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야구 선수 이대호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렸다.
25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에서는 이대호, 신혜정 부부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은 “남편이 은퇴하면서 ‘나도 운동선수의 아내 역할은 끝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아들이 야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아들이 야구를 시작한 지 7개월 정도 됐다”고 덧붙였다.
신혜정은 “결혼 전부터 남편은 아들이 태어나면 절대 운동 안 시킨다고 했다. 특히 야구는 절대 안 시킨다고 내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아들의 야구를 반대한 이유에 대해 “야구장에 가면 계속 서 있어야 한다. 뛰어다녀야 하고 공 주워야 하고 숙였다가 일어났다가. 누구 한 명 잘못하면 단체로 기합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어렸을 때도 그렇게 연습했다. 땡볕에 쉬지도 못 하고. 이 시간을 아들이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나도 계속 마음이 울컥한다. 진짜 힘든 시간이라서”라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아버지가 3살 때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생 되기 전에 재가하셨다. 그 이후로는 거의 할머니랑 지냈다. 할머니가 나랑 형을 거둬서 키우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집이 좀 가난했기 때문에 야구부 회비 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야구를 하면 유니폼을 맞춰야 하고 달마다 간식비를 내야 했다. 여러 가지로 돈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처음에 야구를 시작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계셨기 때문에 야구를 할 수 있었다. 할머니가 용돈을 매일 주셨다. 중학교 때는 차비가 하루에 2000원씩 들었는데 그걸 매일 챙겨주셨다. 장비를 사야 하는데 당장 돈이 없으면 패물 쌍가락지를 전당포에 맡겨서 몇만 원 타 와서 장비를 사주셨다가 장사하셔서 돈 갚아서 다시 가져오셨다. 그렇게 전당포에 20~30번 가셨던 것 같다”고 했다.
이대호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승승장구하던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이야기했다. 이대호는 “할머니가 정말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셨다. 나는 할머니 때문에 야구를 시작했고 할머니 호강시켜 드리려고 야구를 시작했으니 내 꿈이 다 사라졌다. 야구도 하고 싶지 않았고 학교도 가기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코치님이 ‘이때까지 너를 보살펴준 할머니가 하늘나라에서도 너를 지켜볼 텐데 어쩔 거냐’라고 했다. 그때 ‘어긋나지 말고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덧붙였다.
[이세빈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