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여신’의 화려한 귀환은 없었다. 배우 이민정이 무려 6년 만에 TV 드라마 주연으로 돌아왔지만, 야심 차게 내놓은 복귀작 ‘그래, 이혼하자’가 0%대 시청률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KBS Drama·GTV에서 방송 중인 ‘그래, 이혼하자’는 이민정과 김지석이 이혼을 앞둔 부부로 호흡을 맞춘 12부작 드라마다. 웨딩숍을 함께 일군 부부 백미영(이민정)과 지원호(김지석)가 7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이민정의 6년 만 TV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이민정은 2020년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로 최고 시청률 30%대의 흥행을 이끌었다. ‘꽃보다 남자’, ‘그대 웃어요’, ‘한 번 다녀왔습니다’ 등 다수의 히트작을 거치며 ‘시청률 여신’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던 만큼 오랜만의 안방 복귀에 기대도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성적은 초라하다. 지난달 19일 첫 방송부터 0%대 시청률로 출발한 ‘그래, 이혼하자’는 이후에도 전 회차가 0.2~0.4%대에 머물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총 12부작 가운데 이제 4회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만들지 못했다.
물론 단순히 배우의 스타성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불리한 조건도 적지 않았다.
‘그래, 이혼하자’는 지난해 촬영을 마쳤지만 편성에 난항을 겪었다. 당초 지상파 편성이 논의됐으나 최종적으로 KBS Drama와 GTV라는 케이블 유료 채널에서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방송 시간 역시 수·목요일 오후 11시로 대중적인 접근성 면에서 불리하다.
그럼에도 작품 자체를 향한 아쉬운 평가도 나온다. 현실적인 이혼 부부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전 연인의 등장과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비롯해 불륜 의혹, 추락 사고, 유산을 둘러싼 비밀 등 자극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일부에서는 익숙한 클리셰와 과도한 사건 중심의 전개가 공감대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테랑 제작진과 배우들의 만남도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연출을 맡은 주성우 감독은 ‘백년의 유산’, ‘전설의 마녀’ 등 30%대 히트작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이민정과 김지석 역시 안정적인 연기와 호흡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청자를 채널 앞으로 불러들이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이민정에게는 더욱 씁쓸한 결과다. 본업 복귀까지 예상치 못한 기다림이 길었던 탓이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후 출연한 티빙 시리즈 ‘빌런즈’는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논란 여파 등으로 공개가 장기간 미뤄졌다.
그 사이 이민정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꾸준히 대중과 소통하며 존재감을 이어왔다. 그러나 정작 6년 만에 돌아온 ‘본업’에서는 과거 ‘시청률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혹독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종영까지 단 4회. 전 회차 0%대라는 굴욕을 씻고 막판 반전을 만들어낼지, 아니면 6년 만의 복귀작이 조용히 막을 내릴지 마지막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