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 약 2년여 간 진행된 소송에서 승소한 것에 대해 “K팝 산업을 개선하는 분기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12일 오후 소속사 오케이 레코즈를 통해 해당 판결을 내린 재판부에 감사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오랜 시간 저를 믿고 성원을 보내준 많은 분들께 말로 다 표현 못할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민 전 대표는 “이번 분쟁을 통해 얼마나 일을 사랑하는지, 또 그 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닫게 됐다”면서 “창작과 제작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값진 여정”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그는 “K팝 산업에서 계약과 약속이 얼마나 엄중한지, 다시 한 번 환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소모적인 분쟁은 이제 인생에서 털어내고 싶다”는 민 전 대표는 “가장 사랑하는 일, 모두에게 영감감을 주고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 선고기일에서 하이브의 청구를 기각했다. 더불어 “민 전 대표에게 255억 상당, 전 어도어 경영진 신모 전 어도어 부대표에게 17억 상당, 김모 전 어도어 이사에게 14억 상당을 각 지급하라”라고 하이브에 명령했다.
재판부는 하이브 측이 주장하는 민 전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기반으로 한 주주간계약 해지 사유에 대해 “중대한 의무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지난 2024년 7월,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및 어도어 사유화를 시도하고 회사와 산하 레이블에 손해를 끼쳤다”며 하이브가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하면서 시작됐다. 민 전 대표는 당해 8월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그해 11월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으며 하이브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이에 하이브는 주주 간 계약이 7월 해지됐으므로 풋옵션 행사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주주 간 계약 위반 사실이 없다며 하이브의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고 맞섰다. 아울러 그 상태에서 풋옵션을 행사했으므로 대금 청구권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 풋옵션은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맺은 주주 간 계약의 핵심 요소가 됐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풋옵션 행사 시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만큼의 액수인 약 260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민 전 대표는 최근 새 기획사 ‘오케이’를 설립하며 독자 행보에 나선 상태다. 그는 보이 그룹 론칭을 기획 중이다. 그런 가운데 뉴진스는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어도어로 복귀했다.
안녕하세요, 오케이 레코즈 민희진 대표입니다.
오늘 법원의 결정을 전해 들었습니다. 우선 긴 재판 과정을 거쳐 공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큰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타인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저를 믿고 성원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2년여의 시간은 제게 참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분쟁 이전의 저는 미친 듯이 열심히 일했지만 정작 그 일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분쟁을 통해 제가 얼마나 일을 사랑하는지, 또 그 일이 제게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일, 즉 창작과 제작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시간이었기에 값진 여정이었습니다. 결코 겪고 싶지 않았던 고통이었음에도, 그 고통마저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 주주간 계약의 정당성이 확인된 것에 대해 재판부에 경의를 표하며, 이 결정이 우리 K-팝 산업을 자정하고 개선하는 하나의 분기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K-팝 산업에서 계약과 약속이 얼마나 엄중한지, 그리고 그것이 창작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부조리와 맞서고 계신 분들께도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분쟁의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피로감을 느끼셨을 팬 여러분과 업계 관계자분들께 마음 한편으로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하이브와도 이제는 서로의 감정이나 과거의 시시비비를 넘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산업이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했으면 합니다.
긴 시간 동안 저보다 더 저를 걱정해주신 팬 여러분과 오케이 레코즈 식구들께 다시금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합니다. 팬 여러분이 저를 살렸고, 여러분 덕분에 제가 끝까지 버티며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소모적인 분쟁은 제 인생에서 털어내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가장 원하는 일,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일, 제가 가장 잘하는 일, 즉 모두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에 제 모든 에너지를 쏟겠습니다.
오케이 레코즈와 함께 제가 그려왔던 청사진들을 하나씩 실현하며, 우리 창작자들과 아티스트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 지금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멋진 음악과 무대로 깜짝 놀라게 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