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옥숙이 인생의 대표작 ‘낙지 같은 여자’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 운명 같은 사연을 공개했다.
3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에는 배우 송옥숙이 출연해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송승환은 “당시 경력에 비해 너무 큰 배역을 맡은 게 아니냐”며 ‘낙지 같은 여자’ 캐스팅 비화를 물었다. 이에 송옥숙은 “배우라는 직업은 결국 운명 같은 게 작용한다”며 “원래 그 역할은 내게 올 자리가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원래는 故 김영애 선배님이 하기로 했는데 아폴로 눈병이 생겼고, 故 김자옥 선배님은 수영을 못해서 결국 내가 맡게 됐다”며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도 많이 망설였지만 ‘열심히 하는 신인에게 한번 맡겨보자’고 모험을 걸어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연출을 맡은 이는 김지일 감독이었다. 당시 ‘MBC 베스트셀러 극장’은 단막극이지만 모든 장면을 필름으로 찍어 영화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송승환은 “당시 KBS ‘TV문학관’과 함께 배우들이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예술적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무대였다”며 신인 송옥숙이 주연으로 발탁된 것은 파격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낙지 같은 여자 이야기’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의 작품을 각색한 드라마였다. 송옥숙은 실성한 여인이 낙지를 질겅질겅 씹으며 살아가는 강렬한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남자 주인공으로는 당대 꽃미남 배우 이정길이 출연했다.
송옥숙은 “연기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예상치 못한 기회였지만, 운명처럼 다가왔고 내 배우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낙지 같은 여자 이야기’는 1984년 9월 2일 방송돼 지금도 회자되는 명작으로 남아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