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거래하는 중정(중앙정보부) 과장, 악역이라고 생각 안하고 연기했습니다.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캐릭터에 크게 끌렸고 그게 유효했죠.” (인터뷰 중 연기 호평에 대해)
누가 봐도 나쁜 짓 하는 악한 인물이나, 묘하게 응원하게 된다. 배우 현빈(43, 본명 김태평)이 갖고 있는 선한 인상과 그간의 연기들 때문이었을까. 악함과 선함이 잘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그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를 통해 극찬을 이끌어내고 있는 이유다.
드라마 종영 기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현빈의 얼굴에서 옅은 미소가 번져있었다. 호평과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 캐릭터가 갖고 있는 욕망, 야망, 부와 권력에 대한 직진성에 크게 끌렸다. 악한 행동 속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불편하기도 하다. 그게 스스로 재미를 느꼈던 부분”이라고 소개하며 “그런 부분들을 대중도 신선하게 보신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사내 ‘백기태’(현빈)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벼랑 끝까지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들과 직면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극중 현빈은 극 중 중앙정보부 과장이자 자신의 야망을 위해 타인의 욕망까지 계산에 넣는 인물 ‘백기태’로 분해, 회차가 거듭될수록 거칠고 치명적인 결을 쌓아 올리며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연기를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눠서 했다고 밝혔다. “극 중 행동을 유연하게 하는 부분이 있고 유독 절제하고 미동도 안 하는 부분들이 있다. 중정에 있을 때는 행동이 크지 않지만 혼자 활약하는 공간에서는 제스처들이 크고 그런 연기 레이어들이 쌓여서 캐릭터를 설명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향한 조명 덕에 차갑고 절제 있는 캐릭터가 더 확실히 완성됐다고 했다. 아울러 “혼자 연기해서 만들어냈다기보다 현장의 많은 것들이 나를 완성했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영화 ‘하얼빈’에 이어 함께 호흡한 우민호 감독의 안목을 믿고 따른 현빈이었다. 그는 “배우가 갖고 있는 매력들을 잘 캐치하시고 그것들을 표현하는 방법들을 알려주신다. 이번에도 (내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 많이 느끼게 해주셨다”라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감독님은) 계속 생각하는 분이에요. 당일에도 연기 시스템이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분입니다. 끝까지 고민하는 분이고 그런 모습들이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마음을 다잡게 하는 요소입니다.”
‘백기태’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정함,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온도, 그리고 선택의 순간마다 드러나는 욕망의 밀도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특히 현빈은 눈빛과 호흡, 그리고 회차가 거듭될수록 더욱 분출되는 감정의 밀도로 이러한 복합성을 설득력 있게 구현하며, ‘시가맛’이라 표현될 만큼 거칠고 날 것의 악역을 완성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현빈은 “아주 악하지 않으면서도 위압감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운동을 안 하다가 이번 작품을 위해 14kg을 증량했다”면서 “감독님 주문은 아니었고 내 스스로 했고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2025년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공개 후 28일 기준)에 등극했다. 총 6회차 모두 공개됐으며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시즌2 역시 올 하반기 공개 예정이며 현재 촬영에 한창이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