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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혜나 “‘위키드’ 더빙 행복, 초심 되새겼죠”

양소영
입력 : 
2024-12-10 16:34:01
박혜나가 ‘위키드’에서 엘파바 더빙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사진|샘컴퍼니
박혜나가 ‘위키드’에서 엘파바 더빙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사진|샘컴퍼니

배우 박혜나(42)가 엘파바로 돌아왔다. 이번엔 무대 위가 아닌, 스크린이다.

뮤지컬 영화 ‘위키드’​는 자신의 진정한 힘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와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우정을 쌓아가며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을 그린다.

박혜나는 모험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엘파바 목소리 더빙을 맡았다. 뮤지컬 ‘위키드’ 한국 초연과 재연에서 엘파바를 연기하며 ‘엘파박’ ‘박파바’라는 애칭을 얻었으며, 국내 최다 엘파바 공연 배우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박혜나는 “‘위키드’란 작품을 초연하고 재연하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작품을 표현한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임신 후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까 생각할 때 더빙에 참여하게 돼서 감사하다. 임신 막달이라 숨이 찼는데, ‘위키드’ 더빙 제안이 와서 놀랐다. 더빙 샘플을 녹음해서 보내야 한다고 하는데 힘이 많이 필요한 노래라 괜찮을까 싶더라. 내가 소리를 낼 수 있나 싶었는데 소리가 나서 신기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더빙은 행복했다. 숨소리 하나 하나가 배우에게 중요한데, 그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던 건 더빙에 참여한 스태프들 덕이다. 또 엘파바를 잘 표현해 준 신시아 에리보 덕에 더빙 환경이 잘 조성됐다. 저 역시 이걸 잘 남기고 싶었고 스태프들도 ‘위키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애정을 가지고 작업했다. 유니버셜 픽쳐스 쪽에서도 너무 좋다고 훌륭하다고 해줬다더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위키드’에서 엘파바를 연기한 신시아 에리보. 사진|유니버셜 픽쳐스
‘위키드’에서 엘파바를 연기한 신시아 에리보. 사진|유니버셜 픽쳐스

초록 마녀 분장을 하고 무대 위에서 엘파바로 존재감을 뽐냈던 박혜나는 영화 ‘위키드’에서 엘파바를 연기한 배우 신시아 에리보의 더빙을 맡았다.

다시 한 번 엘파바가 된 박혜나는 “무대란 곳은 배우가 캐릭터를 각색할 수 있고 저로서 표현한 것도 있을 거다. 더빙은 영상 관객에게 전달되는 거라 연기한 배우와 이질감이 들면 안 된다. 배우는 신체가 악기다. 저랑 신시아 에리보의 악기는 다르지만 영화 안에서 신시아 에리보가 무엇을 느끼고 표현하려고 했는지를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신시아 에리보는 무대 배우가 영화 쪽에서도 평가를 높이 받길래 대단하다고 생각해 호기심과 궁금증이 있었다. 에리보의 엘파바는 내적 강함이 느껴지더라. 그걸 잘 전달하고 싶었고, 그의 연기를 보면서 더 잘 해내고 싶어 열심히 녹음에 참여했다. 제가 엘파바를 더빙할 수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저도 ‘위키드’를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 시간이 이렇게 빠르구나 싶기도 하고 시간이 이만큼 지나서 켜켜이 쌓인 것들이 제 안에 보이더라”며 “영화를 보고 안무 감독이 미쳤나 싶더라. 동작 하나하나가 ‘위키드’스럽더라. 감독도 드라마를 잘 표현했고 배우들도 너무 잘해서 너무 좋았다. 또 엘파바의 눈빛이나 표정을 클로즈업해서 조금 더 디테일한 성격 묘사가 담겨 좋았다”며 ‘위키드’에 애정을 보였다.

배우 박혜나. 사진|샘컴퍼니
배우 박혜나. 사진|샘컴퍼니

박혜나는 지난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 후 ‘위키드’ ‘드림걸즈’ ‘데스노트’ 등 뮤지컬은 물론 영화 ‘겨울왕국’ 시리즈 엘사 역 가창 등을 맡아 탄탄한 실력을 뽐냈다. 드라마 ‘우아한 가’, ‘마우스’ ‘우리들의 블루스’ ‘힘쎈여자 강남순’ 등에서 활약했다. 뮤지컬 배우 김찬호와 지난 2015년 결혼, 지난 6월 딸을 품에 안았다.

그는 “딸이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니까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면서 “남편은 OST 작업에 많이 참여했다. 전 좋은 뮤지컬 작품을 많이 했는데 무대는 기록에 안 남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 ‘위키드’는 더빙으로 박제돼서 아이에게도 엄마가 참여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어 기쁘고 뿌듯하다. 아이가 복덩이”라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위키드’ 더빙을 맡고 과거의 절 되돌아보게 한다. ‘위키드’는 제가 힘들 때마다 구원투수처럼 기회를 주고 문을 열어주는 느낌이다. 그날의 냄새, 감각들이 지금도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제가 온 기회에 감사한 마음이고 잘 살아야겠다 싶다. 젊을 때는 앞만 보고 왔다면, 나이를 먹으면서 내게 오는 기회들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계속해서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을 되새기게 된다. 되돌아보면 지금의 제가 있는 건 안 되는 노래를 붙잡고 그게 되게 만들 정도로 계속 부른 내가 있다. 그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 싶다. 과거 다리를 다쳐서 일어설 수 없는 엄마 역을 맡은 적이 있는데 한 달동안 목발을 짚고 대학로를 다녔다. 그 방법을 추천하지 않지만 그때 그 무대를 향한 진정성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위키드’가 사랑받는 이유요? 제가 초연을 하고 대본을 보면서 드라마가 좋다고 생각했어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우정, 공존,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 매스컴의 위험함, 진실과 거짓 등 아는 만큼 보이는 철학책 같은, 양파 같은 드라마라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21년이 지났음에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2편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2막의 노래를 좋아해서 내년에 공개될 ‘위키드’ 2편이 어떨지 정말 기대돼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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