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봤던 ‘린다 린다 린다’도 좋지만 40대 때 보는 ‘린다 린다 린다’도 좋아서, 시대를 초월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25년 전 세계에서 재개봉을 하게 됐는데 마치 고교시절 때 밴드 활동했던 친구들과 20주년 만에 월드투어 하는 느낌이다보니, 이렇게 뿌듯할 수 없습니다.” (배두나)
명작은 영원하다. 2005년 7월 18일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린다 린다 린다’가 20년 만에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단장되며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20년 만에 리마스터링돼 다시 개봉되는 ‘린다린다린다’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그때 그 시절 ‘청춘의 모습’을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과 필름의 감동을 보여줄 모든 준비를 마쳤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20주년을 기념해 4K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하는 ‘린다 린다 린다’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자리에는 배우 배두나를 비롯해, 마에다 아키, 카시이 유우, 세키네 시오리, 그리고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참석했다.

‘린다 린다 린다’는 고교생활 마지막을 장식할 축제를 준비하는 여고생 밴드와 얼떨결에 보컬이 된 한국인 유학생 ‘송’의 서툴고 반짝이는 청춘을 그린 영화로, 당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두나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린다 린다 린다’는 제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밝힌 배두나는 “재개봉 소식은 올해 들었던 소식 중에 가장 기쁜 뉴스라고 할 정도로 기뻤다. ‘린다 린라 린다’는 저의 청춘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 담긴 동시에, 함께 작업했던 배우와 모든 일들이 저에게 정말 좋은 추억과 너무 아름다운 마음들을 많이 주었던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몽글몽글 기분이 이상하다. 너무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린다 린다 린다’를 위해 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마에다 아키, 카시이 유우, 세키네 시오리 배우가 방한했다. 세 배우와 감독은 한국에서 배두나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마에다 아카는 “정말 사랑하는 작품이 상영되는 것에 기뻤다. 흔한 일이 아닌데 재개봉을 한 것에 대해 행복하다. 무엇보다 네 사람이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으며, “20년 만에 상영되는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말한 카시이 유우는 “영화라는 걸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배움이 있었던 작품이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이 풍기는 분위기와 스태프들을 통합하는 힘, 그리고 네 사람이 함께 모여서 즐겁게 작업을 한 덕분이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모든 배우들과 도쿄서 모였는데 나이는 먹었지만 좋은 의미에서 성장하고 변함이 없는 것을 보고 선물을 받은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앞선 세 명의 배우들과는 달리 현재 연기는 하지 않고, 뮤지션이라는 본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밝힌 세키네 시오리는 “영화를 출연한 것이 이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제 삶에서 특별한 경험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린다 린다 린다’가 일본뿐만이 아니라 한국과 다른 국가에서 상영할 수 있다는 것이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20년 만에 다 같이 모일 수 있어서 기쁘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린다 린다 린다’를 만들 당시 28살이었다고 고백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제 안에 있는 반짝이는 것들이 담겨있어서, 당시에는 쑥스러웠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28살이었던 저를 칭찬해 주고 싶다.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멤버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이 마치 밴드부의 고문이 된 기분이 든다. 동창회에 참석한 기분이어서 즐겁고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밝게 웃었다.
20년이 지난 2025년 ‘린다 린라 린다’를 다시 보고 특별히 마음에 와 닿는 장면이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모든 신이 좋은 신”이라고 답하면서도, “날마다 마음에 드는 장면이 바뀐다. 오늘의 기분은 송이 체육관에 혼자 가서 소개하는 연습을 하고 특활실로 와서, ‘하자’고 말하는 장면이 와 닿는다. 자연스럽게 잘 표현이 됐더라. 지금 봐도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회차를 거듭하면서 사이도 좋아지고 친구처럼 가까워졌다며 당시를 회상하던 세키네 시오리는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신이 있었다. 연기에 적응되던 시기에 연기했던 만큼 자연스럽게 연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 장면을 보면, 즐거웠다는 식으로 추억을 되새기고는 한다”고 말했으며, 카사이 유우는 “20년 전에는 당시에 역할에 이입하다 보니, 제대로 영화를 감상하지 못했다. 지금 제대로 영화를 보니, 그때 좋아했던 신과 지금은 다소 다르기는 하다. 여운을 느끼는 장면들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된 거 같고,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좋아하는 장면이 많다고 말한 마에다 아카는 “그저 걷고 있는 신이 기억에 남는다. 다 같이 나란히 걷는 신, 송이 처음으로 ‘린다 린다 린다’라는 곡을 듣고 교무실에서 악보를 복사해서, 같이 돌아가는 신이 기억이 남는다. 짧은 장면이고, 대사를 치는 것도 아니지만, 밴드에 합류했다는 기쁨이 느껴졌다. 아무렇지 않은 장면일 수 있지만, 그 시간이 귀했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고백했다. 배두나 역시 “처음 보컬로 합류해서 복사한 악보를 받고 같이 걸어가는 장면을 보는데, 가슴이 울렁울렁 하더라. 그때는 몰랐는데 송의 표정을 보니 너무 좋다는 걸 느꼈다. 친구가 생겨서 좋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좋다”며 “밤에 몰래 연습실 들어가면서 송이 맨 뒤에서 세명의 친구들을 뒤따라가거나, 촬영장에서 봤던 친구들의 뒷모습이 내 뇌리에 남아있다. 극장에서 다시 보니 그게 당시 좋았나보다 싶었다”고 말했다.


