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 훼손 논란에 휩싸였던 ‘남주의 첫날밤’이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가운데, 최근 부진한 KBS 드라마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일 첫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연출 이웅희 강수연, 극본 전선영, 이하 남주의 첫날밤)은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노브레이크’ 경로 이탈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다.
동명의 원작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남주의 첫날밤’은 그룹 2PM 옥택연, 소녀시대 서현이 호흡을 맞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 전, 문화재 훼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촬영팀은 대한민국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 병산서원에서 촬영 중 소품 설치를 위해 기둥에 못을 박는 등 건축물을 훼손했다. 이에 KBS 측은 두 차례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촬영분을 전량 폐기했다.
이에 이웅희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희가 무조건 잘못한 것이 맞다. 사과 후에 관련 촬영분은 폐기했다”고 재차 사과했다. 서현도 “주연 배우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고, 옥택연도 “배우들도 굉장히 경감식을 갖게 됐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고개 숙였다.
그런 상황에서 첫발을 내디딘 ‘남주의 첫날밤’은 1회 시청률 3.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전작인 ‘24시 헬스클럽’ 마지막회가 1.0%였던 것에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앞서 KBS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시트콤 ‘킥킥킥킥’ ‘빌런의 나라’ 등이 0~1%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을 거듭해 온 상황에서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린 것.
‘남주의 첫날밤’은 첫방송에서 현실 여대생 K가 최애 소설 ‘폭군님은 집착광공’의 단역 차선책으로 빙의하고, 남자 주인공 이번(옥택연 분)과 엮이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빠른 호흡으로 그려내 몰입감을 더했다. 여기에 서현과 옥택연의 훈훈한 비주얼 케미, 아름다운 한복과 소품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애니메이션 효과 등으로 지루함 없이 이야기에 녹아들게 했다.
KBS는 그동안 ‘달이 뜨는 강’ ‘연모’ ‘꽃피면 달 생각하고’ ‘태종 이방원’ ‘혼례대첩’ 등 사극에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남주의 첫날밤’이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KBS 드라마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주의 첫날밤’은 매주 수목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