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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리거’ 김남길 “송도 총기사건 놀라...가치관 바뀌었죠”

양소영
입력 : 
2025-07-29 12:57:44
김남길 “엔딩 답답하다고? 전 좋았다”
“절제된 액션? 작품 메시지에 맞춘 것”
김남길이 ‘트리거’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김남길이 ‘트리거’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액션 장인’ 배우 김남길(45)이 이번엔 순경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다.

‘미드나이트’로 판타지아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권오승 감독이 연출과 집필을 맡았다. 김남길은 현직 순경이지만 과거 위험 분쟁 지역에서 군 스나이퍼로 활약했던 이도를 연기했다.

김남길은 최근 송도 총기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저희가 그런 상황을 예견하고 만든 게 아니다. 작품이랑 별개로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판타지적인 요소를 갖고 현실에 있을 법한 일을 상상하며 만든 건데 진짜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 놀라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시기가 맞물려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기획이 좋았다. 우리나라는 국방의 의무가 있어서 절반이 총을 다룰 수 있고 총기가 불법이다. 그 상황에서 총이 오픈되면 여러 가지 갈등과 이슈들이 나올 테고,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겠냐는 설정이 신선했다. 글로벌 반응도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도 어릴 때 만약 총이 있다면 어떨까 싶기도 했고, 게임에서 총을 많이 접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총알 수나 총기 등 예민하게 접근했다. 그래서 더 겁이 났고 시청자의 거부감이 없게 하려고 제작진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과거 ‘총이 있다면’을 상상했던 이유를 묻자 “예전에는 조금 더 어릴 때는 인격적으로 완성된 시기가 아니까 조금만 감정적으로 변하면 총이 있으면 쐈겠구나 싶더라. 누군가를 응징하기보다는 총이 가진 권력적인 부분을 생각했다. 그 시기에는 억압되어 있고 눌려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많아서 더 어려웠다. 탈출구 같은 느낌으로 상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작품을 하면서 작가나 감독님이 완성한 이야기나 메시지에 따라 가치관이 바뀌는 편이다. 이전에는 날 보호하기 위해서는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도 가축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거다. 그러다가 누군가를 죽여서 얻어지는 평화가 의미 있을까 하는 이도의 생각에 공감되더라. ‘트리거’ 엔딩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앞으로 살아갈 세대에게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게 좋지 않나 싶더라”고 ‘트리거’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김남길이 ‘트리거’ 절제된 액션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넷플릭스
김남길이 ‘트리거’ 절제된 액션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넷플릭스

‘트리거’에서 절제된 액션을 사용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흔히 총기 액션이라고 하면 빌런을 응징하거나 복수의 대상 도구로 활용되는데, 이도는 누군가가 가진 트리거를 자제시키고 절제시키기 위해 들어간다. 그래서 절제된 액션을 사용했고, 총이 아니라 맨몸 액션을 씀녀서 막은 건 폭력으로 잡지 말자고 이야기했다”며 “주로 맨몸 액션은 방어를 위해서 하기도 하고 살생까지는 안 간다. 칼도 어떤 부위를 베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총은 치명상을 준다.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도구로 인식돼서 그런 걸 배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어떤 분은 응징을 확실하게 해주면 안 되냐, 언제까지 착할 거냐고 하더라. 그런데 이도만의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잘못이나 상황 때문에 반복하지 않겠다는 게 있다. 절 생각하면 조금 더 본능적이고 직설적이고 시원한 걸 확장해서 생각하니까 오랜만에 순한 맛이라고 하더라. 조금 더 드라마적으로 이도의 응징이 명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분도 있다. 이도의 모습이 답답하지만, 이 작품의 메시지가 있어서 절제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저도 제일 이해가 안 된 게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할 때 권일용 프로파일러님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는 거였다. 그게 어떻게 말이 되냐고 했다. 지금도 이해가 되는 건 아닌데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아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든 극한으로 치닫는다면 악순환이 될 것 같다. 이도에게 파출소 소장이 말한 것처럼, 그래서 이도가 자신이 받아온 은혜나 사랑을 되돌려 줄 수 있는 것 엔딩이라 좋았다. 답답하긴 했지만,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액션 장인이란 타이틀에 대해서는 “액션은 다 편하다”면서도 “예전과 다르게 겁이 많이 생기긴 했다. 예전에는 멋모르고 뛰어들었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어릴 때 액션과 결이 달라진다. 노하우를 곁들여서 하는 액션으로 바뀌었다. 액션도 연기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감정을 녹이면서 선도 예뻐야 한다. 제가 추구하는 게 그렇다. 액션을 저보다 잘하는 배우도 많다. 배우들 각자 잘하는 액션이 많다. 제가 많이 보여드려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액션이 들어간 느와르적인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김남길이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김남길이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김남길은 최근 드라마 ‘도적 칼의 소리’ ‘열혈사제’ 등에서 주로 정의로운 사도로 활약했다.

이에 그는 “의도한 건 아니다. 거창하게 정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사람들이 살면서 지켜가는 기본값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어떤 상황에는 비겁하기도 하고 숨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성향이 제가 일하는 부분에서 약자를 대변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 그런 입장에서 캐릭터를 확장하니까. 본의 아니게 정의로운 캐릭터를 많이 했다. 제가 빌런을 연기하면 달라질 수 있다. 정의로운 역할을 하다보니까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제작에 참여한 단편영화 ‘문을 여는 법’이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에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만든 건 아니다. 그런데 전도연 선배가 칸에 다녀와서 언어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달라고 우리가 보고 느끼는 건 똑같다고 하더라. 자립청소년을 위한 작품인데, 그런 메시지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그래서 초청해준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끝으로 김남길은 “‘트리거’는 이야기의 힘이 있는 작품이고, 서로 토론할 수 있는 작품이 좋다고 생각한다. 명확한 메시지가 있다고 해도 확장해서 이야기할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콘텐츠들도 영향을 받아서 발전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오면 좋지 않겠나 싶다”며 미소 지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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