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무대에 섰다. 빛나는 조명 아래, 그는 멈추지 않았고 한순간도 가볍지 않았다. 눈빛은 더 짙어졌고, 입가에 스친 미소는 오히려 날카로웠다. 무대 위 박봄은 그렇게 여름을 압도했다.
박봄은 지난 6일 ‘워터밤 서울 2025’ 무대에 올랐다. 이어 13일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박봄 사랑해”라는 짧은 글과 함께 당시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첫 장면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은은하게 흩날리는 시폰 톱과 레오파드 패턴의 보텀은 대비를 이뤘다. 가녀린 목선과 대담한 하의 실루엣이 교차하며 무대 분위기를 단숨에 장악했다. 마이크를 손에 쥐고 시선을 치켜든 그는, ‘섹시’와 ‘강렬함’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이어지는 무대에서 그는 흑발의 단발로 얼굴선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입술 위로 흐르는 강렬한 레드 톤 메이크업과 몽환적인 눈매가 조화를 이루며, 무대 전체를 휘어잡았다. 팔을 가볍게 올리고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순간마다 무대는 새로운 장면처럼 바뀌었다.

관능적인 무드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의 표정에는 여유가 담겼고, 손끝의 동작 하나에도 프로페셔널한 아우라가 실렸다. 무대의 열기 속에서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고, 관객들은 숨죽인 채 시선을 고정시켰다.
물대포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대의 온기가 남았다. 순간의 퍼포먼스였지만 감정은 응고됐고, 눈빛 하나로 계절의 무드를 통째로 바꿔놓았다.

한편 박봄이 속한 2NE1은 지난해 데뷔 15주년을 맞아 총 12개 도시, 25회차 아시아 투어를 성료했다. 지난해 4월 KSPO DOME에서 앙코르 공연을 마무리한 이후, 오는 26일 ‘워터밤 부산 2025’, 9월 인도네시아 ‘워터밤 발리 2025’로 이어지는 글로벌 무대에 오른다.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경기 하프타임에도 출격을 예고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