼자 산다’ 민호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나 혼자 산다’ 옥자연,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 이시언
▲베스트 커플상=‘신인감독 김연경’ 김연경-인쿠시
▲핫이슈상= ‘신인감독 김연경’ 부승관
▲베스트 팀워크상= ‘신인감독 김연경’
▲인기상= ‘전지적 참견 시점’ 쯔양, ‘나 혼자 산다’ 박지현
▲프로듀서 특별상=‘복면가왕’ 이윤석
▲프로듀서 MC상= ‘푹 쉬면 다행이야’ 붐
▲올해의 작가상= ‘놀면 뭐하니?’ 노민선 작가
▲라디오 최우수상= ‘굿모닝 FM’ 테이,
▲라디오 우수상= ‘여성시대’ 김일중, ‘완벽한 하루’ 이상순
▲라디오 신인상= ‘아이돌 라디오’ 더보이즈 에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