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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어떠셨나요?”…고 안성기, 정우성 추도사→유족·동료 눈물 속 영면[종합]

김미지
입력 : 
2026-01-09 11:36:18
고 안성기의 영정과 훈장을 든 정우성과 이정재. 사진|유용석 기자
고 안성기의 영정과 훈장을 든 정우성과 이정재. 사진|유용석 기자

고(故) 안성기가 유족, 동료들의 눈물 속 생애 마지막 길을 떠났다.

9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고 안성기의 추모미사와 영결식이 진행됐다.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 차량은 명동성당에 도착해으며, 정우성이 영정, 이정재가 훈장을 들고 성당으로 향했다. 운구는 설경구, 박철민, 유지태, 박해일, 조우진, 주지훈 등이 맡았다.

장례 미사에는 임권택 감독과 이준익 감독 등을 비롯해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배우 현빈, 변요한, 오광록, 정혜선, 김나운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눈물을 보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지켰다.

영결식에서는 약력 보고에 이어 고인의 아역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돌아보는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이후 고인의 소속사 대표이자 후배 배우인 정우성과 고인과 14편의 작품을 함께한 배창호 감독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정우성은 고 안성기에 대해 “타인에 대한 배려는 당연시 하시고, 자신에 대한 높임은 경계하고 부담스러워하셨다. 한국 영화를 온 마음으로 품고, 한국 영화의 정신을 이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애쓰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선배님께서는 배우 안성기를 넘어 시대를 잇는 영화인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스스로 책임과 임무를 부여하셨던 것 같다. 스스로에겐 참으로 엄격하신 분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 안성기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는 정우성. 사진|유용석 기자
고 안성기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는 정우성. 사진|유용석 기자

정우성은 “저에게는 철인이셨다. 확고한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으시면서도,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며 “배우의 품위와 인간의 품격을 지켜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 있는 누군가가 어떠셨냐고 묻는다면 ‘음, 난 괜찮았어’ 하고 정갈하게 답하실 선배님”이라며 “선배님, 어떠셨나요? 부디 평안하시길 바란다”고 애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 안성기의 장남인 안다빈 작가는 유가족을 대표해 장례를 주관하고 함께 빈소를 지켜주고 애도를 표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안 작가는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인 것 같아서 가져왔다”며 부친에게 받은 과거의 편지를 낭독해 현장에 참석한 이들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안 작가는 “네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던 날 아빠를 꼭 빼어닮은 주먹보다 작은 얼굴을 처음 봤을 때 아빠는 눈물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만큼 커서 의젓해진 너를 보면 아빠는 부러운 것이 없구나”라며 편지 내용을 전했다.

이어 “네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아빠는 다빈이가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시간을 지킬줄 알며, 평화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거라. 무엇보다 남자는 야망과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한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도전해 보아라, 그러면 네가 나아갈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고 안성기의 장남 안다빈 작가가 영결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인삿말을 전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고 안성기의 장남 안다빈 작가가 영결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인삿말을 전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마지막으로 “내 아들 다빈아,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1993년 11월 아빠가”라는 메시지를 읽은 안 작가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안 작가의 인사 후 영결식에 참석한 이들의 헌화로 마무리됐다. 화장은 서울추모공원에서 진행되며,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이다.

고 안성기는 지난 5일 오전 별세했다. 지난달 30일 심정지 상태로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고인은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재발해 투병 중이었다.

1952년 1월 1일생인 고인은 다섯살에 영화 ‘황혼열차’(1957)로 데뷔해 ‘고래사냥’(1984), ‘투캅스’ 시리즈, ‘태백산맥’(1994), ‘취화선’(2002), ‘실미도’(2003) 등 18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를 이끌어온 충무로의 큰 별이다.

정부는 안성기에게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앞서 고인은 한국 영화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에는 보관문화훈장(3등급), 2013년엔 은관문화훈장(2등급)을 차례로 받았다.

[명동성당=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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