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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류덕환 “손석구, 진중한 줄 알았는데 깃털 같더라”

김소연
입력 : 
2025-05-28 16:13:29
수정 : 
2025-05-28 16:14:01
배우 류덕환이 손석구와 재미있는 인연을 공개했다. 사진| 씨엘엔컴퍼니
배우 류덕환이 손석구와 재미있는 인연을 공개했다. 사진| 씨엘엔컴퍼니

(인터뷰①에 이어) 극중 엄마 김혜자와는 ‘전원일기’를 통해 어린 시절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면, 아빠 손석구와는 공백기 동안 인연을 쌓았다.

류덕환은 “결혼 후 연기를 쉬며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카페를 연 적이 있다. 강한나가 학교 후배인데, 인사하고 싶다며 손석구와 함께 카페에 들렀다”고 첫 만남을 전했다. 이어 “‘범죄도시2’ 촬영 중에 방문했는데, 손석구가 자꾸 편집본을 보여주며 ‘멋지지 않냐’고 하더라. 그때 ‘이상한 배우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또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달랐다. 무겁고 진중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볍고 깃털 같았다. 맨날 자기 칭찬 댓글을 보내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출자로서 류덕환에게도 손석구는 탐나는 배우였다.

“손석구가 출연한 작품들을 쭉 지켜봤는데, 정말 연기를 잘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 없던 연기를 하는, 좋은 배우가 나타났다고 느꼈습니다. 언젠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어요. 연출자로서도 탐나는 배우가 바로 손석구였습니다. 손석구를 보며 ‘저렇게 현장에서 편하게 놀듯이 연기하면서도 자신만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배우 류덕환이 대표작 ‘신의 퀴즈’에 대해 “후속작은 힘들 것”이라고 말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사진| 씨엘엔컴퍼니
배우 류덕환이 대표작 ‘신의 퀴즈’에 대해 “후속작은 힘들 것”이라고 말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사진| 씨엘엔컴퍼니

류덕환은 결혼 후 잠시 공백기를 가졌다. 공백기 이유를 묻자 그는 “아내 때문”이라며 사랑꾼 면모를 보여줬다.

“연애를 오래 했어요. 아내가 군대도 기다려줬고, 부족한 저를 선택해 결혼까지 해줬습니다. 제가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했고, 아내와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어요. 아내가 술을 잘 못마셔서, 2년 동안 술을 끊고 모든 시간을 아내와 함께 보냈어요. 또 출퇴근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하다가,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카페를 창업해 2년간 운영하며 루틴이 있는 삶을 살았죠.”

류덕환이 카페를 창업한 지 반년 만에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닥쳤다.

그는 “소상공인으로 살아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월 2~300만 원을 벌어 밥벌이하며 살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정말 힘들다는 걸 실감했다. 월 매출이 떨어지는 순간이 오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고, 아르바이트생들과의 관계에서도 인생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다시 고향인 연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런 인생 경험 덕에 연기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졌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 연기자가 제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직업인지도 생각을 많이 했어요. 쉴 때도 행복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돌아가고 싶다’,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걸 할 때 가장 만족감을 느끼잖아요. 제가 생각보다 커피를 잘 내리지도 않고, 연출도 봉준호, 김석윤 감독님처럼은 못하고요. 결국은 배우로 더 하고픈 게 많아요. 또 신구 선생님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면서도 ‘내가 뭐라고 그동안 쌓아온 배우라는 모습을 내 마음대로 지우려 했던 걸까’란 반성을 했습니다. 배우 류덕환을 응원해주시는 만큼 앞으로도 잘 해나가겠습니다”

류덕환의 대표작인 OCN 드라마 ‘신의 퀴즈’ 후속작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후속작 계획에 대해 묻자자 “‘신의 퀴즈’는 이제 어렵겠다”고 말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마지막 시즌을 하면서 ‘이제는 힘들다’는 걸 느꼈어요. 대사도 어렵고, 이제는 단순히 병명만 나오는 걸론 끝나지 않더라고요. 마지막 시즌에서는 이미 AI 이야기도 다뤘기 때문에 더 복잡해졌어요. 초천재가 아닌 류덕환이 초천재 한진우 역을 맡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저는 암기력이 좋지 않아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어요. 또 한진우라는 캐릭터는 통통 튀어야 하는데, 저는 어느새 아저씨가 됐어요. 박수칠 때 떠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이 ‘리부트’였는데, 다시 시작만 하고 끝어요. 하하”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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