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건 아나운서가 전현무의 프리랜서 선언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22일 첫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는 아나운서계의 최고참 김동건이 첫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동건은 “후배 프로그램에 나간 적 없다. 평생 KBS만 했는데 MBN에 나와서 해도 되는가. 방송국 높은 사람은 좋아하지도 않지만 야단 좀 맞는다 생각하고 나왔다”라며 아끼는 후배를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주하는 “오늘 저희 둘의 관계를 최초로 밝히겠다”라며 사실 김동건이 본인의 멘토라고 했다. 김동건은 김주하와의 첫 만남을 생각하며 “아나운서 아카데미라는 게 있다. 아나운서 지망생이 한 200명 된다. 거기서 내가 강의했다”며 김주하의 학교에서 강의했다고 말했다.
김주하는 “수업 끝나자마자 달려갔는데 이미 자리 꽉 차서 없더라”며 김동건 강의가 인기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의실이 계단식이어서 뒤에서 손 들면 안 보였다. 그래서 제가 필통을 던졌다. 그러니까 모두가 내 쪽을 보더라”고 떠올렸다.
김동건은 “질문이 있대. 첫 마디가 그거였다. 사람들이 본인 목소리가 남자 같다고 한다면서 본인 목소리로 가능성 있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내가 목소리는 관계없으니 열심히 하라고 했다. 내가 나가려고 하니까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 기특하니까 줬다. 연락이 왔는데 너무 궁금한 게 많다고 하더라. 방송국 내 방에 오라고 해서 KBS 아나운서 원고를 읽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주하는 “아니다. 가요무대 리허설 무대였다. 원고 던지시면서 ‘읽어봐’라고 하셨다. 그래서 관객들 앞에서 뉴스 원고를 읽었다”고 기억이 다르다고 했다.
김동건은 “김주하 양은 하면 되겠더라고. 그래서 열심히 했나봐. KBS, MBC 양쪽 다 합격했더라. 그런데 면접 날짜가 겹쳐서 나한테 어디서 할까 물어보더라. KBS에는 김주하 양 같은 어린 친구들이 많았다. 프로그램이 정해져 있으니까 순서가 잘 안 와서 MBC 가라고 했다. 그래서 거기 아나운서를 쭉 하더니 MBN 메인뉴스하고. 본인도 소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까 방송 잘 했다”고 했다.
또 김동건이 “결혼식도 가고 돌잔치에도 갔다”라고 하자 김주하는 “결혼식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라며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조째즈가 눈치를 보자 김동건은 “그럼 결혼 안 하고 애 낳냐”고 물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김동건은 “후배들이 애 낳으면 돌 반지 주는데 김주하에게는 황금 열쇠를 줬다. 그거 지금 팔면 돈 될 것. 내가 주하에게 기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주하는 “이 이 자리를 빌려 사과를 드린다. 제가 그 이후로 연락을 잘 못 드렸으니까”라며 이혼 후 김동건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동건은 “이혼한 게 죄는 아니잖냐. 이혼 후 방송에 열중하니까 방송을 훨씬 잘하더라”며 괜찮다고 했다.
이후 김동건은 직접 가요무대를 꾸민다면 어떡할 거냐는 질문에 “시청률이 대단할 거다”라면서도 “여기서 말할 수는 없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지만 한 번도 말한 적 없다. 내가 가요무대 사회자니까. 가족한테도 얘기 안 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문세윤이 “기억에 남는 가요무대나 동 시간대 프로그램이 있냐”고 묻자 김동건은 “방송 3사에서 월화 드라마를 했다. 가요무대와 시간이 겹치더라. 드라마 PD가 기자회견이 있더라. 가요무대만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가요무대 시청률이 높았다. 주현미 양이 최다 출연자다. 가요무대에서 주현미가 데뷔했다. 아마 600회 이상 했을 것이다”라고 말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김주하가 ‘나훈아 쇼’ MC는 어떤 계기로 하게 됐냐는 질문에 김동건은 “코로나 때문에 밴드, 방청객이 없었다. 계속 침체되니까 나훈아가 ‘내가 나가서 프로그램 하나 하겠다. 대신 내가 원하는 세트를 해달라. 그러면 돈 안 받고 하겠다. 그리고 김동건 아나운서가 자기 이름을 소개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문세윤은 “와 너무 멋있다”며 감탄했다.
다음으로 김동건이 사회를 봤던 ‘이산가족’ 프로그램이 나왔다. 김동건은 “평양에서 출생해서 황해도에서 거주했다. 이런 얘기 해도 되나 모르겠다. 나 울면 어떻게 하려고”라며 숨겨진 가족사를 꺼냈다.
그는 “3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큰이모가 형과 나를 거두어서 호적에 올려서 자식으로 키워줬다. 아버지는 6·25 때 납치당했다. 그래서 난 어머니가 여러 명이다. 소원은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죽기 전에 어머니 묘를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돌아가신 분들 제사 지내러 가면 주인 없는 묘가 있다. 잡초가 무성하니까 우리 어머니 묘도 그럴 것 같다. 내가 86세니까 83년 전이다. 부모님을 못 뵀으니까 한번 뵙고 싶은데 남아 있겠냐”며 애써 담담히 말했다.
이어 “이산가족 만날 때 속으로 ‘만나서 좋겠다. 난 만나고 싶어도 없는데’ 이랬다”라며 당시 심정을 솔직하게 말했다.
또 김동건은 “전현무가 그만두겠다고 찾아왔다. 그런데 방송을 잘했다. 머리도 좋았다. 내보내기 아깝더라고. 나가서 개그맨 비슷하게 하던데 아주 잘한다”고 전현무의 프리랜서 선언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문세윤이 “연예 대상도 받고 지금 승승장구다”라고 하자 김주하는 “그래서 나가지 말라고 하신 것 같다”고 수긍했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은 토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서예지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