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300억 비주얼 깡패 ‘전독시’, 멸망 위기 극장가 구할까[MK무비]

한현정
입력 : 
2025-06-17 12:37:08
유용석 기자
유용석 기자

“피보다 땀 더 잘 보이는…개인화된 우리 시대에 울림을 줄 이야기”

제작비 300억을 들인 올 여름 극장가 최대 기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이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기발한 설정과 화려한 비주얼 보장, 남은 건 알맹이다. 과연 내부자들의 자신감은 관객들에게도 통할까.

김병우 감독은 17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 제작보고회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갖게 되는 능동적인 참여형 이야기라 좋았다”며 운을 뗀 뒤 “영화화 하는 입장에선 현실과 판타지를 어떻게 적절하게 배분하는지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현실 안에 판타지가 잘 녹아들어 있다는 점”이라며 “관객 참여형 영화인 만큼 관객들에게 질문을 끝없이 던지게 한다. 그러니 팔짱을 풀고 편하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유용석 기자
유용석 기자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물.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었다’라는 독창적이고 신선한 설정을 가져왔다.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등이 출연한다.

이민호는 극 중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으로 분했다.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주인공 유중혁은 죽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회귀 스킬을 통해 모든 시나리오를 클리어할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실력과 강인함을 가진 인물이다.

유용석 기자
유용석 기자

‘강남 1970’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배우의 삶을 긴 시간 살아가니까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다양한 사회 주제에 관심이 가고 마이너한 주제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점점 개인화되고 고립화되는 시대로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 ‘전독시’ 대본을 보게 됐다”며 “멸망하는 세계관에서 인간들이 인간들을 통해서 힘을 얻고 위안을 얻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게 요즘 시대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관객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또한 “원작에서 ‘매료되지 않으면 비정상’이라 느낄 정도로 잘 생긴 캐릭터다. 그러한 설정이 내게 가장 큰 허들이었다”며 “나는 멋있음을 주장하는 캐릭터를 기피하는 성향이다. 주로 결핍에서 출발해서 결핍을 이겨내 멋있어지는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내가 이번 작품에서 만난 작품은 시작부터 멋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할 수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하려고 했다. 싱크로율은 10%정도 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자평했다.

스크린 첫 데뷔하는 안효섭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땐 이 작품이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증이 컸다. 지금까지 만나볼 수 없던 스케일의 영화였고, 작품의 철학에 관심이 갔다. 혼자 살아가는 인물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메시지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독자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라며 “10년간 연재된 소설을 자신의 삶과 비교해서 위안을 받고, 이 결말을 어떻게 새로 써볼 수 있을까 상상만 했던 인물이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되면서 여러 과정과 상황을 이겨내면서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 이 멸망한 세계를 최대한 바꿔보려고 고군분투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유용석 기자
유용석 기자

또한 “감독님이 영화 순서를 흐르는 대로 찍으려고 노력하셨다. 독자의 삶을 살아보면서 최대한 그 순간들을 맞닥뜨리려고 했다. 위로를 받았던 독자로서 유중혁 혼자 남았다는 것에 실망감이 있었다. 독자가 상상으로 결말을 바꾸고 싶지만 실제로 이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독자가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했다. 감독님이랑 이 순간에 이 애티튜드가 맞을까 세심하게 잡아나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독자는 특별한 스킬이 없다. 최대한 많이 뛰어야 해서 그런지 달리기 초수가 줄어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부담 안 됐다면 거짓말이다. 정말 많은 분들한테 사랑받았던 작품이고,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당연히 있었다”며 “그 부담감 자체가 저한테 도움 되지 않더라. 영화 데뷔라는 접근보다 재밌게 봤던 시나리오를 잘 만들어내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나나는 “연기하면서 항상 액션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면서 “늘 캐릭터마다 조금씩 액션들이 있긴 했다.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조금씩 준비하다보니 제대로 된 액션을 해보고 싶단 욕심이 생겼다. 이번에 그 기회를 얻었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대사 없는 작품은 처음”이라며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걸 만들어가는 게 재밌었다. 아이돌 생활을 해서 그런지 몸을 쓰니깐 에너지가 훨씬 더 차오르더라. 액션 배우가 되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더불어 “피보단 땀이 더 많이 보이는 영화”라며 “많이 사랑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유용석 기자
유용석 기자

한편, 김병우 감독은 이순신 장군을 배후성으로 둔 이지혜 캐릭터가 칼이 아닌 총을 사용하게 된 설정 변화가 원작 팬들에게 왜곡 논란으로 번진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감독은 “아주 방대한 분량의 원작에서 일부분을 두 시간 짜리 영화로 만들며 발생한 지점이기도 하다. 각 캐릭터마다 배후성이 존재하는데 모든 배우들을 소개하는 게 맞느냐 생각도 있었다. 이지혜 배우성 소개 타이밍도 그렇고, 저희 영화가 잡고 있는 이야기 분량 안에서 배후성이 등장하는 구간과 상이한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시각적 액션 장면을 구현해야 하는 저희 입장에서 원작에서 다수의 캐릭터들이 긴 칼을 사용했는데, 이런걸 좀 더 다양화 시키는 게 캐릭터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었다. 특히나 이지혜 캐릭터는 독자 팀과는 동떨어진 캐릭터였다. 그렇다고 등한시 할 수 는 없었다. 가장 극적인 순간에 캐릭터를 폭발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 원작을 사랑하신 팬 분들 입장에서 걱정어린 말씀을 하시는 걸 충분히 알고 있다. 제가 긴 말씀을 더 드리는 것보다 어떤 면에서 이렇게 됐는지 영화를 보시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더불어 해당 배역에 지수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캐스팅 기준은 명확했다”며 “첫 번째는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미팅했을 때 의지가 강했고, 사전에 미팅하는 시간이나 현장에서 촬영하는 모습이 굉장히 열심히였다. 분량이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영화에서 놓치긴 싫었기에 좀 더 시선을 잡을 수 있는 배우 분이 이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 싶었다. 그 안에서 많이 열심히 해주셨다. 크게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7월 23일 개봉.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