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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나선 민희진 “하이브의 막장 드라마”…날선 ‘260억 풋옵션’ 진실 공방

지승훈
입력 : 
2025-09-11 22:04:23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ㅣ유용석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ㅣ유용석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간 260억원 규모 풋옵션 소송에서 ‘경영권 탈취’, ‘노예계약’, ‘표절’ 등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며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계약해지 확인 및 풋옵션 대금 청구소송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민 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하이브 측에서는 정진수 CLO(최고법률책임자)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에 나서게 했다.

정 CLO는 민 전 대표가 과거 면담 과정에서 주주간계약 중 경업 금지 조항 등 일부에 대해 과한 변경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 전 대표는 주주간계약상 풋옵션 행사 후에도 경업금지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조항이 주식 처분 시점까지 자신을 회사에 묶어두는 불공정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정 CLO는 “(민 전 대표가 원하는대로) 계약이 수정되면 대표이사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대표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ㅣ유용석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ㅣ유용석 기자

민 전 대표는 아일릿의 초동 마지막날 앨범 판매량이 8만 장 늘어난 것을 꼬집으며 하이브의 그룹 뉴진스 밀어내기가 진행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고 거듭 주장하며 “내 의견 전부터 대중 사이에서 화두에 올라 있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CLO는 “어느 아이돌 그룹이든 ‘누구와 비슷하다’라는 평가는 항상 오르내리는 말들이다. 이게 어떤 권위적인 의견이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민 전 대표의 ‘어도어 빈껍데기 만들기’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자 접촉설, 경영권 탈취 등을 주장한 정 CLO에 대해 민 전 대표는 “실제로 접촉 내용이나 자료가 있나. 제출해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거의 임성한 작가급 막장드라마를 쓰고 있다. 저를 축출하겠다고 각을 잡고 스토리를 만들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27일 민 전 대표에 대한 당사자신문을 추가 진행한다. 이후 12월 18일 변론을 종결하고 내년 1월 선고를 내릴 전망이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ㅣ유용석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ㅣ유용석 기자

민 전 대표와 하이브간 갈등이 발발한 지난해 4월 이후, 양측이 대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의 법정공방이 있기 전, 중앙지법 다른 법정에서는 뉴진스와 어도어간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이 진행됐다. 이날 양측은 2차 조정기일을 가졌으나 결국 결렬됐고, 다음달 선고를 통해 판가름 지을 전망이다. 현재 뉴진스는 어도어 승인없이 멤버들의 독자적 활동을 금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모든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하이브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이 풋옵션은 민희진이 하이브와 맺은 주주 간 계약의 핵심 요소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풋옵션 행사 시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만큼의 액수를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다.

민 전 대표가 하이브에 통보한 풋옵션 산정 기준은 2022~2023년도로 알려졌다. 당시 민 전 대표 체제로 있던 어도어는 2022년 영업손실 40억 원, 2023년 영업이익 335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경우 뉴진스가 당해 7월 데뷔라는 점에서 적자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어도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전체 어도어 주식의 18%인 57만 3천160주를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이를 토대로 산정할 시 민희진은 약 260억 원을 받을 수 있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하이브와 첨예한 입장 대립을 이어오며 법적공방을 펼치고 있다. 당시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필두로 한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비롯, 배임 등을 이유로 감사에 착수했다. 민 전 대표는 뉴진스 콘셉트 표절이 갈등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하이브는 지난해 8월 27일부로 민 전 대표를 대표직에서 해임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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