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돈스파이크의 필로폰 사건을 언급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발언에 반박했다.
28일 유튜브 채널 ‘정신과의사 뇌부자들(이하 ‘뇌부자들’)’ 채널에는 “ADHD약으로 마약 중독이 시작된다는 헛소리에 답을 드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김지용 전문의는 “최근 유력 정치인이 뉴스에서 ADHD약에 대해 다소 오해가 있는 잘못된 사실을 진실인 것 처럼 얘기를해서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자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 분이 돈 스피이크를 언급하며, ‘ADHD약에 중독되서 필로폰까지 하게 됐다고 하더라. 이런 식으로 부모들이 아이에게 ADHD약(마약)을 권하는 것’ 이라고 했다”며 “이는 근거 없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DHD약은 마약이 아니다. 오히려 치료를 잘 받은 ADHD환자들은 마약 중독 위험이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또 “‘성적을 우선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부모가 ADHD약을 권한다’. 이 말은 동의한다. 그런데 ‘마약에 중독되고 남용하게 된다’ 이 말은 정말로 틀린 말이다”라며 “단순히 근거가 없는 것을 넘어 잘못된 발언이다. 공인이나 영향력있는 인사의 근거없는 발언이 환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16일 방송된 MBC ‘뉴스투데이’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마약 증가가 너무 심각하다”며 “마약 수요·공급이 늘어나고 있고 사기도 편하다. 그런데 근본적인 이유는 성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DHD약은) 의사가 주의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아이들을 위해 아주 제한된 처방하는 약인데도 남용되고 있다”며 “부모들이 모르고 권하지만 마약 성분이 들어가 있어서 점점 먹다 보면 중독된다”고 말했다.
또 필로폰 투약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작곡가 돈스파이크를 언급하며 “돈스파이크도 처음엔 ADHD약에 중독됐고, 약의 도수가 올라가면서 결국 필로폰까지 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지용 전문의는 “ADHD약물을 의료 목적으로 정해진 용법에 맞춰 복용하면 마약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고, 중독 가능성을 오히려 낮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한 영향으로 현재 치료받는 분들이 걱정으로 인해 치료를 거부하거나, 낙인을 우려해 치료를 회피하기도 한다. 치료를 받아야 할 어린이들의 부모님들이 불안해서 치료받아야 할 시기를 놓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ADHD 아이들이 치료받지 않고 자랐을 때 폭력적이거나 불법 약물 사용 확률이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여러 연구에 의하면 조기에 치료한 아이들은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약물 중독 위험이 낮아졌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