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천재? 저는 노력파 성장캐릭터”
“멜로 장르, 관객과 더 친해졌으면…타 작품과 경쟁 관계 아냐”
영화 ‘만약에 우리’로 돌아온 배우 구교환이 작품을 향한 뜨거운 호평에 기분 좋은 반응을 보였다.
‘만약에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 분)와 정원(문가영 분)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공감 연애 스토리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구교환은 ‘게임 개발로 100억 벌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삼수 끝에 서울로 올라온 컴퓨터 공학도 은호를 연기했다.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구교환은 “어제 시사회를 통해 관객 반응을 들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관객들도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정말 좋다”며 “관객들과 서로 통해서 ‘교감 통신’이 완료된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저와 연애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평을 받았는데, 제가 멜로 영화를 볼 때 가장 좋다고 느끼는 감정이거든요. 배우로서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칭찬이었습니다.”
2020년 ‘반도’로 상업영화에 데뷔한 그간 영화 ‘모가디슈’, ‘탈주’, 드라마 ‘D.P.’ 등 장르물에서 활약했다. 첫 상업 영화 멜로 ‘만약에 우리’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는 구교환은 “은호는 정원이를 연기한 가영씨로부터 탄생했다”며 “가영씨의 말을 듣고 눈을 바라보고 하는 반응들의 리액션으로 은호가 완성된 것”이라고 상대역을 맡은 배우 문가영을 칭찬했다.
영화에는 ‘어디까지가 애드리브일까?’ 하고 궁금해지는 구교환의 생활 연기가 담겼다. 그는 “약속하고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애드리브라기 보다는 리허설 때 감독님과 가영씨와 함께 맞추고 서로 영감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애드리브는 있었다. 상대에 집중하면서 더 눈물이 쏟아질 때도 있었고, 반대로 더 침착해질 때도 있었다”며 “쭈그려 앉아서 울었을 때 나온 그 눈물의 양은 애드리브였다. 그렇게 울 줄은 나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작품 속 은호와 정원에 대해 그는 “영화에서 두 사람이 떨어져 있는 시간의 서사를 굳이 보여주지 않는다”며 “그건 관객에게서 각각의 정원과 은호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 감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비워놓은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앞서 문가영은 구교환에 대해 ‘연기 천재’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교환은 “저는 노력파 성장캐다. 정정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영씨는 무서울 정도로 장면 하나하나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배우예요. 신에 대한 이해도와 목적을 정확히 수행하면서도 변주를 주면서 감정적으로 애드리브를 해요.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제가 눈물이 날 수 밖에 없거든요. 버스 신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연기를 했다고?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연기 라이벌이자 너무 좋은 동료예요. 은호를 만들어 준 것 절반 이상은 문가영씨의 몫이었어요.”
구교환과 문가영은 14세 차이가 난다. 체감상 그만큼의 차이는 안 나는 것 같다는 평에 대해 구교환은 감사함을 전하며 “셀프 경락 루틴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맨몸 운동도 4세트를 한다”고 비법(?)을 전수했다.
변주를 줄 수 밖에 없었던 영화 속 스타일링도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외적인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앞머리도 그렇고, 그라데이션으로 천천히 스타일이 바뀐다. 현재에 도착하기 전까지 의상의 변화가 있고 태도도 약간 바뀌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교환은 영화 감독 이옥섭과 무려 12년째 열애 중이다. 영화가 로맨스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실제 연애를 반영했냐는 질문에 그는 “끊임없이 유머를 추구하는 실제 캐릭터를 녹였다. 개그를 좋아하는데 영화에서 은호가 정원에게 재롱을 부리는 것 등이 저에게서 출발한 것 같다”고 답했다.
작품 속 은호처럼, 고백을 두려워하는 스타일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프리프로덕션이 오래 걸린다. 신중하다기 보다는 오래 지켜보고, 오래 떨려하고 어려워하는 것 같다”며 “짝사랑 매니아다”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만약에 우리’는 일주일 먼저 개봉하는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와 극장가에서 맞붙는다. 같은 멜로 장르로 배우 추영우와 대결을 펼치는 것에 대해 구교환은 “멜로 장르가 더 관객분들과 친해졌으면 좋겠다. 영화 보러 가면 다른 영화 예고편도 나오고 그것도 보고 싶어 지지 않나”라며 “경쟁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화 ‘핸섬가이즈’ 잘 될 때 영화관 오셔서 ‘탈주’ 포스터를 보신 분들도 계실 거잖아요. 극장에 오시면 일단 우리 영화가 노출이 될 것이고 또 극장을 찾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원래 떡볶이 맛집 있으면 옆에 아이스크림집 있잖아요. 저는 늘 그런 디저트집을 하고 싶어요.(웃음)”
첫 상업 멜로 영화에 도전하는 구교환. 먼저 본 관객들의 호평이 줄을 잇는 가운데, 오는 31일부터 연말 극장가를 뭉클하게 장식할 ‘만약에 우리’에 많은 기대가 모이고 있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