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인터뷰] ‘호프’ 음문석 “황정민 츤데레·조인성 같은 선배 되고파”

양소영
입력 : 
2026-07-29 13:49:41
“봉준호 언급, 가문의 영광”
“호프 후속편? 꼭 출연하고파”
음문석.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음문석.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배우 음문석이 ‘호프’에서 목수 양배로 변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호프’는 비무장지대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마을에서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신고를 받은 뒤 믿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음문석은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에 대해 “가문의 영광”이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는 “누나에게 출연 소식을 전했더니 ‘너 젠슨 황 된 거야?’라고 하더라. 그만큼 유명한 분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니까”이라며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제 인생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음문석은 오디션을 통해 ‘호프’에 합류했다. 그는 나홍진 감독과 대화를 나누던 중 충청도 사투리 연기를 선보였고, 그 과정에서 양배 캐릭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음문석은 “감독님께서 ‘충청도 사투리로 해볼 수 있겠느냐’고 물으셔서 ‘저 네이티브입니다’라고 답했다”며 “그걸 보시고 자연스럽게 양배를 떠올리신 것 같다. 감독님께서 그 느낌을 좋게 봐주셨다”고 설명했다.

양배는 선인도 악인도 아닌 모호한 인물이다. 음문석 역시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많이 고민한 역할”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세 살 조카에게 결정적인 힌트를 얻었다. 음문석은 “조카가 위험한 물건을 입에 넣으려고 해 말렸는데, 오히려 웃더라. 자신이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며 “양배도 자신이 나쁜 행동을 한다는 걸 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브텍스트를 ‘아이’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양배는 누군가를 해치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본 것을 자랑하고 싶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 인물”이라며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고 최대한 단순하게 연기했다. 그래서 관객들이 오히려 더 의심스럽게 바라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문석.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음문석.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극 중 고양이가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답했다.

음문석은 “저 역시 양배가 진짜 고양이를 봤는지 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장면에서는 마음속으로 ‘저도 몰라요’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관객들이 각자 해석할 수 있도록 남겨둔 영화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양배 특유의 비주얼 역시 나홍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을 통해 완성됐다. 치아의 모양과 색깔까지 모두 정해줬다.

음문석은 “완성된 영화를 보니 제가 봐도 정말 이상하더라. 집에 가서 다시 따라 해봤는데 안 됐다”며 “현장의 분위기와 분장, 상대 배우의 눈빛이 모두 합쳐져 만들어진 얼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있다니께요”라는 대사는 관객 사이에서 유행어로 떠올랐다. 음문석은 “무대인사 초반에는 저를 알아보지 못하던 관객들도 그 대사를 하면 ‘어머, 양배다’라며 알아봐 주셨다”고 웃었다.

또 다른 화제의 대사인 “확 죽이세요”는 약 10번의 테이크 끝에 완성됐다. 그는 “충청도 사투리의 억양과 대사의 속도에 따라 서스펜스가 달라졌다. 감독님께서 굉장히 신경 쓴 장면”이라고 전했다.

나홍진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음문석은 “내일부터 다시 촬영하자고 해도 바로 ‘레츠 고’”라며 “리허설에서 의견을 내면 일단 해보게 해주셨고, 캐릭터와 맞으면 ‘양배라면 그럴 수 있다’고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의 카메라로 한 컷씩 밀도 있게 촬영했다. 앞으로 이런 작업을 또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황정민과의 연기 호흡도 특별했다. 음문석은 “선배님의 눈빛과 표정을 보고 있으면 계획한 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 속에서 반응하게 됐다”며 “상대 배우의 집중력이 나를 장면 안으로 초대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 황정민에 대해서는 “완전 츤데레”라며 “사랑한다거나 고맙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기보다는 필요한 것을 말없이 챙겨준다. 저를 많이 예뻐해주셨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루마니아 촬영을 함께한 조인성은 ‘개인 멘토’로 표현했다. 음문석은 “촬영을 대하는 형의 자세를 보면서 저 자신을 반성했다. 감독님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고 밝혔다.

이어 “루마니아에서 함께 생활하고 밥을 먹으며 신뢰가 깊어졌다. 제 멘털도 많이 잡아줬다”며 “저도 나중에 조인성 선배님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음문석.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음문석.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봉준호 감독은 ‘호프’ GV에서 음문석의 연기를 극찬하기도 했다.

음문석은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언급한 것에 대해 “감독님의 입에서 제 이름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제 이름을 말해주셨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봉준호 감독과 나홍진 감독에게 동시에 작품 제안을 받는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와 같은 질문”이라며 “잠을 안 자는 한이 있어도 두 작품 모두 하겠다”고 답했다.

영화에 대한 엇갈린 반응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호프’는 개봉 후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과 영상미에 호평이 나오고 있으나, 서사의 완성도에 대해 아쉬운 반응도 있다.

음문석은 “장르와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저는 좌석을 붙잡고 끝까지 긴장하며 재미있게 봤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댓글은 일부러 많이 찾아보지 않는다. 이 일은 업다운이 심하기 때문에 좋은 반응에 너무 들뜨거나 나쁜 반응에 무너지지 않도록 중심을 지키려 한다”고 털어놨다.

후속편 출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음문석은 “양배가 끌려간 뒤 어떻게 되는지는 감독님만 아실 것”이라며 “다행히 죽지 않고 끝났다. 후속편이 나온다면 반드시 다시 출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수와 댄서, 리포터를 거쳐 배우로 자리 잡기까지의 시간도 돌아봤다. 그는 “어떻게 서울까지 올라왔는데 포기할 수 있겠느냐는 마음으로 버텼다”며 “춤과 노래, 예능, 연기는 모두 연결돼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이 안에서 일하며 끈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음문석은 2019년 드라마 ‘열혈사제’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후 열일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처음 제대로 돈을 벌었을 때 어머니와 누나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며 “가족들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그는 “‘호프’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인 영화”라며 “작은 화면보다 극장에서 사운드와 스케일, 속도감을 오감으로 체험해주시길 바란다. 한국 영화를 많이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