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됐다.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적인 관심이 지대한 가운데,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역시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를 들고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하고자 나섰다.
다만 넘어야 하는 ‘산’은 무척이나 험준하다. 내부적으로는 콘텐츠 강화로 디즈니+에 앞서 국내 OTT 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어야 할 뿐 아니라, 외적으로 벌어진 주연 배우들의 ‘사생활 리스크’도 넘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 파이낸스센터 빌딩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픈하우스’(이하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은 ‘2025-2026 디즈니+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향후 방향성을 제시했다.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든 디즈니+는 2022년 ‘카지노’의 흥행으로 글로벌 플랫폼의 위상을 입증한 이후 2023년 ‘무빙’ 2024년 ‘킬러들의 쇼핑몰’ ‘조명가게’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K콘텐츠의 모멘텀을 지속하기 위한 디즈니+의 향후 한국 시장 콘텐츠 전략 및 방향성으로 ‘텐트폴’ ‘엄선된 셀랙션’ ‘프랜차이즈 시리즈’ ‘새로운 기회’를 키워드로 꼽은 최연우 총괄은 “탄탄한 서사와 완성도, 최정상급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하는 스케일이 큰 텐트폴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여기에 텐트폴 콘텐츠의 부족함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다양한 장르, 스토리, 포맷의 작품 카테고리를 통한 작품 편성을 통해 다채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을 확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OTT 시장이 활성화된 이후 영화의 시리즈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평가한 ‘킬러들의 쇼핑몰’ 제작사 메리크리스마스의 유정훈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인물과 서사의 밀도 있는 이야기가 주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것들로 세계적인 관심을 계속 끌 수 있을지는 고민해 봐야 할 시기”라며 “현재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유니버스’다. 지금까지 사건이나 인물의 성장과 각성, 인물의 모험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콘텐츠를 설계할 때부터 ‘유니버스’라는 부분을 놓고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각도에서 즐길 수 있는 유니버스 중심의 콘텐츠가 준비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킬러들의 쇼핑몰’ 또한 이를 염두하고 제작에 들어갔다.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보다는, 유니버스의 확장이 세계적인 흐름에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작사 김원국 대표 또한 ‘유니버스의 확장’에 공감하면서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글로벌에서 먹힐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제작에 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리즈화 할 수 있는 것들, 스핀오프 등을 통한 유니버스 세계관의 확장 위주로 제작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정훈 대표는 콘텐츠 소비 형태의 변화와 함께 속도감이 중요해졌다고도 강조했다. “콘텐츠 소비 변화를 ‘패스트 컨슈머(Fast Consumer)’와 ‘온디맨드(On-demand)’로 변화됐다”고 알린 유정훈 대표는 “OTT는 ‘온디맨드’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고 있다. 요즘은 구구절절 이야기하기보다는 속도감과 부연 설명을 오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 화법으로 가는 것이 아닌, 스피드감 있게 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더불어 ‘텐트풀’도 좋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신인 감독과 감독, 배우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텐트풀과 신인 발굴 밸런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해외에서 느껴지는 K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에 ‘K콘텐츠 효과’를 자랑한 김원국 대표는 “해외를 나가보면 K-POP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해진 콘텐츠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K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더욱 파워를 가질 수 있도록, 제작사와 상생해서 멋진 프로젝트를 같이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디즈니가 가장 하는 영역으로 꼽는 ‘확장 가능한 스토리텔링’ 또한 디즈니+에서 향후 추구하는 방향성으로 제시됐다. 최연우 종괄은 “국내 제작사 및 창작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프랜차이즈 잠재성을 지닌 한국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시청자의 소비 패턴과 취향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 실험 확대하며 ‘새로움’을 주고자 한다”고 덧붙이며, 크리에이티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른 디즈니+ 2025년 하반기 공개 라인업으로 류세룡, 양세종, 임수정을 앞세운 ‘파인: 촌뜨기들’ 전지현, 강동원 주연의 ‘북극성’ 신예은, 박서함, 박지환 주연의 ‘탁류’ 지창욱, 도경수 주연의 ‘조각 도시’ 현빈과 정우성이 만난 ‘메이드 인 코리아’ 등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선 공개된 2026년 디즈니+의 라인업은 한재림 감독과 수지, 김선호 배우의 만남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현혹’과 디즈니+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서바이벌 예능 콘텐츠 ‘운명술사’가 있다.
다채로운 작품들이 글로벌 시청자를 만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으나, 2025년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었’던 ‘넉오프’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넉오프’는 총 6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작품이었지만, 김수현을 둘러싼 사생활 논란의 여파로 공개가 무기한 연기된 상황. 일각에서는 제작진 내부에서 향후 제작 지연에 따른 위약금 문제도 논의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공개와 위약금 사이. ‘넉오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가운데 디즈니+가 내놓은 답은 여전히 “신중한 내부 검토 끝에 공개를 보류했다. 그 외에는 그 어떤 말씀도 드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대답 외에 어떠한 입장은 없었다.
문제는 ‘넉오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또한 주연 배우 정우성 또한 지난해 11월 16세 연하 모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혼외자 스캔들’에 휘말린 것이다. 정우성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문가비 씨가 SNS를 통해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 배우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며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한번 악화된 여론은 되돌리지 못한 상황이다.
사생활 논란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출연했던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공개된다. 이와 관련한 ‘배우의 사생활 논란 리스크’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이에 대해서도 디즈니+는 “답을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