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지원(48)이 ‘독수리 5형제’에서 만난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3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극본 구현숙, 연출 최상열 이진아, 이하 ‘독수리 5형제’)는 오랜 전통의 양조장 독수리술도가의 개성 만점 5형제와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졸지에 가장이 된 맏형수가 빚어내는 잘 익은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마지막회는 전국 평균 시청률 21.3%, 분당 최고 시청률 23.4%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엄지원은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우체국 창구 계장 마광숙을 연기했다. 마광숙은 독수리술도가 대표 오장수(이필모 분)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비극을 맞고 독수리술도가에 입성하게 된다. 이후 시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LX호텔 회장 한동석(안재욱 분)과 로맨스를 이뤘다.
엄지원은 안재욱과 로맨스 호흡에 “너무 좋았다. 다음 작품에 또 만나자고 했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제가 여성 서사를 좋아하다 보니까 남녀 주인공이 함께하는 분량이 많은 건 못 해봤다. 거의 없었다. ‘독수리 5형제’는 제 필모 중 로맨스가 제일 많다. 동석과 광숙의 신들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또 멜로를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가 오며 가며 만드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빠가 베테랑이고 내공이 있으니까 저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게 저희 시너지를 잘 만들어준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그는 “상을 생각하며 ‘독수리 5형제’를 한 건 아니다. 따듯한 작품이고 그런 게 잘 보이면 좋을 것 같아서 한 거다. 많은 분이 좋아해 줘서 감사하다. 연말 시상식은 하반기 작품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니까. 연말쯤 한번 생각해 보겠다. 그래도 베스트 커플상을 받지 않을까. 그리고 ‘독수리 5형제’ 커플 중에 몇 팀이나 받을까 생각하고 있다. 저희 팀 다 받았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어머니로 나온 박준금, 시동생으로 나온 최대철 김동완 윤박 이석기와 호흡도 중요했다.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밝힌 엄지원은 “배우들 사이가 좋았다. 초반에는 광숙과 5형제의 케미가, 중후반부에 동석가 케미가 중요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시동생들과 엄마 박준금 선배와 케미에 공을 들였다. 박준금 선배랑은 친구 같은 친딸 느낌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친분이 있으면 티키타카가 잘되니까. 빠르게 친해지려고 방어기제를 풀고 신경을 많이 썼다. 다행히 윤박은 ‘산후조리원’에서 한 적이 있어서 이미 친한 상태였다. 다른 분들은 처음 다 만났는데 단톡방을 만들어 빨리 친해지면서 술자리도 가지고 저희끼리 끈끈함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엄지원은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의 새어머니 나민옥 역으로 특별출연했고, ‘탄금’에서 민상단의 안주인이자 홍랑의 친모 민연의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는 “배우가 소모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신에서 두신이어도 좋은 작품이라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 의미 없이 소진되는 건 지양하고 싶지만, 내가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며 “저의 작품 선택 기준은 언제나 한 가지다. 내가 공감하느냐, 이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플랜이 설 때 접근한다”고 털어놨다.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엄지원은 어느새 20년을 맞이했다.
그는 “모든 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고 기다린다. 그래서 많이 하게 된 것 같다”며 “연기 인생 20년이 됐지만, 슬럼프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엄청나게 노력한 건 없다. 다만 타고난 성격과 기질 자체가 둔한 편이다.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 사랑도 너무 뜨겁게 하면 진절머리 쳐질 수 있는데. 너무 뜨겁게 하지 않아서 없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조금 더 친근한 느낌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을 해서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최선을 다했다. 정말 감사드린다. 시청자가 사랑해 줘서 쉽지 않은 시간을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다. 가장 크게 감사드린다. 또 힘들 때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작품으로 찾아가고 싶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