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도지원(60)이 23년 만에 인생작 ‘여인천하’에 얽힌 출연 비화를 공개했다.
도지원은 11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배우천하’ 특집에 출연해 “사실 ‘여인천하’에 출연하지 못할 뻔 했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여인천하’는 방영 당시 시청률 49%를 기록했던 국민 드라마로 그가 연기한 경빈박씨 역시 ‘빌런’의 새 역사를 만들며 메가 히트에 성공했다.
도지원은 이날 “‘여인천하’에 앞서 사극 ‘일출봉’을 한겨울에 힘들게 촬영했던 기억 때문에 사극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다”며 “‘여인천하’ 감독 님의 계속되는 섭외 제안에도 재차 고사했다. 근데 감독님이 어머니에게까지 연락해 출연 설득을 부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도지원은 결국 감독을 직접 만나 거절 의사를 전달하기로 결심했으나, 감독이 준 대본을 보고 반해 오히려 단 번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원래 ‘여인천하’가 50부작이었다. 나는 20회 쯤에서 죽는 걸로 돼 있었는데 연장이 됐다”면서 “4~6회 연장을 예상했는데, 갑자기 50회를 더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100회까지 안 죽었다. 그런데 또 연장을 해서 150회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방영 당시 도지원은 무려 123회에서 사약을 받고 죽었다. 그는 “당시 촬영 현장에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사약 장면을 위해 콜라, 쌍화탕이 박스째로 쌓여있었다”며 “사약 장면 촬영이 끝난 뒤 귀에서 뽁뽁 소리가 났다”고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앞서 도지원이 ‘여인천하’의 명대사 ‘뭬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KBS2 예능 토크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그 정도의 강한 역할은 아니었는데 왠지 독하게 가야할 것 같아 경빈을 그렇게 만들었다”며 “그 연기를 오래 하다 보니 내 성격도 그런 것처럼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성적인 성격인데 강한 역할을 하면 솔직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진짜 몸이 아프다. 집에 와서도 후유증이 있다. 연습을 해야 하니 괴롭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발레리나 출신인 도지원은 데뷔 전 강수진의 직속 선배였다. 그는 “제가 학교를 일찍 들어갔다. 같이 발레단 연습을 하니까 (강수진을) 많이 봤다. 저는 한양대 무용과에 들어갔다가 운좋게 국립발레단에 들어갔다. 운이 좋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현재 미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