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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기는 오히려 기회”…조유정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MK★인터뷰]

손진아
입력 : 
2026-01-27 08:40:00

꿈에 그리던 스크린 데뷔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통해 큰 화면 속에 담긴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 조유정은 배우로서 형언할 수 없는 감격과 설렘을 느꼈다. 막연히 동경하던 ‘스크린’이라는 무대는 생각보다 더 뜨거웠다. 조유정에게 ‘오세이사’는 배우로서의 초심을 다잡아주는, 뜨거운 열망을 다시 느끼게 해준 ‘기회’이자 ‘꿈’이었다.

“영화라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는데, 몽글몽글하고 예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라는 영화에 참여하게 돼 더 좋았다. 원작 소설과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본 상태라 팬의 마음으로 기대가 컸다. 역할이 애정이 갔던 것도 원작에서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욕심도 많이 났다.”

‘오세이사’는 매일 하루의 기억을 잃는 한서윤(신시아 분)과 매일 그녀의 기억을 채워주는 김재원(추영우 분)이 서로를 지키며 기억해가는 청춘 멜로다. 이치조 미사키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조유정은 극 중 한서윤의 친구인 최지민으로 분했다. 최지민은 한서윤의 아픔을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로서 그의 곁을 살뜰히 지키며 빛나는 우정을 보여주는 인물로, 겉으로는 시니컬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무장해제되는 성격의 캐릭터다.

오디션을 통해 ‘오세이사’와 연을 맺은 조유정은 자신의 첫인상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자 했다. “아무래도 캐릭터가 고등학생이다 보니까 꾸미거나 좀 억지스러운 것보다는 정말 있는 그대로 본연의 내 모습을 먼저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오디션을 가는 내내 떨리기도 했지만 계속 정말 있는 그대로의 나 편안한 나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오자라는 마음으로 했다. 오디션부터 좀 저는 재미있게 임했던 것 같다.”

조유정은 ‘최지민’ 캐릭터의 첫인상을 ‘성숙하면서도 감정이 복합적인 친구’로 기억한다. 최지민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깊게 알아갈수록 캐릭터에 깊게 빠지게 된 그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었고, 관객들이 함께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됐다.

“지민이가 굉장히 감정이 복합적이더라.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한없이 그 나이 또래로 보이지만 되게 저는 이 친구가 아픔도 있고 어쨌든 가장 친한 소중한 친구가 기억 상실증이 걸렸다는 것 자체만으로 저는 굉장히 아픔일 것 같았다. 그런데 이걸 친구 앞에서는 티를 내려고 하지 않은 모습이 굉장히 성숙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마음이 아팠다. 제3자로 봤을 때 관객분들이 이 영화를 봤을 때 지민이의 공감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에 정말 한 씬, 한 씬 공을 정말 많이 들였다.”

“지민이가 굉장히 우는 감정씬도 많았다. 근데 그 울음 하나하나도 조금씩 더 디테일하게 다 달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굉장히 디테일하게 생각도 많이 하고 분석도 많이 하고 이 아픔에 같이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오세이사’ 속 조유정은 친구를 지키기 위한 마음에서인지, 뾰족하고 날 서 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때로는 뾰족하고, 때로는 순수한 모습이 오히려 묘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면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제가 전에 해왔던 역할들은 좀 통통 튀고 한없이 밝고 좀 어떻게 보면 막내딸 같은 그런 역할들을 위주로 톤이 많이 업되어 있던 상태였다. 그리고 제 원래 성격도 지민이보다는 훨씬 다정하고 좀 발랄한 성격인 것 같다. 근데 지민이는 서윤이 외의 인물들에게 굉장히 고양이처럼 경계하고 의심하고 과연 저 사람을 믿어도 될까를 생각했다. 또 서윤이를 보호하는, 보호자의 느낌이 강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까 감독님과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리딩을 했다. 그러면서 톤을 좀 다운시키고 좀 더 단호하고 어떻게 보면 좀 차갑고 냉정한 그런 말투나 어투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연습했다. 보이스 디자인을 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선생님과 같이 목소리 톤부터 어미 처리까지 싹 새로 해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조유정은 첫 스크린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절제된 연기로 엄청난 몰입력을 보여줬다. 특히 감정의 폭이 컸던 캐릭터를 노련하게 조절해 조유정만의 ‘최지민’으로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있어서 어려움보다는 좀 후련함이 있었다. 이게 겉에서 보이는 저의 모습은 절제된 표현을 많이 썼지만 제 안에서는 정말 이 감정의 소용돌이가 엄청 컸다. 그래서 그런 지민이를 연기하면서 이 감정을 이렇게 행복했다가도 막 확 우울했다가도 이런 여러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까 연기를 끝내면 너무 후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재밌기도 했다. 또 도전이었다. 그런데 그 도전하는 과정이 참 즐거웠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 연기의 재미를 좀 알게 해주는 그런 느낌이 컸던 것 같다.”

