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정점 찍은 블랙핑크, 다시 한 배에…완전체 시험대 [돌파구]

한현정
입력 : 
2026-02-28 08:01:00
블랙핑크. 사진l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사진lYG엔터테인먼트

그룹 블랙핑크가 3년 5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미니 3집 ‘데드라인(DEADLINE)’은 단순한 컴백이 아니다. 각자의 정점을 찍은 네 멤버가 다시 ‘팀’으로 모였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제목 ‘데드라인’은 ‘마감선’을 뜻하지만, 오히려 한계를 긋기보다 그 경계를 밀어내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쌓아온 정점 위에서, 또 다른 시작점을 찍겠다는 의지가 담긴 셈이다.

먼저 타이틀 곡 ‘고(GO)’는 특유의 당당한 에너지와 단체 구호로 팀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과 로제가 공동 작곡으로 이름을 올린 점도 눈에 띈다. 글로벌 팝 문법과 블랙핑크의 아이덴티티가 만난 결과물인 것. “Blackpink’ll make ya”라는 구호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팀의 존재 이유를 다시 각인시키는 문장에 가깝다.

블랙핑크. 사진l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사진lYG엔터테인먼트

뮤직비디오의 상징성은 더 노골적이다.

거친 파도와 들끓는 용암을 지나 우주로 향하는 항해, 그리고 네 멤버가 함께 노를 젓는 ‘조정’ 퍼포먼스. 조정은 혼자서는 완주할 수 없는 스포츠다. 리사의 날 선 래핑, 로제의 고음, 지수의 단단한 중저음, 제니의 자유로운 보컬과 랩. 솔로 활동을 통해 각자의 색을 더 또렷하게 다듬은 이들이 이제는 같은 방향으로 힘을 모은다.

이 장면은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완전체일 때 가장 강하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압축한다.

지난 몇 년간 멤버들은 솔로로도 세계 시장을 흔들었다. 로제와 제니는 글로벌 차트를 강타하며 ‘개별 브랜드’로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고, 지수와 리사 역시 음악·연기·패션을 오가며 영향력을 확장했다.

네 사람 모두가 팀 밖에서도 유효하다는 걸 확인한 뒤, 다시 블랙핑크라는 이름 아래 선다. 최고치로 끌어올린 개인의 역량이 팀 안에서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블랙핑크. 사진l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사진lYG엔터테인먼트

그만큼 음악적으로도 확장을 시도한다.

선공개 곡 ‘뛰어(JUMP)’는 블랙핑크가 처음 도전한 하드 스타일 장르로, 서부극을 연상시키는 기타 리프와 강렬한 비트가 충돌하며 새로운 결을 만든다.

‘챔피언(Champion)’에는 싱어송라이터 이재(ejae)가 참여해 희망의 메시지를 더했고, 마지막 트랙 ‘Fxxxboy’에는 테디(TEDDY)를 비롯한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진이 의기투합해 미니멀한 사운드 위에 보컬의 밀도를 촘촘히 쌓았다. 레트로 힙합 비트의 ‘Me and my’까지, 다섯 트랙은 블랙핑크가 여전히 실험을 멈추지 않는 팀임을 방증한다.

결국 이번 컴백의 관전 포인트는 단순한 기록 경신이 아니다. 이미 글로벌 양대 차트를 석권했고, 대규모 월드투어로 위상을 증명했다. 중요한 건 솔로의 확장을 넘어, 완전체일 때만 가능한 균형과 긴장, 그리고 블랙핑크라는 이름이 지닌 고유의 문법을 얼마나 더 단단히 재정의할 수 있느냐다.

‘데드라인’은 과거의 성공을 답습하는 앨범이 아니다. 정점 이후의 블랙핑크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 이 팀이 왜 여전히 유효한지 스스로 답해야 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팬서비스를 넘어, ‘완전체로서의 현재’를 새로 쓰는 순간이 될지 주목된다.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