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박찬욱이 배우 이병헌을 극찬했다.
2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박찬욱, 이병헌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이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25년 만에 뭉쳤다며 “‘공동경비구역 JSA’ 때는 어땠냐”고 물었다. 박찬욱 감독은 “그때는 흥행에 목말랐을 때라 다들 ‘이 사람을 데리고 어떻게 하냐’라고 걱정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병헌은 발끈하며 “그때는 감독님이 더 심각한 상태였다. 나는 네 번째 영화까지는 망했지만, 다섯 번째 영화가 조금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았다. 나는 올라가려고 하는데 감독님은 이미 두 영화를 너무 심하게 망해서 충무로에서 ‘과연 저 감독한테 다음 기회가 있을까’라는 말이 떠돌았다”고 반박했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과의 첫 만남에 대해 “영화 ‘그들만의 세상’ 기술 시사를 하고 있었다. 조감독이 달려오더니 ‘바깥에 어떤 감독님이 기다리고 있다. 잠깐 얼굴 좀 보자고 한다’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 코트를 입고 말총머리 헤어스타일을 하고 대본을 들고 서 있었다. 일단 딱 겉모습만 봐도 비호감이었다”고 떠올렸다.
박찬욱 감독은 이병헌에게 시나리오를 건네며 작품을 제안했지만, 당시에는 거절당했다고. 이병헌은 “그렇게 TV 활동을 하다가 군대를 뒤늦게 갔다. 소집 해제되기 얼마 전에 매니저가 한 시나리오를 건네줬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제야 앞을 봤는데 ‘박찬욱’이라고 쓰여 있었다.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됐다. 그런데 워낙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어서 ‘한번 해보자’ 하고 만났다”고 이야기했다.
그런가 하면 박찬욱 감독은 25년 만에 이병헌과 함께한 것에 대해 “이병헌이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하지 않았냐. 산전수전 다 겪고 능숙해졌다. 그리고 이병헌이 준비를 워낙 많이 해오니까 카메라 돌아갈 때 빼고는 피크닉 나온 것 같았다”고 미소 지었다.
이병헌은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촬영하며 박찬욱 감독에게 ‘박 수정 사항’이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이병헌은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면 ‘그럼 이번에는’ 하면서 수정 사항을 서너 가지 붙여준다. 배우들이 그걸 적용해서 연기하면 또 수정 사항을 준다. 나중에 열 가지 정도 되면 거의 무아지경 상태가 된다”고 털어놨다.
이에 박찬욱은 “잘하니까 더 요구하게 된다. 자꾸 영감을 주니까 그러는 건데 그런 줄도 모르고 이렇게 투덜댄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찬욱 감독은 이병헌에 대해 “이병헌의 뛰어난 점은 모든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해내는 능력도 있는데, 그 한편 앙상블을 이루는 능력이다. 손예진, 이성민과 함께 있으면 그들이 주인공인 것처럼 만들어준다. 그렇다고 자신은 그늘 속에 찌그러져 있는 것도 아니다. 영화계에서 앙상블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그걸 잘하는 배우는 드물다. 그중에서도 제일 잘 하는 배우 같다”고 극찬했다.
[이세빈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