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빅히트 1호 가수’ 이현 “방시혁, 내 장단점 짚어준 유일한 사람” [인터뷰]

지승훈
입력 : 
2025-09-25 07:29:00
이현. 사진ㅣ빅히트뮤직
이현. 사진ㅣ빅히트뮤직

“방시혁 프로듀서님은 제 보컬의 좋은, 나쁜 점을 명확히 짚어준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빅히트 1호 가수’ 이현(41)의 귀환이다. 그야말로 ‘귀환’인 것도 지난 2012년 1월 발매한 정규 1집 이후 무려 약 14년 만에 새 미니 앨범을 낸 그다.

최근 미니 3집 ‘A(E)ND’를 발표한 이현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를 만나 근황과 소감을 쏟아냈다. 그 중 키워드는 단연 ‘빅히트’와 ‘방시혁’이었다.

먼저 신보에 대해 “지난해 10월부터 작업해왔다. 곡도 많이 받고 가이드도 해보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장르적으로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생각을 했다”고 짧게 소개했다. 그의 최종 선택은 2000년대 알앤비 소울 재구성이다.

“레트로 감성을 가미하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트렌디하고. 올드하지 않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고 나만의 보컬 특색을 잘 보여주려고 했다.”

앨범명 ‘A(E)ND’는 철자와 발음은 유사하지만 의미는 상반되는 ‘AND’와 ‘END’를 결합한 표현이다. 관계의 양면성과 감정의 복합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신보에는 사랑과 이별 같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6곡이 수록됐다.

이현. 사진ㅣ빅히트뮤직
이현. 사진ㅣ빅히트뮤직

절친으로 알려진 ‘빅히트’ 대표 프로듀서 피독이 신곡 작업에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수록곡 ‘데이 앤 드림’, ‘왓츠 온 유어 마인드’, ‘우리의 중력’ 등을 프로듀싱, 작사, 작곡하며 적극 힘을 보탰다. 빅히트 1호 가수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이 가득 담긴 결과물이었다.

피독으로부터 “보컬 역량이 발전하는 게 보여서 신기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나를 이렇게까지 이해해주고 알아봐주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며 빅히트 뮤직(구 빅히트 전신)에 오랜 기간 남아있는 이유를 밝혔다.

피독뿐이었을까. 그를 처음 영입한 인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역시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고. 이번 앨범엔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곤 했으나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느낌이라고 했다. 처음 빅히트 계약 당시를 떠올린 이현은 “3군데 기획사에서 연락이 왔었는데 유일하게 내게 ‘너는 이게 완전 별로야. 그리고 이 점이 매력있어. 앞으로 나와 함께 작업하며 이런 보컬리스트가 됐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준 사람이었다”라고 손 잡게된 계기를 설명했다.

방 의장의 믿음과 지지 덕분에 이현은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알앤비 장르 음악 외에도, 지난해엔 음악과 기술을 접목한 프로젝트 가수 ‘미드낫’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이현으로 하지 않을 법한 강렬한 신스, 또 콧수염 콘셉트 등 변화를 주고 싶었다. 신선한 시도가 가수로서 자신감을 갖게 했다.”

사실 ‘빅히트 1호 가수’라는 타이틀때문에 부담감도 있다고. 그는 “회사에 있으면서 이런 저런 걸 시도하고 할 수 있다는 걸 선구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도전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 순간 방 의장의 과거 비전을 떠올린다는 이현은 “음악이 산업이 되려면 게을리해선 안된다고 배웠다. 팬들과 대중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해 나아가야 한다고 누누이 들어서 이젠 익숙하다”고 아티스트로서의 자세를 정의했다. 그러면서 “빅히트에 오래 있다해서 어떤 높은 직책보다는 난 ‘딴따라’로 오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이현. 사진ㅣ빅히트뮤직
이현. 사진ㅣ빅히트뮤직

최근 1년간 발성 연습도 꾸준히 시간을 정해놓고 한다고 했다. “주변인들에게 보컬 평가를 수시로 받고 있다. 잘 필터링해서 더 견고하게 다듬어진 보컬이 되고 싶은 욕심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현은 빅히트의 첫 혼성그룹 에이트 멤버로 데뷔했다. 현재는 솔로 활동이 주가 됐으나 2년 뒤면 팀의 데뷔 20주년이다.

“에이트로 뭉칠 날이 있지 않을까. 멤버들과 긍정적으로 활동 계획을 바라보고 있다”며 기대감을 안겼다.

빅히트의 살아있는 선배이자 전설이 되가고 있는 이현. “반드시 신선하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거나 또 과거에서 벗어나는데에 집착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자주 무대에 서며 존재감을 내는 가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남겼다.

끝으로 이현의 바람은 한 줄로 정의됐다. “(가요계) 커다란 물결을 만들지 않더라도 잔잔하게 빅히트에 남아있는 선배로 남고 싶습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