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법원 출석 과정에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도어 소속 그룹인 뉴진스 멤버들 역시 소속사와의 법정 다툼에 앞서 취재진에 미소를 지어보였던 바. 아쉽게도 ‘활동 중단’이라는 법원의 판결에 더 이상 이들의 미소는 볼 수 없게 됐으나 민 전 대표는 조금 달라보인다.
민 전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하이브와의 계약해지 확인 및 풋옵션 대금 청구소송 변론기일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4월 하이브와의 갈등 이후 양측이 첫 대면하는 자리로 관심이 쏠렸다.
공판 시작에 앞서 법원 앞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고, 이들 앞에는 민 전 대표가 탑승한 택시 한 대가 섰다. 통상 사건 관련자들이 법원, 경찰서 출석의 경우,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민 전 대표는 변호인을 대동한 채 대형 택시를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회견 때와 달리 깔끔한 의상 차림으로 얼굴을 내비친 민 전 대표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옅은 미소를 보였다. 다소 무거운 자리임에도 불구, 취재진 앞에서는 줄곧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준 그다. 지난해 4월 있었던 기자회견 당시에도 모든 일정 종료 뒤엔, 취재진과 적극 소통하며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건을 대하는 여유에서 비롯된 행동일까.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문에서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측의 입장에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의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상대를 비판하는 등 다소 과열된 행동을 보이기도 했고 저격성 말들로 응수했다. 취재진 앞에서 보인 미소는 인위적인 미소라기보다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에 대한 짤막한 소감으로 보여진다. 어쩌면 진정성, 진실성이 기반이 된 자신감일지도.
이날 약 3시간 이상, 길어지는 신문에 민 전 대표는 끝까지 발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진실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휴정 선언하며 그를 오는 11월 27일 당사자신문을 통해 다시 한 번 부르기로 했다.

앞서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3월 어도어가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에 출석해, 미소를 보이며 취재진에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그때만 해도 법원이 멤버들의 손을 들어줄거라는 반응이 대다수였으나 그 판단은 완전히 빗겨나갔다.
이번 공판에서 보여준 민 전 대표의 입장은 한결같았다.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주장에 대해 ‘표절’, ‘밀어내기’를 앞세워 반박했다. 그가 말하고 싶은 건 ‘탈취 의혹’이라는 결과가 아닌 그 원인을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하이브 측 역시 견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민 전 대표가 끝까지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