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나겠다고 석고대죄를 하면서도, 사약 그릇을 든 손에는 마귀손톱이 붙여져 있다. 매일 신상 구두를 자랑하던 전성기와는 확연히 다른 ‘낮은 자세’지만, 그 사이로 숨길 수 없는 ‘퀸’의 아우라가 비집고 나온다. 대중은 이 기묘하고 솔직한 조화에 비난 대신 응원과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서인영의 복귀는 자기 파괴적일 만큼 솔직했다.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신드롬을 일으키고, ‘서인영의 카이스트’, ‘서인영의 신상 친구’, ‘서인영의 론치 마이 라이프’ 등 무려 자신의 이름을 딴 예능만 여럿 보유한 서인영은 굳이 유튜브를 복귀의 매개체로 선택했다. 자신의 무기인 솔직함을 보여주기에는 유튜브가 안성맞춤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첫 콘텐츠 ‘악플읽기’부터 화제성은 폭발적이었다. 서인영은 자신을 둘러싼 과거 논란들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다. ‘라디오스타’ 가인과의 신경전과 저격글, ‘님과 함께’ 두바이 욕설 논란, ‘고개 까딱’ 지적 논란 등을 하나하나 되짚은 서인영은 ‘갑질’ 등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단호히 해명하되 “욕을 한 부분은 명백한 내 잘못”이라고 과오를 인정했다. 특히 가인 저격 사건과 관련해서는 “진짜 너무 창피하다”며 가인에 영상으로 사과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서인영을 무너뜨린 건 악플이 아닌 뜻밖의 선플이었다. “서인영은 진짜 멋있고 세련된 언니였다”, “서인영 정말 힙했지. 이 시절이 너무 그립다”, “이때 인영언니 인기 장난 아니었지. 초코송이 머리, 버섯머리, 사과 머리 안 한 여자 없었음”, “이 당시 내 워너비였는데” 등의 선플을 보고 서인영은 결국 눈물을 쏟았다.
휴지를 어떻게 집는지조차 모르겠는 화려한 ‘마귀손톱’을 하고 눈물을 닦아내며, 그는 “내 자신을 그렇게 볼 수 있어도 남이 그렇게 보는 건 쉽지 않냐”고 고마움을 표했다. 서인영은 종국에는 “나는 악플 읽는 게 더 쉬운 것 같다”고 표현해 많은 구독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복귀 과정에서의 해프닝도 있었다. 서인영은 채널을 개설한 지 하루 만에 계정이 없어지는 일을 겪었다. 일시적으로 오류가 나서 막혔다는 공지를 전한 후 서인영은 “화끈하게 채널 다시 만들었어요. 여러분 아시죠 제 성격?”이라는 말로 계정 복구를 알려 또 한번 온라인을 뒤집어놨다.
두 번째 콘텐츠는 유튜브를 시작하는 스타들이 늘 하는 집 공개. 20년간 살았던 강남을 떠나 남양주에 자리한 서인영은 800개에 달하는 명품 구두들과 명품 가방들을 처분했다며 “돈이 필요했다”고 솔직하게 말해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자신의 입으로 차마 내뱉기 어려운 고백이었겠지만, 서인영은 이를 특유의 쿨한 태도로 승화시키며 “나머지도 돈 필요하면 팔 거다. 다 해봤으니 큰 의미가 없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구독자수와 조회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단 2개의 콘텐츠로 1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게 된 것. 두 번째 영상은 게시한 지 하루가 채 안 돼 무려 155만 뷰를 돌파하는 등 그의 복귀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긴 영상 못 보는데 영상 2개 끝까지 다 봄”, “아무도 그녀의 개과천선을 바라지 않고 기대조차 하지 않음”, “‘퀸’이 돌아왔다”, “약간 짠한 이모 같은 느낌인데 서인영만의 기세는 죽지 않아서 더 좋음”, “솔직하고 가식 없는 게 요즘 트렌드에 맞는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남기고 있다.
결국 대중이 서인영의 귀환에 응답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명성 때문이 아니다. 자신의 과오를 가장 낮은 자세로 인정하면서도, 본연의 화끈한 스타성만큼은 잃지 않는 그 당당함에 매료된 것이다.
가짜 겸손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대신, 못난 부분까지 솔직하게 드러낼 줄 아는 그의 행보는 복잡한 계산에 지친 대중에 신선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비워낸 구두의 자리만큼 성숙해진 진심을 채워 넣은 서인영. ‘개과천선’ 대신 과거의 화끈하고 불도저 같았던 서인영의 모습을 고대하는 이들도 많은 만큼, 그가 유튜브를 통해 또 어떤 ‘퀸’의 서사를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