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마냥 세고 공격적인 음악만 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었다. 이미지만 보면 선뜻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으나 입을 열면 ‘세상 착함’이 따로 없다.
독실한 크리스천, 아넌딜라이트(26·본명 홍윤태)와 50kg(36·본명 이찬영) 이야기다. CCM(기독교음악) 기반의 음악을 다루는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팀 ‘하다쉬뮤직’을 결성해 사랑과 행복, 기쁨에 대해 이야기를 선사한다. 50kg은 “이전엔 다른 사람의 사랑 가치를 얘기하다보니 정작 우리들을 위한 노래는 하지 못했다. 물론 우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기쁨을 얻는 게 큰 목적이지만 우선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행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전파하기 위해 뭉쳤다”고 소신을 전했다.
하다쉬뮤직은 지난 11일 신보 ‘스테파노스’를 발매했다. 무려 10곡을 수록하며 신앙 가득한 앨범을 완성했다. 발매 기념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두 사람에게선 기분 좋은 미소와 긍정의 분위기가 넘쳐흘렀다.
50kg은 이번 앨범에 대해 “주어진 상황에서 잘 살아나가는, 잘 살아내보자 그런 의지를 담아내려고 했다. CCM은 우리에게 행복, 기쁨을 전하는 게 아닌가”라며 “길고 긴 어떠한 싸움, 고난을 겪었을 때 잘 헤처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넌딜라이트와 50kg은 11살 차가 난다. 접점 하나 없던 두 사람을 뭉치게 한 것 또한 남다른 신앙심이었다. 단 그 신앙심을 음악으로 표현하기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자극제가 됐다.
50kg은 아넌딜라이트를 두고 “래퍼 허슬이 정말 뛰어난 친구다. 쉬지않고 음악 작업을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물질적, 상업적인 것을 쫓기보다 하느님과 약속한대로 나와 함께 신앙 깊은 노래를 합창한다는 게 대단하다고 본다. 어린 나이임에도 그런 판단을 한 게 존경스럽다”고 칭찬했다.
이에 아넌딜라이트도 “형만의 점철돼 있는 작업 노하우 덕분에 우리 노래가 잘 나오는 것 같다. 또 형이 음악을 어떻게 작업하고 만들어야 하는지 잘 알려준다. 도움을 많이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아넌딜라이트는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10’ 최종 6위를 기록한 실력자다. 대중의 이목을 끈 것과 동시에 소위 이름있는 유명 힙합 레이블에 들어갈 수 있는 인지도를 쌓았다. 하지만 그의 굳건한 신념과 신앙에 대한 진심이 지금의 자리에 서게 했다.
아넌딜라이트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과 동시에 하느님을 사랑하고 섬기고 싶은 마음에서 음악을 한다. 내 작은 움직임 하나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가치있는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CCM 음악은 기본적으로 가사에 종교적 색채가 진하다보니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꽤 있다. 이 점은 아넌딜라이트와 50kg 도 잘 알고 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노래에 달리는 좋지 못한 평들에 대해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이에 두 사람은 앨범을 구성할 때 투 트랙으로 기획해 CCM 기반의 노래와 일반곡을 모두 작업한다. 50kg은 “하다쉬뮤직의 노래는 온전히 우리의 음악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곡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말들에 대해 욕을 해도 좋고, 뭐든 좋다”면서 “일반곡은 아무래도 대중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랫말에도 더 신경을 쓰고 조심스러운 게 있다”고 설명했다.
아넌딜라이트, 50kg와의 인터뷰가 이어지는 내내 이들의 신앙심에 깊게 스며들었다. 마치 사역당하는 느낌이었다. 그 안에서도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때 타지 않은, 맑고 선한 느낌을 안고 있었다. 그도 그럴만한 게 두 사람은 매주 월요일마다 성경을 배우고 있다. 뜻을 함께 하고 있으며 이는 두사람의 노래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50kg은 “우리는 틀어진 적이 한 번도 없다. 의견 조율 정도이지 서로가 생각하는 것에 웬만하면 긍정하며 동의하고 있다”고 케미를 드러냈다.

하다쉬뮤직으로 뭉쳐있지만 두 사람 모두 솔로 음악 역시 소홀히 하지 않는다. 단 올 상반기는 하다쉬뮤직에 전념하겠단다. 아넌딜라이트는 “마라톤처럼 음악을 하려고 한다. 자주 음원을 내기 보다 우리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는 무대를 자주 찾아다니고 최대한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넌딜라이트와 50kg은 “우리 둘 다 힙합 기반으로 음악을 시작했고 지금도 그 점은 변치 않았다. 하지만 사람을 포용하는 자세나 사고가 많이 유연해졌다”며 “내가 처한 상황, 남들이 처한 상황을 잘 해결해나가며 소소하게 살아가는 게 가장 큰 기쁨이다. 오랜 기간 음악으로 이 기쁨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