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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대상’ 故이순재 마지막 인사...“시청자에 평생 신세 많이 졌다”

양소영
입력 : 
2025-11-25 08:06:45
수정 : 
2025-11-25 08:18:09
이순재.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이순재.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온 이순재(91)가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유족 측은 “오늘 새벽 영면했다”며 “아직 빈소는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인은 140편을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사랑이 뭐길래’의 ‘대발이 아버지’부터 ‘동의보감’, ‘허준’, ‘이산’ 등 굵직한 작품에서 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국민 아버지’로 자리 잡았다. 70대에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코믹 연기를 펼치며 세대의 벽을 넘어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구순을 앞둔 나이에도 무대와 스크린을 떠나지 않았다. ‘장수상회’, ‘앙리할아버지와 나’, ‘리어왕’ 등에서 방대한 대사량을 소화하며 ‘노장 배우’의 상징으로 불렸다.

지난해 10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하차하며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올해 1월 열린 2024 ‘KBS 연기대상’에서 ‘개소리’로 대상을 수상하며 근황을 전했다. 이는 고인의 마지막 공식석상이 됐다.

지난해 방송된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로, 이순재가 주연을 맡아 연기 투혼을 펼쳤다. 그리고 대상 트로피를 품은 여전한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이순재. 사진|KBS
이순재. 사진|KBS

당시 함께 출연한 배우들의 도움을 받아 무대에 오른 고인은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며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기 미국에 배우 캐서린 헵번은 30대에 한번 받고 60세 이후 3번 상을 탔다. 60세가 되도 잘하면 공로상이 아니라 상을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 한다.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며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라 ‘개소리’에는 소피와 수많은 개가 나와 한 몫을 다한다. 다들 한 파트 한 파트 최선을 다했다”고 함께한 제작진, 배우에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까지 가천대학교에서 후배 양성에도 힘을 기울인 고인은 “(‘개소리’를) 거제까지 자동차로 4시간 반이 걸린다. 20회 왔다 갔다하며 찍었다”며 “감사할 학생들이 있다. 제가 아직도 총장님이 배려를 해줘서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를 하고 있다. 학생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지도한다. 작품을 정해서 한 학기 동안 연습해서 발표한다. 촬영이 한 달 6개월 걸리니까 들락날락 못했다.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더니 모처럼 드라마 하는데 잘하라고 가르쳐준대로 열심히 만들어내겠다고 하더라.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 믿고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왔다.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작할 때 아슬아슬했다. 수많은 노심초사를 했고 어려움을 극복했고 KBS에서 오늘날 ‘개소리’가 전국에 들리게 됐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라고 말해 울림을 전한 바 있다.

마지막까지 연기 열정을 불태운 배우 이순재는 시청자 여러분을 향한 마지막 인사와 감사를 남기고 떠났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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