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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에 미안”...‘은중과 상연’ 박지현 눈물로 전한 진심[인터뷰]

양소영
입력 : 
2025-09-25 15:54:08
“‘은중과 상연’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상연 만난 건 축복...김고은 덕에 마음껏 날뛰어”
박지현이 ‘은중과 상연’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박지현이 ‘은중과 상연’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지현(31)이 ‘은중과 상연’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지난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매 순간 서로를 가장 좋아하고 동경하며, 또 질투하고 미워하며 일생에 걸쳐 얽히고설킨 두 친구, 은중과 상연의 모든 시간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박지현은 어린 시절 부족할 것 없이 자랐지만, 자신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가진 밝고 따뜻한 은중(김고은)을 부러워하는 인물 천상연으로 분해 캐릭터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공개 후 15회라는 긴 회차에도 불구하고 ‘오늘 대한민국의 TOP’ 한국 차트에 ‘은중과 상연’이 1위를 기록하는 등 호평을 얻고 있다.

박지현은 ‘은중과 상연’에 출연한 이유를 묻자 “개인적으로 감정의 폭도 크고 서사가 많은 캐릭터에 갈증이 있는 편”이라며 “조영민 감독님의 작품을 해본 적이 있고, 대본을 받았을 때 재미있게 봤다. 너무나 존경하고 선망하던 김고은 선배가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상연을 연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저는 연기자이지 않나. 그래서 어떤 인물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없다는 마음으로 대본을 읽으려고 한다. 어떤 인물이든 행동에 이유가 있다. 미운 행동이어도 그 사람 입장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그것밖에 선택할 수 없을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상연이를 처음 받았을 때 배우로서 당연히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보면 상연의 마음이 행동이 나왔다가 그 이유가 나중에 나오기도 한다. 은중이의 시점에서 상연이를 그려내서 조금 비틀려져서 더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나오지만, 전 대본을 다 읽고 연기해서 상연이의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상연이가 ‘왜 이럴까’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이런 작품이 오는 건 배우로서 큰 축복”이라며 “제가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는 인생의 어떤 순간을 표현하는 게 많아서 전사를 상상하고, 미래도 열린 결말인 것이 많았다. 상연은 유년기부터 죽음까지 대본에 다 나와 있었다. 그 부분이 흥미로웠다. 서사가 확실히 다 나와 있는 작품이라 다른 작품에 비해 제가 뚜렷하게 표현해야 할 것과 길이 확실하게 보였다. 그렇기에 제게 주어진 무대 속에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줬다”고 설명했다.

박지현이 ‘은중과 상연’에서 호흡을 맞춘 김고은을 향해 존경심을 표했다. 사진|넷플릭스
박지현이 ‘은중과 상연’에서 호흡을 맞춘 김고은을 향해 존경심을 표했다. 사진|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김고은, 박지현. 사진|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김고은, 박지현. 사진|넷플릭스

무엇보다 박지현은 ‘은중과 상연’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었던 것은 은중을 연기한 김고은 덕이라고 했다. 제작발표회에서 눈물을 흘린 김고은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기도 했단다.

그는 “제가 현장에서 너무 울었다. 후반부에 갈수록 상연이는 삶의 끝에서 덤덤해야 하는 역할이었음에도 많이 울었다. 40대 상연이를 생각했을 때 아픈 역할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몸은 말라야 하고 얼굴은 부어야 하니까 일부러 촬영 전에 2시간 울어서 얼굴을 붓게 했다. 촬영할 때 모든 대사가 가슴이 시렸다”며 “40대 장면은 저에게 위로가 됐고 마음이 따뜻했다. 상연의 사랑과 결핍들이 은중으로부터 채워지는 느낌도 있었고 용서를 받는 그런 순간이 감격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고은 선배는 묵묵히 연기를 잘해줬다. ‘은중과 상연’을 찍으면서 저는 몇 년 동안 흘릴 눈물을 다 쏟아냈다. 언니도 힘들었을 텐데, 그래서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런 점에 있어서 배우로 존경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써준 리뷰 중에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펼쳐놓은 무한한 무대에서 제가 날 뛸 수 있었다는 글을 봤다. 그 말을 보고 정말 깊게 공감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아울러 그는 “김고은 언니가 있어서,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하더라도 괜찮다는 안정감이 있었다. 그게 언니에게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그래서 미안하기도 한데, 이번에 호평받는 것에 있어서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그걸 다 받아내 준 언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마음껏 날뛰었다. 제가 많은 칭찬을 받고 있는데, 사실은 언니를 향한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다 받쳐준 거다. 그래서 사실 같은 연기가 나왔다”며 공을 돌렸다.

박지현이 ‘은중과 상연’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사진|넷플릭스
박지현이 ‘은중과 상연’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사진|넷플릭스

박지현은 김고은은 ‘바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정말 언니는 우뚝 선 바위 같은 존재였다. 저는 바위에 계란, 토마토, 돌도 다 던져보는데 언니가 다 받아줬다. 배우로서 연기적으로 해 볼 수 있는 건 이 역할로 다 해봤다. 그래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 바위에겐 필요한 게 없는 것 같아서 저는 현장에서 언니가 추우면 담요를 가져다준다거나, 먹을 것을 챙겨준다거나 그렇게 챙겨줄 수 있는 걸 챙겨주려고 했다. 정말 언니를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다”며 진심을 전했다.

계속해서 “현장에서 언니의 태도,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서 많이 연구하고 따라했다”면서도 “작품이 오픈되고 나니까 나는 언니를 못 이긴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했다. 내가 감히 도달할 수 없는 분야 같다. 김고은이란 사람 자체가 가진 힘이 있다. 왜 김고은이란 배우와 사람들이 같이 하고 싶어 하는지 알겠다. 나와는 다른 김고은 선배의 힘이다. 내가 감히 넘볼 수 없다. 그래서 나의 길을 찾자, 나의 장점을 찾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박지현은 온 힘을 다해 연기했고, 좋은 상대역을 만나 마음껏 뛰어놀았다. 인생 캐릭터를 만난 박지현은 은중을 향한 진심을 전하며 ‘눈물’로 상연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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