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①]에 이어) 스무살에 데뷔해 어느덧 데뷔 21년 차를 맞은 임철수는 그간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서 ‘명품 주·조연’으로 활약해왔다.
꾸준한 연기 활동에 원동력을 묻자 임철수는 단번에 “부모님”이라고 답했다. 공연을 할 때에는 매번 모실 수 없었지만, 드라마로는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는다는 느낌이라는 임철수는 “‘내가 이 일 하면서도 효도를 할 수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님과 가족이 제가 연기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미지의 서울’이 종영해서 요즘 어머니가 시무룩하시더라고요. ‘철수야, 다음 작품은 언제니?’라고 물어보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쉼 없이 연기하고 싶어요. 아직 보여줄 것이 많아요.”
임철수는 드라마 ‘빈센조’에서 대외안보정보원 안기석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시킨 인물이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기억해주는 분들이 많다고 밝힌 임철수는 아쉽게도 ‘빈센조’ 시즌2에 대한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빈센조’ 캐릭터를 오래도록 기억해주시는 것이 감사하기도 한데, 또 다른 이름으로 불려보고도 싶어요. ‘나를 자꾸 넘어가야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미지의 서울’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이충구 역시 임철수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그간 했던 캐릭터들과는 특히 결이 달랐다고.
“그간 했던 캐릭터들이 큰 틀에서 보면 에너지를 표출하는 편이었다면, 이충구는 안에서 에너지를 꾹 눌러서 압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패션 스타일에도 신경을 쓰고, 말투도 하나하나 강하게 하면서 캐릭터에 맞췄죠.”
극 중 이충구는 후배 변호사 이호수(박진영 분)와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터트리는가 하면, 그들만의 방식으로 대립하거나 화해하며 서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 시작 전부터 주변 동료들에게 ‘연기 잘 하는 친구’로 박진영을 소개받았다는 임철수는 “선함이 보이고, 눈이 진짜 맑고 깊어 진짜 호수 같은 친구”라고 칭찬했다.
“진영이는 형 같은 면모도 있었어요. 연기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은 친구였고요. 촬영 끝나고서도 만나 연기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후에도 오랫동안 연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인 것 같아요.”
극 후반부에 보인 것처럼, 이충구가 이호수를 절대 미워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임철수는 “호수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고 싶었던 것 같다”며 “호수가 실패하는 걸 보면서 ‘거봐, 내 말이 맞지?’ 하면서 오히려 내 말이 맞는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호수를 괴롭게 하긴 했지만, 저는 그게 충구의 괴롭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런 과정들에서 충구도, 호수도 성장하게 되는데 그 부분을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셨던 것 같아서 기분 좋더라고요.”

‘미지의 서울’에서 1인 2역으로 활약한 박보영과는 많은 촬영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감명을 받았다며 “박보영의 연기는 감히 말씀드리자면, 자기 자신이 아닌 상대방한테 맺혀있다”며 “상대방이 나를 만들어주고, 내가 또 상대방을 만들어주고 순환이 되는 연기를 정말 잘한다”고 보고 배울 것이 많은 배우라고 전했다.
‘미지의 서울’이 자신에게 있어 계속 꺼내 볼 ‘보물 같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밝힌 임철수는 이충구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충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이후에 한 번은 호수 같은 생각의 결단을 내려서 소송에서 패배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때 과연 패배만 남는 것인지에 대해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그걸 느끼면 정말 좋은 변호사가 될 것 같아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한 임철수는 “극 중 충구가 더욱 성장하게 되면 호수와 같이 로펌을 차려서 파트를 나눠 일할 것 같다는 상상도 된다”면서 “너무 이입이 된 것 같다. 아직도 작품을 못 떠나보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쉼 없이 연기해 온 임철수는 올해 또 다른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찾을 계획을 말하며 행복한 미소를 띄웠다.
“작품명을 말씀 드리지는 못하지만, 한 작품이 방영을 기다리고 있고요. 또 두 작품 촬영이 들어가면서 올해는 그걸로 보내지 않을까 싶어요. ‘미지의 서울’ 이충구와는 이별하며 여운이 길고 남겠지만, 또 털고 다음 작품을 해야죠.”
아직 보여주고 싶은 연기가 많은 임철수가 ‘안기석’을 넘어, ‘이충구’를 넘어 또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기대가 모인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