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나래의 ‘주사이모’ 논란 후폭풍이 거세다. 방송가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특히 박나래를 핵심 카드로 준비하던 MBC는 직격탄을 맞았다. 야심 차게 준비해온 신규 예능들이 줄줄이 좌초되면서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MBC는 최근 박나래가 출연 예정이던 신규 프로젝트들의 제작을 전면 백지화했다. ‘나 혼자 산다’의 스핀오프 격 프로그램 ‘팜유트립’은 제작 소식이 알려지며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으나, 기획 논의 단계에서 좌초됐다.
이 프로그램은 ‘팜유 남매’로 큰 사랑을 받았던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를 주축으로 하는 단독 예능이다. 이들의 케미스트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해외 로케이션까지 논의되던 대형 기획이었다. 하지만 핵심축인 박나래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동력을 잃었다. 이에 MBC 측은 지난 15일 “내부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팜유 형제’에서 박나래가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다. 세 사람의 관계성에서 오는 시너지가 컸던 만큼 다른 인물을 구해서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작진 역시 고심을 거듭했겠지만, 박나래의 출연이 불발된 이상 기획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수순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미 촬영을 진행 중이던 프로그램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오는 2026년 1월 론칭을 목표로 홍보에 나섰던 신규 예능 ‘나도신나’ 역시 빛을 보지 못하고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8일 MBC 측은 “박나래가 활동 중단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를 존중해 방송 제작 중단 및 편성 취소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나도신나’는 ‘라디오스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등 MBC 베테랑 제작진이 의기투합하고 박나래, 장도연, 신기루, 허안나 등 ‘대세 개그우먼 4인방’을 전면에 내세운 기대작이었다.
방송가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이미 상당 부분 제작이 진행된 상태였다.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수차례 마치고 첫 방송만을 앞두고 홍보를 시작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편성이 전면 취소되면서 촬영분 전량이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막대한 제작비 손실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아울러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와 ‘구해줘! 홈즈’에서도 ‘박나래 지우기’에 돌입했다. 하차가 확정됨에 따라 기촬영분에 대한 ‘통편집’ 수준의 대대적인 재편집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나 혼자 산다’는 박나래발 ‘주사이모’ 논란에 샤이니 키까지 하차하면서 더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박나래와 함께 스튜디오 분위기를 주도하던 키마저 방송 중단을 선언하면서 ‘무지개 모임’의 중심축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MBC는 재정비를 위해 23년간 이어온 장수 예능 ‘신비한TV 서프라이즈’와 10주년을 맞은 ‘복면가왕’의 휴지기를 선언한 상황이다. 든든히 버텨주던 터줏대감들마저 자리를 비운 가운데 신규 콘텐츠마저 무산되면서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모양새다.
혹독한 겨울을 맞은 MBC가 어떻게 무너진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