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어김없이 파란 물결이 등장했다. 가수 싸이가 집밖으로 나와 관객들을 한 곳에 불러들였다. ‘흠뻑쇼’의 시작을 알린 가운데 로제, 지드래곤이라는 특급 게스트를 내세우며 자신의 ‘이름값’을 자랑했다.
28일 오후 인천 서구 연희동에 위치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싸이흠뻑쇼 2025’ 투어의 첫 시작점인 인천 공연이 개최됐다.
이날 공연 오프닝은 최근 대세 중 대세로 떠오른 개그우먼 이수지가 등장해 싸이와의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화려하게 열었다. 평소 닮은꼴로 유명한 이수지의 싸이 분장에 현장은 단 번에 웃음바다가 됐다. 이수지 덕분에 웃음이 뒤섞인 환호가 새어나오며 공연의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너무 힘 쓴 오프닝 무대라고 착각할 때즈음, ‘흠뻑쇼’는 그 생각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질 높은 무대들을 끊임없이 펼쳐보이며 관객들의 도파민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뭔가 아낀다고 내일 아침에 더 아프고 하지 않는다. 음악이 시작되면 몸을 맡겨라. 행복해서 뛰는 게 아니라 뛰어서 행복한거다”라며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유도했다.

이후 ‘예술이야’, ‘낙원’, ‘흔들어주세요’, ‘롸잇 나우’ 등으로 떼창의 시작을 알린 ‘흠뻑쇼’의 단합은 여덟 번째 무대에서 비로소 완성됐다. 싸이는 “저는 가수이면서도 작곡가다. 있다 보면 주변 동료들의 노래를 듣고 참 좋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라며 “이 노래가 그런 노래다”라고 다음 무대를 소개했다.
장내를 휘감는 익숙한 멜로디에 관객들은 크게 환호했다. 올해 상반기 떼창을 책임진 로제의 ‘아파트’가 울려퍼진 것. 싸이는 브루노 마스 파트를 맡아 로제와 ‘아파트’ 무대를 완성했다. 2012년 ‘강남스타일’로써 미국 빌보드 차트를 휩쓸었던 싸이와 최근 ‘아파트’로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로제까지, 두 글로벌 스타의 만남에 관객들의 반응은 역대급이었다.
무대를 마친 로제가 별다른 멘트 없이 자리를 물러나자 관객들은 앙코르를 연호했다. 이에 다시 무대 위에 등장한 로제는 “상상으로만 듣던 ‘흠뻑쇼’에 초대받아서 너무 기뻤다. 지난해 발매한 앨범 수록곡들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 꼭 드리고 싶었다”라며 큰절을 올렸다. “인생이 그런건가보다”라고 말한 로제는 “오늘 댄스 올 나이트하시길 바란다”라며 ‘Toxic till the end’ 등 추가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과 작별했다.

이어서 ‘어땠을까’, ‘나팔바지’, ‘아버지’ 등 히트곡 메들리를 또 한 번 선보인 싸이의 무대를 뒤엎는 가수가 한 차례 더 등장했다. 자신의 솔로곡 ‘파워’와 ‘홈 스위트 홈’ 무대를 연달아 펼친 지드래곤은 “오랜만이다”라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12년 전 한 차례 ‘흠뻑쇼’에 게스트로 오른 바 있는 지드래곤은 “형 잔치에 내가 왔다. 슈퍼스타 중 슈퍼스타가 부르면 와야한다. 올 초 형이 내게 ‘야, 너 여름에 뭐해?라고 물으셨다. 오랜만에 다른 아티스트 게스트에 오게 된 이유”라고 출연 과정을 언급했다.
지드래곤은 더운 날씨와 무대의 열기 탓에 쓰고 있던 모자를 벗으며 현장을 온 몸으로 만끽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곡으로 ‘크레용’을 열창했으며 이후 싸이와 ‘삐딱하게’ 합동 무대를 꾸몄다.

싸이는 자신의 공연에 대해 “10대부터 6~70대 어르신들까지 함께 호흡하는 게 특징이다. 나도 23세에 데뷔해서 벌써 48세다”라며 현장에 있는 각 세대의 팬들을 가리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자신을 찾아준 관객들에 대한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싸이는 “오늘 여러분이 해야하는 건 가장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가라. 행복해질 때까지 계속 노래하겠다”고 외쳐 팬들의 감동을 샀다.
‘젠틀맨’ 무대에선 싸이는 댄서들과 함께 라이트를 활용한 댄스브레이크를 선보여 시각적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강남스타일’을 마지막 무대로 공연의 끝을 알린 싸이는 “이제껏 ‘흠뻑쇼’를 통해 많은 걸 준비해왔다. 역대 가장 많은 관객 수를 2023년에 기록했고, 그 이후 지난해 좀 더 많은 관객 오셨다. 올해 모든 지역 관객수를 합치면 내 가수 인생 커리어 하이가 된다”라며 “이유는 모르겠다. 배 나온 두 아이 아버지다. 25년 댄스가수 전성기를 25년 차인 오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나는 25년째 여러분의 영원한 연예인이다”라고 감동스런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싸이는 ‘연예인’을 열창했고 관객들은 싸이에게 화답하듯 이날 가장 큰 목소리로 떼창을 이뤘다.

앙코르 무대에선 원더걸스의 ‘노바디’,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 빅뱅의 ‘뱅뱅뱅’,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여행을 떠나요’, ‘승리를 위하여’ 등을 열창하며 멈추지 않는 관객들의 흥에 불을 지폈다. 공연은 약 4시간 가까이 진행되며 싸이의 ‘전국구 축제’를 선포했다.
‘흠뻑쇼’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의정부, 대전, 과천, 속초, 수원, 대구, 부산, 광주까지 총 9개 도시에서 16회에 걸쳐 개최된다.
‘흠뻑쇼’는 싸이의 여름 대표 브랜드 콘서트로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세트리스트와 다이내믹한 연출을 자랑, 개최마다 티켓 판매 1위 및 완판 신화를 이루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