막연하게 ‘TV에 나오는 사람’이 꿈이었던 조유정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기 입시학원을 등록해 ‘연기’와 인연을 맺었다. 그렇게 시작한 연기와의 인연은 벌써 10년이나 됐다. 그 기간 동안 조유정은 지난 2018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로 데뷔해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청춘기록’, ‘어른연습생’ 등 TV와 OTT를 오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3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조유정은 오히려 이 기간을 ‘기회’로 발판 삼았다. 연기 갈증을 다방면으로 풀어내며 공백기를 견뎌냈다. “일단 저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마인드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은 다 했던 것 같다. 제가 전공도 연극영화과인데 그러다 보니까 학교로 다시 복학을 해서 연기 수업을 받았고, 또 연기 레슨도 정말 열심히 배웠다. 그러면서 이제 뮤지컬 보컬도 하게 됐다. 내가 이걸 무기로 갖고 있어야 겠다라는 생각으로 보이스 디자인과 뮤지컬 레슨도 받았다. 연극도 했다. 그리고 운동도 정말 열심히 했다. 제가 배우로서 이 신체를 준비시켜 놔야 저에게 어떤 역할이 왔을 때 제가 그걸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다시 배우는 자세로 돌아가서 엄청 열심히 배웠다. 그리고 마인드 자체도 ‘그래, 내가 지금 이렇게 기다리고 지금 내가 이렇게 버티는 게 나중에 다 나에게 경험으로 올 거고 내가 이 버틴 걸 통해서 분명히 성장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독서도 엄청 많이 했다. 제 모든 길을 다 연기로 결국 통과시켰던 것 같다. 제가 지금 이렇게 하는 이 모든 것 내 삶은 결국 연기를 위해서 산다라는 마인드 하나로 정말 악착같이 버티고 악착같이 기다렸다.”

조유정은 ‘배우 조유정의 강점’으로 ‘끊임없는 노력’을 꼽을 만큼 공백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끈기와 집념을 강조한 그는 “저는 저에게 무언가 왔을 때 해내고야 만다. 그래서 저에게 어떤 역할이 와도 저는 다 해낼 자신이 있다. 때문에 그런 노력하는 그 성실함과 끈기, 그리고 해내고야 마는 자세가 배우 조유정으로서의 큰 무기이지 않나 싶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도전하는 거에 있어서의 두려움은 전혀 없다. 저는 오히려 저에게 어려운 역할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도전을 즐기는 것 같다. 저는 항상 최대한 어려운 역할이 오기를 원한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가 생각하는 최대한 어려운 역할은 정말 제 성격과 정반대되는 그런 캐릭터가 와도 저는 노력으로 그걸 메꿀 수 있고, 예를 들면 액션이면은 액션 스쿨에 가서 막 합을 맞추고 몸을 만들어야 되지 않나. 전 그런 거에도 너무 준비가 되어 있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지민이를 하면서 어쨌든 감정 연기를 한 것이지 않나. 그 감정 연기가 사실 난이도는 쉽지 않았지만 저는 그걸 해내고야 마는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굉장히 깊은 연기도 잘할 자신이 있다. 또 블루스크린에서 해야 하는 역할들도 자신 있다. 상상력으로 채워야 하는, 예를 들면 ‘아바타’ 속 캐릭터 같은 것. SF 장르도 자신 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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