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기꺼이 오지라퍼가 되렵니다, 신지씨[한현정의 러브레터]

한현정
입력 : 
2025-07-05 08:00:00
당신의 사랑이 걱정되는 이유
기자코너 [한현정의 러브레터]
기자코너 [한현정의 러브레터]

신지가 어린 아이가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안다. 어엿한 베테랑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과 셀 수 없는 선택들을 통해 누구보다 단단해진 사람이라는 것도. 그런데 왜일까. 그녀가 예비 신랑을 공개한 순간, 우리는 모두는 약속이라도 한듯 기꺼이 ‘오지라퍼’가 되기로 했다. (미운 정도 고운 정도 아무튼) 정이란 게 이렇게나 무섭다, 진짜.

그녀의 결혼 발표 후 대중은 축하보단 걱정이 휘몰아쳤다. 예비 신랑이 출연한 영상 하나에, 몇 마디, 댓글 몇 줄로 쏟아진 반응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격했고, 급기야 유명 변호사까지 나서 “혼인신고는 신중히”라며 조언하는 사태로 번졌다. 온 국민이 뜯어 말리는 형국이다.

그런데 이 넘치는 걱정을 과하다고만 볼 수 있을까.

신지의 예비신랑인 문원은 오랜 무명 가수 생활 끝에 ‘신지의 남자’로 순식간에 급부상했다. 심지어 가수였단 그는 정작 ‘코요태 신지의 유명세’를 몰랐다는데…영상 공개 후에는 이혼과 자녀의 존재, 혼전임신과 양다리 의혹, 학폭 의혹, 부동산 불법 중개 등 과거 폭로가 쉴 새 없이 터지며 연일 이슈의 중심에 섰다.

아쉬운 건 이 모든 사실들을 연인 신지조차도 충분하게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감하지만 무거운 개인사 고백도 한참 교제가 진행된 뒤였다고 하고. 게다가 커뮤니티와 댓글로 타고 흘러나온 폭로들에 대한 뒤늦은 공식 해명도 부분적 인정과 부인이 뒤섞인 미흡한 형태였다.

현직 변호사들도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혼인신고를 멈추라”며 이례적인 의견을 표명했다. 이 결혼이 ‘계약의 불균형’ 위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면서다. 단순한 사생활에 대한 간섭이 아닌, 공인으로서의 신지에게 쏟아지는 ‘사회적 감시’의 반영이었다.

문원과 신지. 사진ㅣ제이지스타
문원과 신지. 사진ㅣ제이지스타

사랑은 감정이지만, 결혼은 계약이고, 공인의 선택은 대중과도 일정 부분 공유된다는 사실, 그걸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기에.

무엇보다 이 논란이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낯익은 붕괴의 서사’ 때문이다.

대중이 이미 유사한 사례를 수차례 봐왔다. 낸시랭과 왕진진, 남현희와 전 펜싱선수 등등. 그 누구도 처음엔 의심받지 않았다. 모두가 그저 “사랑하는 사이”라고 했다.

하지만 뒤늦게 드러난 불편한 사실과 거짓, 이후 급속도로 파열된 관계는 한 사람의 인생을 비극으로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들은 이로 인한 트라우마와 심정 고통을 계속해서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현재 문원 신지의 러브스토리도 숨겨진 과거와 다소 로맨틱한 포장, 해명되지 않은 의혹이 혼재한다는 면에서 그 ‘전형적인 붕괴 서사’와 닮아 보인다. 사랑은 자유지만 대중은 ‘이미 본 듯한 불행’을 더 이상 응원 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재차 짚어야 할 중요한 건, 지금 이 비판의 본질은 신지를 향한 불신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반대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리고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친근한 스타요, 그래서 소중하고, 그러니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오지랖의 형태로 발현된 것뿐.

문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는 정제되지 않았고, 논란은 대응보다 먼저 확산됐다. 사과와 해명이 엇갈리는 가운데 남은 것은 모호한 사실과 불균형한 정보의 흐름뿐이다. 그 안에서 “과연 신지가 이 상황을 다 알고 있는가?”라는 걱정이 피어났고.

사람들은 사랑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사실 누락과 비대칭의 연애’를 경계하고 있는 셈이다. 자칫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것 같은 감성에 젖어 이 진심을 몰라줄까, 반대하면 할수록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오히려 이성을 더 잃을까봐 역효과가 우려되기도 한다.

물론 우리는 그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하지만 일방적인 축하로 채워진 결혼이, 뒤늦게 후회와 상처의 이야기로 되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애정은 있다.

그래서, 그녀에게 이 말이 닿았으면 좋겠다.

P.S “사랑하세요. 하지만 그 사랑이, 당신을 무너지게 하지 않길 바랍니다♥”

사진 I 제이지스타, 기자코너 [한현정의 러브레터]
사진 I 제이지스타, 기자코너 [한현정의 러브레터]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