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가 한국 문화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내며 “세상이 늦게 정신차린 것 뿐”이라며 사이다 명언을 남겼다.
그레타 리는 15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트론: 아레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의 존재를 영구적으로 현실에 존재하게 하는 혁신적인 코드를 발견해 낸 후, 추격을 당하게 되는 인물을 연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추격을 당하는 인물인 만큼 유독 달리는 장면이 많았다”면서 “달리기 실력이 올림픽에 출전해도 괜찮을 정도로 늘었다. 이 정도까지 많이 뛸 거라 생각을 못 했는데, 죽기 살기로 뛰다 보니 늘더라.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영화는가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넘어온 고도 지능 AI 병기 아레스의 등장으로 시작되는 통제 불가의 위기를 그린 압도적 비주얼 액션 블록버스터다. ‘트론’ 시리즈의 세 번째 장편 영화로, 지난 2010년 개봉한 ‘트론: 새로운 시작’ 이후 무려 15년 만의 속편이다. 가상과 현실, 두 세계 간의 엄청난 충돌을 예고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는 “‘트론’ 시리즈는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대규모 프랜차이즈인데 이런 영화에 함께할 수 있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연기를 수십 년 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할리우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걸 목격했다. 큰 규모의 작품에서 이런 캐릭터를 한국계 배우 최초로 맡은 게 놀랍다”고 했다.
한국계를 넘어 아시아계 배우가 ‘트론’ 프랜차이즈에서 주인공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최초’라는 점에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지점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설렘이 더 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게 진정한 시작일 거라고 생각하면 희망적이고 설렌다.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배우와 창작자에게 기회가 열릴 시발점이라 생각한다. 부담을 당연히 느끼지만,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책임감도 보였다.
특히 “제가 출연하는 모든 영화, 캐릭터에 앞서 인간성과 사람 자체에 집중하려고 한다. 저는 한국인,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기도 하지만 그전에 한 인간으로서 캐릭터를 어떻게 관객에게 공감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다”며 “그런 노력들이 지금 이 자리에 오게 해 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깊은 속얘기도 들려줬다.
최근 다수의 한국계 배우가 주목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선 “한국이 대단하고 세계 최고인 건 우리 모두가 이미 다 알지 않았냐”라며 “이제야 세상이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보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영화, 가요,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문화적으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너무나 기쁜 일”이라며 “내가 믿었던 가치에 대한 확신을 받는 것 같아 더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더불어 “장르적으로나 캐릭터적으로 상반된 매력을 지닌 두 캐릭터를 맡게 된 건 엄청난 행운”이라며 “이렇게 다양한 범위의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건 무척 뜻깊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론: 아레스’는 오는 10월 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