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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범’ 유리 “‘소시 이미지’ 발목 아닌 기회..파격 도전 가능”[인터뷰]

한현정
입력 : 
2025-03-10 11:53:35
“이설 날것의 재능 부러워...흥미롭고 궁금해”
“아역 기소유 연기에 충격...초반부 몰입감 완벽”
권유리. 사진 I SM엔터테인먼트
권유리. 사진 I SM엔터테인먼트

“전 얼마든지 더 파격적인 도전을 할 준비가 돼있어요.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야기, 캐릭터라면요.”

소녀시대 유리 아닌 배우 권유리(35)의 강렬한 변신이다. 그녀의 역대급 파격이자 반전이 담긴, 웰메이드 심리 스릴러 ‘침범’(각본/감독 김여정·이정찬)이다.

10일 오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유리는 “감회가 남다르다. 빨리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막상 그런 날이 오게 되니 신기하고 설렌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그는 “평소 추리·스릴러물 굉장히 좋아하는데 처음 서스펜스가 강렬한 작품을 제안 받아 반갑고 기뻤다”며 “장르적 쾌감과 탄탄한 스토리를 모두 갖춘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 ‘침범’은 그런 면에서 정말 반갑고 감사한 기회였다. 찍는 내내 흥미롭고 재밌었다. 완성본 역시 몰입감 넘치게 봤다”고 했다.

이틀 뒤 개봉하는 ‘침범’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영은(곽선영)과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이 해영(이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린 심리 파괴 스릴러다.

동명의 웹툰은 연재 당시 9.82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했고, 영화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선 관람한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권유리는 극 중 고독사 현장 청소 업체 직원 ‘민’ 역으로 분해 낯설고도 거친 얼굴을 보여준다.

“기존에 ‘소녀시대’ 유리로서의 발랄하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가 세서 그 자체로 큰 반전의 효과가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오히려 부담은 없었죠. 캐릭터의 구축이 워낙 잘 돼 있었기 때문에 몰입도 수월했고, 새로운 도전이 그저 설렜어요. 가장 공을 들인건 ‘해영’과의 차별화, 기복 없는 ‘차가움’이었죠. 외면은 최대한 거칠게, 내면은 계속 비워내려고 했어요. 속을 전혀 알 수 없게요. 언젠가 한 번은 이미지를 확 바꾸고 싶단 갈증도 컸기 때문에 되게 반가웠어요.”

유리는 ‘소녀시대’의 유명세나 대중적 이미지가 ‘발목이 아닌 기회’라고 생각했단다. 그는 “아무래도 실제의 나 자체보단 대중들이 만들어주신 부분들이 있고, 음악적 색깔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여러 모습 중 하나인데 이런 것들이 배우로서 나아가는데 있어 넓은 스펙트럼이 가능하도록 좋은 기회를 준 것 같다”고도 했다.

‘침범’ 유리 이설 스틸.
‘침범’ 유리 이설 스틸.

물론 신나서 한 도전에도 두려움은 있었다. 오롯이 캐릭터 자체로 관객들이 받아줄지에 대한 것.

권유리는 “많은 분들이 모르는,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걸 보여드리고 싶단 마음 뿐이었다”며 “다른 바람은 없었다. 오로지 ‘저 사람 누구야?’ 했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오롯이 ‘김민’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랬다. 소녀시대 유리처럼 매끈하고 여리여리하고 정돈된 그런 모습이 아닌 묵직하고도 단단한, 무미건조한 날것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실제로 어떻게 느끼실지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내내 대립갑을 세운 이설(해영 역)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권유리는 “이 작품이 아무래도 여성들이 이끌어가는데다 감독님도 입봉작이다보니 유난히 끈끈했다. 연습도 함께 마주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정반대의 색깔인 해영과 팽팽하게 맞서면서, 내내 관객을 햇갈리게 해야 했다”며 “함께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공동의 미션을 수행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느끼는 게 많았다. 내가 해야할 역할에 정말 큰 힘이 됐다. 혼자 상상하고 준비하는것보다 막상 함께하면서 수월해지고, 잘 풀리는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설이란 배우가 내내 흥미로웠다. 그녀의 연기도, 생각도, 행동 하나하나가 궁금해지는 묘한 마성의 매력이 있다. 나완 굉장히 다른 에너지를 지닌 친군데, 배우로서 내가 갖고 싶은 자유로움·본능적인 감각·날것의 기운을 다 가졌다. 부러울 만큼 재능이 뛰어나더라”라고 극찬했다.

권유리. 사진 I SM엔터테인먼트
권유리. 사진 I SM엔터테인먼트

작품에는 유리를 비롯해 곽선영 이설 등 성인 배우들의 연기도 흘륭하지만, 극의 초반부를 책임지는 아역 배우(김소유)의 공이 상당하다. 섬뜩함 그 이상의 연기력으로 미친 몰입감을 선사한다.

유리는 “아쉽게도 촬영 순서가 극의 후반부를 담당하는 성인 배우들이 먼저 하고, 소유가 그 다음에 했다. 그래서 소유에게서 힌트를 얻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유의 촬영 분을 보지 못한 채, 해영과 서로 거울처럼 바라보며 연기했다. 완성본을 통해 처음 소유의 연기를 봤는데 충격적이었다. 그저 ‘고맙다’란 생각만 들더라. 초반부 몰입감을 정말 훌륭하게 잡아줘 그 덕분에 우리가 연기한 뒷부분도 휘몰아쳐 나아갈 수 있었다. 정말 훌륭한 배우”라고 애정을 보였다.

더불어 “‘침범’을 만난 건 여러모로 행운이다. 배우로서도 그렇고 장르물 마니아로서, 한 인간으로서도 새로운 자극이, 도전이, 전환점이 됐다.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침범’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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