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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 윤서아 “촬영 3일 전 캐스팅…깜지 쓰며 사투리 익혔죠” [인터뷰①]

김미지
입력 : 
2025-10-09 08:20:00
윤서아.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윤서아.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대본과 사투리를 익혀야겠다는 일념으로 깜지 형식으로 필사했어요. 사투리는 은율을 제 나름대로 표시해서 노래 익히듯이 빠르게 습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인기리에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를 빛낸 주역 중 한 명인 배우 윤서아가 작품 합류 비하인드부터 종영 후 여운까지 밝혔다.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 연지영(임윤아 분)이 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왕 이헌(이채민 분)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서바이벌 판타지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다.

첫 회 4.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한 이 작품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7.1%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해 tvN 최고 시청률은 물론, 올해 방영된 전체 미니시리즈 중 최고의 기록이다.

윤서아. 사진|tvN ‘폭군의 셰프’
윤서아. 사진|tvN ‘폭군의 셰프’

윤서아는 ‘폭군의 셰프’에서 미래에서 온 지영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절대 후각’의 소유자 서길금 역으로 활약하며 방영 내내 시청자들의 애정을 듬뿍 받았다. 채홍을 피하기 위해 야생에서 살던 조선의 소녀부터 연지영과 함께 ‘팀 수라간’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길금의 모습을 완벽하게 담아냈기 때문.

특히 종영 후 그가 촬영 3일 전에야 길금 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윤서아는 “감독님께서 전작인 ‘옥씨부인전’ 백이를 좋게 봐주셨고, 예전에 오디션에서 뵈었던 인연이 있어서 캐스팅해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깜지 필사까지 하며 빠르게 대본 습득에 나섰지만, 길금 캐릭터 구축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캐릭터적인 면모가 많이 묻어나오는 역할이어서, 말투나 행동을 좀 구상해서 잡아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대본 리딩하면서 감독님께서 현대적인 지영이와 그 시대 사람인 길금이가 대조적으로 대비되어 보이면 더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해주셨죠. 그런 부분들을 구체화하고, 많이 만들어 가려고 생각했어요.”

윤서아. 사진|tvN ‘폭군의 셰프’
윤서아. 사진|tvN ‘폭군의 셰프’

길금의 트레이드 마크인 전라도 사투리는 맹숙수 역의 배우 홍진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여기에 목소리 연기로 완성도를 높였다.

“사투리를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실제 구사하시는 분들에게는 많이 미치지 못할 것 같았어요. 길금이를 캐릭터적으로 잘 보여드릴 수 있으려면 목소리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좀 더 까랑까랑하고 까불대게, 목소리에서 구수함이 나오면 말투도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서 약간 더 과장해서 했던 것 같아요.”

길금이 주인공인 연지영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만큼,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한 배우 임윤아와는 끈끈해질 수밖에 없었다. 학창 시절 소녀시대의 엄청난 팬이어서 히트곡 ‘Oh!’로 장기자랑도 했었다는 윤서아는 “언니가 처음에 먼저 번호를 물어봐 주셨던 게 믿어지지 않았고 충격까지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윤아 언니랑은 정말 찰떡궁합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작품에 갑자기 투입되다 보니까 조금이라도 긴장되는 모습 보이면 먼저 다가와서 대본 맞춰주시고, 슛 들어가기 직전까지 대사를 수도 없이 맞춰봤어요. 그래서 저희 케미가 좋아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 임윤아의 배려도 많이 받았다는 윤서아는 “붙이는 핫팩이나 손난로 같은 것도 다 양보해주고, 나눠주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았다”고 표현했다.

“제가 감기 걸릴 것 같은 컨디션일 때 쌍화탕을 핫팩으로 데워주셔서 다행히 잘 넘어갔던 적이 있어요. 언니는 연기 선배로서도, 그냥 친언니의 모습으로도 잘 챙겨주셔서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

윤서아.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윤서아.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윤서아는 전작인 ‘옥씨부인전’에서 극 중 태영 아가씨의 몸종 백이로도 주목받았다. 길금으로는 백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디테일한 노력을 더했다.

“두 친구의 차별점이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백이는 신분이 낮은 아이지만 주인님의 많은 사랑을 받아서 잘 정돈되고 사랑이 가득한 아이라면, 길금이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혼자서 채홍을 피하기 위해 야생에서 살았기 때문에 거칠고 투박하고 정돈되지 않은 부분이 있거든요. 그 부분들을 유념하고 연기했던 것 같아요. 놀라는 표정도 눈, 코, 입 모두 다양하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크고 작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작품의 성과도 크게 났다. 학창 시절 동창들이 잊지 않고 연락할 정도였다는 윤서아는 가족들의 반응도 이야기했다.

“장수할 수 있는 캐릭터여서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주셨어요. 그 전 작품들에서는 항상 빨리 죽는 역할을 많이 했거든요. 성과가 정말 좋게 나서 매일매일 시청률이나 관련 기사, 재밌는 댓글을 보시면 캡처해서 가족 단톡방에 올려주셨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일로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 최고의 성적을 낸 미니시리즈에 비중 있는 역할로 열연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고. 현대에 사는 윤서아는 극 중 조선시대 복장을 한 수수한 모습의 길금과는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무래도 현대적인 모습이라서 아쉽게도 못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중간 거점인 순금이가 나왔었으니까, 익숙해지실 수 있도록 SNS에 사진을 조금 올려보려고요.(웃음)”([인터뷰②]에서 계속]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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