‘린다 린다 린다’가 세상에 나온 이후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음악’과 관련된 영화를 만들 때 ‘린다 린다 린다’가 일종의 기준점이 만들어 주었다고 말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시간이 좋은 작용을 해준 거 같다. 20년 전에 느기지 못했던 여백과 여운, 공기라는 것이 숙성된 느낌이 든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좋은 작용을 해준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것들이 관객 여러분께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린다 린다 린다’ 속편을 만들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속편이요?”라고 되물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종종 ‘린다 린다 린다’ 속 인물들의 이후에 대해 머릿속으로 종종 생각하고는 한다. 제 머릿속 그녀들은 악기를 들고 있지는 않고, 이야기를 펼친다면 밴드 이야기는 아닐 거 같다. 극중 인물들은 작품이 끝난 후에도 살아가고 있을 것이고, 송은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 여러 가지 상상들이 부풀어 오른다. 20년 후의 이야기는 ‘린다 린다 린다’처럼 간단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속편을 만들 예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배두나는 2005년도에 개봉한 ‘린다 린다 린다’가 2025년에도 사랑 받는 이유에 대해 ”문화와 국경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정서가 있는 영화 같다. 송처럼 학창 시절, 3일 동안 밴드에 전념했던 정서라든가, 영화가 가지고 있는 유머,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만의 위트가 있다. 이 영화가 그러한 담담하게 정서들을 담백하면서도 리얼하게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감정적 파도가 없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거 같다“며 ”다시 보니 좋더라. 20대 때 봤던 ‘린다 린다 린다’도 좋지만 40대 때 보는 ‘린다 린다 린다’도 좋아서, 시대를 초월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특유의 담담함과 끓어오르지 않는 저체온과 같은 정서가 잘 매치되면서 조화로운 균형을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는 2025년의 ‘린다 린다 린다’는 2025년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다시 만나기까지, 20년동안 세상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20년 동안의 세계 정세도 바뀌고, 한일 관계도 많이 변했지만, ‘린다 린다 린다’가 그린 건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것, 변함이 없는 무언가를 그린 거 같다. 그렇기에 지금도 국경을 초월해서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 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세키네 시오리는 “20년 전 처음 개봉할 때는 소규모 극장에서 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 아주 커다란 영화관과 다양한 곳에서 개봉됐다. 정말 살아있는 작품이라는 걸 느겼다”고 말했으며, 마에다 아키는 “20년 전에는 송(배두나)이 살던 한국에 오지 못했지만, 20년 만에 와서 너무 기쁘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도 기대된다. 마음에 드는 신이 있었으면 한다”고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린다 린다 린다’는 저에게 특별한 영화“라고 말한 배두나는 이 작품을 통해 국내를 넘어 일본과 미국, 그리고 전 셰계를 돌아다니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2004년도의 ‘린다 린다 린다’는 저의 첫 해외 경험이었고, 그 경험이 너무 좋고 소중하다. ‘린다 린다 린다’는 더 큰 세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큰 용기를 준, 정말 많이 고마워하는 작품“이라며 ”전 세계를 다니면서 이 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20주년을 맞아 재개봉까지 하게 됐다. 어떤 느낌이면, 제가 고교시절 때 밴드 활동했던 친구들과 20주년 만에 월드투어 하는 느낌이다.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이렇게 뿌듯할 수 없습니다.“라고 활짝 웃었다.
한편 ‘린다 린다 린다’는 9월 17일 전국에서 개봉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