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할 수 있는 한 계속” 제이홉의 작심...BTS 총출동 한 ‘데뷔 12주년’ [커튼콜]

지승훈
입력 : 
2025-06-13 21:47:43
수정 : 
2025-06-13 22:51:24
제이홉 솔로 앙코르 공연, 고양서 피날레
올해로 데뷔 12주년
방탄소년단 데뷔일 6월 13일 맞춰 신곡 발표...공연서 무대 최초 공개
정국·진과 합동 무대도
방탄소년단 제이홉. 사진ㅣ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제이홉. 사진ㅣ빅히트뮤직

“제가 움직이고 할 수 있는 한 좋은 무대 계속 보여드리겠습니다.”

“방탄소년단, 제게 정말 소중한 존재입니다. 곧 팀으로 잘 준비해서 보여드릴게요.”

그룹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자신들의 데뷔일인 6월 13일을 환하게 밝혔다. 홀로 무대를 꾸몄지만 그의 곁엔 수만 명의 팬들과 군 전역을 하고 돌아온 멤버들이 곁에 머물러 있었다. 공백기를 마친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컴백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1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제이홉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제이홉 투어 홉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이 진행됐다. 공연은 내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이번 공연은 양일 모두 매진되며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 회당 2만 7천 명을 수용하며 총 5만 4천 명의 팬들을 동원했다.

지난 2월 서울 체조경기장에서 3회로 치러진 콘서트도 시야제한석까지 모두 매진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그의 월드투어 대미를 장식하는 콘서트로 큰 관심을 모았다.

공연 시작 전 약간의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현장에 참석한 팬들은 우비를 쓰며 제이홉을 기다렸다. 다행히 비는 그친 상태로 공연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시작됐다.

제이홉은 솔로 1집 수록곡 ‘왓 이프’로 공연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스탠딩 마이크와 함께 무대 위에 선 그의 모습은 마치 한 역사를 풍미한 록커의 귀환같은 모습이었다. 이어서 곁들여지는 그의 수려한 래핑은 공연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어 1집 수록곡인 ‘판도라의 상자’, ‘방화’, 스톱‘까지 열창한 제이홉은 “저는 방탄소년단의 제이홉입니다”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그라운드석부터 각 층의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말을 던진 그는 스타디움 공연 경력직다운 입담으로 단번에 좌중을 압도했다.

제이홉은 “믿겨지지 않는다. 서울에서 시작해서 3개월간 투어가 있었는데 드디어 파이널에 도착을 했다. 비가 살짝 떨어지고 있어서 공연 더 재밌을 거 같다. 흘리는 게 땀인지 비인지 모를 정도로 재밌게 놀다 가길바란다”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펼친 ‘모어’ 무대에서는 팬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무대를 좀 더 깊게 호흡했다.

이번 공연은 ‘무대 위의 제이홉’을 뜻하는 동시에 희망과 소원, 꿈이 무대에서 실현된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제이홉이 걸어온 여정을 조망하는 이번 공연은 ‘야망’, ‘꿈’, ‘기대’, ‘상상’, ‘소원’ 등 총 5개 테마로 구성됐다.

합동 무대를 꾸미는 방탄소년단 제이홉과 정국. 사진ㅣ빅히트뮤직
합동 무대를 꾸미는 방탄소년단 제이홉과 정국. 사진ㅣ빅히트뮤직

‘야망’에 이어 ‘꿈’ 테마 무대를 선보이던 제이홉의 무대에 또 한 명의 방탄소년단 멤버가 등장하며 장내를 역대급 환호성으로 가득 메웠다. 바로 지난 11일 군 전역 정국이 무대에 등장한 것. 그는 제이홉과 ‘아이 원더’ 무대를 함께 꾸미며 변치않은 호흡을 과시했다. 무대 직후 제이홉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국에게 환호해달라”며 크게 환영했다. 정국은 “밑에서 너무 긴장했다. 아미들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며 “뇌정지가 와서 할 말이 생각이 안난다”라고 말했다.

공연장을 느껴보라는 제이홉의 말에 정국은 “이전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긴 하는데 너무 새롭다”라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무대를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라고 짧은 소감을 전한 정국은 자신의 솔로곡 ‘세븐’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무대에 제이홉이 깜짝 컬래버해 흡사 방탄소년단 무대를 느끼게 했다.

또 하나의 깜짝 무대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 발매된 신곡 ‘킬링 잇 걸’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 것. 전 세계 첫 공개인 만큼 그의 신곡을 접한 팬들은 격한 환호로 화답했다.

