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 감독 장항준이)에 원작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제작사는 전면 부인했다.
9일 MBN 보도에 따르면 2019년 세상을 떠난 연극배우 엄씨의 유족은 최근 영화 제작사에 내용증명서를 보내 시나리오 창작 과정과 자료 출처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왕사남’는 폐위된 단종이 영월 유배지에서 엄흥도와 마을 사람들과 교감하며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개봉 31일째인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섰으며 9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1150만 명을 돌파했다.
유족 측은 엄씨가 2000년대 집필한 드라마 시나리오 ‘엄흥도’와 영화 ‘왕사남’ 사이에 공통된 설정과 장면이 적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엄씨는 엄흥도의 31대손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시나리오를 과거 방송사 등에 투고했지만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이 지목한 대표적인 유사 장면은 유배 중인 단종이 엄흥도의 권유로 음식을 먹게 되는 장면. 영화에서는 단종이 올갱이국을 먹고 마음을 여는 장면이, 시나리오에서는 메밀묵을 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음식을 거부하던 단종이 이후 마음을 열고 칭찬을 전하는 흐름이 닮았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엄흥도가 마을 사람들에게 단종의 반응을 대신 전하는 전개, 낭떠러지에서 투신하려는 단종을 구하는 장면, 엄흥도의 아들이 관아로 끌려가는 설정 등 여러 서사 요소가 유사하다고 유족 측은 설명했다.
인물 구성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역사 속 여러 명의 궁녀를 ‘매화’라는 한 인물로 설정한 점, 엄흥도의 자녀를 외아들로 각색한 부분 역시 시나리오와 닮았다는 것이다.
유족 측은 “만약 아버지 작품과 연관성이 인정된다면 영화에 아버지의 이름이 함께 언급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제작사는 표절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제작사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만든 순수 창작물이며 창작 과정 전체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인물을 다룬 작품 특성상 유사한 설정이 존재할 수 있으나 창작 과정에서 해당 작품을 접한 적도, 참고한 사실도 없다”면서 “기획과 제작 과정에서 타 저작물을 표절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표절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향후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과정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역사 소재 작품이면 비슷한 장면이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구체적인 증거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을 듯”이라는 신중론을 보였다. 반면 “유사 장면이 많다면 한 번쯤 확인은 필요해 보인다”, “원작이 있다면 이름을 올려주는 게 맞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