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분명히 뜬다, 유정후 [인터뷰]

한현정
입력 : 
2025-09-18 11:07:15
“첫 주연 부담됐지만 놓치기 싫은 이야기”
“‘정면 승부사’ 윤산하, ‘집중력 갑’ 아린, ‘긍정 에너지’ 츄”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외모부터 분위기, 내면의 단단함까지. 이 배우, 심상치 않다.

이제 막 4년차에 접어든 신예 유정후가 첫 주연작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KBS2)를 통해 본격적인 날개 짓을 시작했다. 이젠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16일 오전, 충무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사옥에서 유정후를 만났다. 드라마는 하루아침에 꽃미남이 돼버린 여자친구 김지은(아린 분)과 그런 여자친구를 포기할 수 없는 여친 바라기 박윤재(윤산하 분)의 대환장 로맨스를 그렸다. 유정후는 극중 ‘김지은’의 생물학적 부캐 ‘김지훈’ 역을 맡았다. 내면은 여자 김지은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꽃미남이 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주연은 처음이라…”

대본을 처음 봤을 땐 그저 재미있었고, 출연이 확정됐을 땐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섰다는 그였다.

윤정후는 “부담감이 컸고, 불안한 상태로 촬영에 들어갔다”고 했다. 다행히 또래 배우들과 감독님이 친구처럼 편안하게 대해 준 덕분에,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현장에 녹아들 수 있었다고 한다. “주연으로서 책임감도 조금씩 배울 수 있었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사실 대본만 봐서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여자에서 남자로, 남자에서 여자 분위기를 오가는 디테일을 짧은 경력의 제가 제대로 내가 잡아낼 수 있을까 싶었죠. 하지만 대본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놓치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에 부딪혀보기로 용기를 냈어요. 정말 잘 한 일이죠.(웃음)”

첫 한 달은 감독과의 조율 시간이 많았단다. 그는 “표정, 손짓, 감정 같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지적받기도 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인물에 더 깊이 녹아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원동력, 바로 동료들이다. 윤정후는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항상 넷이서 밥도 함께 먹고 촬영이 없는 날에도 자주 만났다”며 “밤 촬영이 끝나면 집에 와서 산하와 영상통화로 매일 대본 얘기를 나눴다. 같이 여행을 가기도 했고 작품 외 사적인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눴다. 그렇게 시간이, 마음이 쌓이니 케미가 좋을 수밖에 없더라”고 했다.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가장 가까웠던 윤산하를 비롯해 아린과도 ‘2인 1역’을 맡았던 만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유정후는 “제가 맡은 인물은 지훈이지만 본체가 지은이라는 여자 아이 아닌가. 당연히 아린이가 첫 번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아린이가 평소에 어떤 손으로 밥을 먹는지, 놀랐을 때 어떻게 놀라는지 등에 대해 계속 물어봤던 것 같다”고 전했다.

츄에 대해서도 “신이 길거나 중요한 신을 앞두고는 오히려 먼저 연락이 와서 ‘만나서 맞춰보자’고 하더라. 하나하나 이야기를 주고받고 같이 만들었다. 그렇게 준비한 것을 현장에 가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 극찬했다.

가까워지니 배울 점도 잘 보였단다. 유정후는 “연기적인 고민이 많고 진지했던 산하는 언제나 정면 승부다. 보통 스스로 부족했던 날은 그걸 숨기거나 피하고 싶기 마련인데 끝까지 자신의 실수나 미흡함을 바로 잡고자 하더라”라며 “ 아린이는 굉장한 집중력을, 츄는 모두를 업시키는 남다른 밝은 에너지가 있었다. 저마다 자기 만의 무기가 확실한 친구들이어서 절로 귀감이 되는 게 많았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작품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끌어갈 수 있을지, 주연으로서의 책임감이나 역할에 대해 아주 조금 배울 수 있었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반전 학력, 배우의 길을 향한 결심

유정후는 숭실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중학교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부모님께 연기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 ‘연예인은 아무나 하냐’는 말을 들은 적 있다”고 했다. 판단이 잘 서지 않던 시절엔 부모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생각이 정말 단순했거든요. 다 멋있어보였어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를 보면 심장이 떨렸죠. 누군가는 이런 단순한 이유에 불편해할수도 있지만, 물론 결국엔 업이 되려면 훨씬 많은 게 필요하지만, 어떤 이유로 꿈을 품기 시작했느냐는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적어도 제게는요.”

그러다 군대를 마치고 나서도 그 꿈이 변하질 않자, 제대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다 큰 성인이 돼서도 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다면 진짜 하고 싶은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고, 전역 후 1년 반 정도 연기 학원에 다니며 준비를 시작했어요. 프로필 사진도 찍고, 현재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도 만난 뒤 웹드라마로 데뷔하게 됐죠.”

데뷔 이후로 쉬지 않고 작품을 이어왔고, 현재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에서 선배 배우들과 교류하며 배움의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책임감, 연기 테크닉, 감정 표현 등 배우로서 다져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는 유정후.

부모님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배우라는 직업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하신다”고도 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반대하셨던 건데, 데뷔하고 나서 오래 쉰 적 없고, 계속 도전하는 모습을 보니 믿어주시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들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 같아요.”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배우 유정후. 사진 I 유용석 기자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첫 주연이란 큰 도전까지 성공리에 마친 그가 얻은 가장 귀한 건 바로 “자신감”이다.

그는 “전에는 그저 감독님이 하라는 대로만 했다면, 이번에는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하며 새로운 뿌듯함을 느꼈다. 그 속에서 조금은 내가 진짜 연기를 하고 있단 걸 깨달았다”고 했다.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내보고, 앙상블도 이뤄 가면서 다채로운 자극은 받았어요. 결국 오롯이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들이 분명하게 있다는 걷도 깨달았고요. 감정 하나하나, 표현 하나하나가 작품을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고요.”

그의 차기작은 수지 주연의 궁중 판타지 로코 드라마 ‘하렘의 남자들’이다. 유정후는 “원작에 대한 관심이 워낙 크고 많고, 라인업 등 화제성도 높은 작품이라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 모든 배우 분들이 각각의 색깔이 다르니까 그 안에서 제 할 일을 잘 해내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멋있고, 예쁘고, 왕자님처럼 나오는 역할도 좋지만 거칠고 날것의 연기도 해보고싶다.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 ‘쟤가 걔였나?’ 싶을 정도로 반전이 있는 빌런도 해보고 싶다. 이 모든 걸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꺼지지 않는 열정으로 달려가겠다”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끊임없이 저를 증명해야 하는 시기잖아요. 아마 계속 그렇겠죠.(웃음) 두렵기도하지만, 새로운 자극에 계속 노출되는 게 좋아요. 그래야 계속 욕심을 낼 수 있으니까. 연기적인 욕심을 잃지 않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매 작품이 전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제야 제가 배우라는 걸 조금씩 실감하고 있으니까요.(웃음)”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