퍼포먼스에서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대담하고 관능적인 춤선과 섹시한 분위기가 돋보였다. 여기에 난이도 높은 동작과 유연하면서도 강렬한 움직임이 어우러져 무대에 몰입감을 더했다.

‘킬링 잇 걸’은 중독성 강한 훅이 인상적인 힙합 장르의 곡으로, 첫눈에 반한 상대에게 빠져든 벅찬 설렘을 솔직하게 푼 가사가 특징이다. 이 곡은 제이홉의 솔로 싱글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동시에 한층 확장된 그의 음악 스펙트럼의 정점을 보여준다.

무대 직후 제이홉은 “열심히 준비했어도 늘 아쉬운 점이 남는 거 같다. 여러분들이 좋아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드디어 이 곡이 결실을 맺네요”라며 “제이홉의 섹시를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를 지닌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나만의 느낌으로 접근해서 이지리스닝으로 만들어봤다”며 “이렇게 뜻깊은 날 곡이 나오게 돼서 감개무량하고 영광스럽다”고 곁들였다.

이후 제이홉은 ‘모나 리자’, ‘스위트 드림스’, ‘마이크 드롭’, ‘뱁새’, 에어플레인‘, ’치킨 누들 수프‘ 등 솔로곡들을 연달아 선보이며 폭발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방탄소년단 제이홉. 사진ㅣ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제이홉. 사진ㅣ빅히트뮤직

이쯤 되니, 제이홉은 방탄소년단 멤버를 넘어 어느덧 솔로 아티스트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프로가수였다. 그다지 멘트도 많지 않았던 걸 고려하면 온전히 무대로만 팬들과 호흡한 그의 무대 장악력은 가히 놀라운 수준이었다.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제이홉은 “정말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다. 행복한 날이고, 아미에게도, 지금껏 함께해 준 멤버들에게도 고맙다. 모두에게 특별한 날”이라며 이날 공연장에 온 멤버들을 가리키며 고마움을 전했다. 카메라에 잡힌 멤버들은 손하트를 발사하며 팬들의 마음을 저격했다.

제이홉은 “이제 멤버들 모두 군 복무 끝내고 돌아올 시점이 됐다.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게 정말 많을 것이다. 잘 준비해서 보여드릴테니 기대해달라. 멤버들에게도 박수 한 번 쳐달라. 고생했다”라고 애정을 전했다. “멤버들은 저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다. 그들이 없었다면 저도 없었고 어려분들(아미)이 없었다면 우리 팀도 없었을 것이다. 여러 의미로 여러분과 우리는 연결돼 있다”며 “내가 움직이고 할 수 있는 한 계속 좋은 무대 보여드릴 것이다. 좋은 음악 들려드릴 수 있게 하겠다.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사랑한다”라고 끝인사를 남겼다.

‘호프 월드’로 공연을 마무리하나 싶더니 앙코르 무대로 팬들의 발을 묶어세웠다. 이게 시작이었다. 그 중심에 제이홉을 비롯, 정국과 진이 존재했다. 먼저 제이홉은 진과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열창하며 방탄소년단 무대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두 사람은 노래 이후 진한 포옹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이어 앞서 솔로 무대를 가진 정국까지 합세해 세 사람은 방탄소년단 유닛 무대 ‘자메 뷰(Jamais Vu)’까지 더해져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지난 2020년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 이후 처음으로 팬들 앞에 펼쳐진 것으로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합동무대를 펼친 방탄소년단 제이홉과 진. 사진ㅣ빅히트뮤직
합동무대를 펼친 방탄소년단 제이홉과 진. 사진ㅣ빅히트뮤직

‘이퀄’, ‘퓨처’, ‘뉴런’까지 추가 앙코르 무대를 던진 제이홉은 3시간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으며 팬들과 작별했다. 소화곡만 무려 27곡.

앞서 제이홉은 서울, 브루클린, 시카고, 멕시코 시티, 샌 안토니오, 오클랜드, 로스앤젤레스 등 총 15개 도시 31회 공연으로 약 4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진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지난 서울 공연에서 처음 선보인 총 25개 리프트로 구성된 메인 무대가 이날도 압권이었다. 이 세트는 제이홉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맞춰 리프트 높이와 배열이 실시간 변화하며 역동적인 연출을 완성했다. 리프트의 4면을 감싼 LED에도 여러 그래픽을 띄워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제이홉은 메인과 돌출 무대를 골고루 이용하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호흡하며 팬들의 만족감을 끌어올렸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팬들은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