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김대범 “받아들일 준비 아직 안 돼”
부코페 측 “한국 코미디의 선구자…웃음으로 사람들을 모은 레전드”

‘개그계 대부’ 故 전유성의 별세에 개그계가 비통함에 빠졌다.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 전유성이 폐 기흉 투병 끝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이날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하면서 이날 오후 9시 5분께 세상을 떠났다. 전날 건강 위독설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안겼던 고인은 유일한 가족인 딸 제비 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결국 눈을 감았다.
생전 고인의 절친했던 후배 이경실은 26일 자신의 SNS에 “우리 코미디계 개그계의 거목, 큰 오빠가 돌아가셨다”는 애도글을 게재하고, 고인에 대한 추억과 고마움을 전해 먹먹함을 안겼다.
그는 “수요일 녹화 끝나고 비가 무섭게 내리고 있는데 지금이 아니면 늦을것 같다는 생각에 오후 2시쯤 출발하여 전북대병원에 5시 30분쯤 도착하여 오빠를 봤다”며 “따님·사위와 함께 울후배 김신영이 옆에서 떠나질 않고 물수건을 갈아가며 간호하고 있었다. 오빠가 신영이의 교수님었다고. 제자로서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고마웠다”고도 했다.
이어 “짧지만 깊은 얘기를 나눴다. ‘경실아. 와줘서 고맙고 난 너희들이 늘 자랑스럽다 건강해라’라고 하셨다. 우리도 오빠가 있어 늘 든든했다”고 깊은 애정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오빠의 삶은 멋지고 장하셨다. 이제 아프지 마시고 편안하게 잠드시길. 오빠와 함께하는 시간은 늘 행복했고, 즐거웠디. 그리고 감사했다. 늘 그리울 것”이라고 애틋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엄영수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코미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코미디에 몸을 불사른 분이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고, 조혜련은 “힘든 국민들이 웃을 수 있게 개그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해요.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라고 기도를 통해 애도했다.
박준형은 3개월 전 코미디언 행사에서 전유성의 손을 잡은 채 부축하던 사진을 공개하며 “축사를 하시는데 어지럽다고 손 잡아 달라고 해서 말씀하시는 내내 부축해드렸던 기억이 난다. 손은 가늘고 야위었으나 말씀하시는 기백과 유머는 참 대단했는데.그게 불과 석 달 전인데... 오늘따라 참 삶이 짧다”는 글로 먹먹함을 안겼다.
전유성의 극단에서 성장해 돈독함이 남다를 신봉선은 말 없이 검은 화면으로 추모, 제자 김대범은 “불과 오늘 낮에 건강 회복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었는데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요.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은 안되었습니다. 너무 빠른 것 같아서 믿을 수 없습니다”라고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 측도 보도자료를 통해 “선생님은 ‘개그맨’이라는 명칭을 직접 창시하시고, 한국 최초의 공개 코미디 무대와 개그 콘서트 실험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웃음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주셨던 선생님의 발자취는 한국 코미디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한편, 고인은 서라벌예고와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해 1969년 TBC ‘쑈쑈쑈’의 작가로 데뷔, 코미디언으로 전향해 ‘유머 1번지’, ‘쇼 비디오자키’ 등을 통해 시청자에게 얼굴을 알렸다.
희극인이 코미디언이라고 불리던 시대에 ‘개그맨’이라는 명칭을 방송가에 퍼뜨려 전문성과 자긍심을 가진 신세대 웃음꾼들의 위상을 정립한 것으로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실제로 이는 단순히 용어의 변화가 아니라, 코미디를 하나의 문화예술 장르로 인식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KBS 대표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출범과 정착에 기여하며 한국 코미디의 세대교체를 이끌었다.
이후에도 활발히 방송과 공연을 오가며 활동했으며 예원예술대 교수, MBC 라디오 ‘여성시대’, ‘지금은 라디오시대’ MC를 맡기도 했다.
고인은 과거 폐렴을 앓았으며 코로나19 후유증으로도 고생해왔다. 지난 7월 초 기흉 관련 시술을 받았으며, 최근 호흡 곤란 등 증세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채 수 차례 위기를 겪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고,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뤄진다. 고인이 생전 활발히 활동했던 KBS 일대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