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하이틴 정치극 ‘러닝메이트’, 배우들이 ‘시국’ 부담감 느낀 이유 [인터뷰①]

김미지
입력 : 
2025-06-24 17:48:01
‘러닝메이트’ 이정식, 윤현수, 홍화연, 최우성. 사진|티빙(TVING)
‘러닝메이트’ 이정식, 윤현수, 홍화연, 최우성. 사진|티빙(TVING)

배우 윤현수, 이정식, 최우성, 홍화연이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시국, 조기 대선을 지나 마침내 공개된 하이틴 정치극 ‘러닝메이트’에 부담감을 느낀 이유를 밝혔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러닝메이트’ 윤현수, 이정식, 최우성, 홍화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러닝메이트’는 불의의 사건으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된 노세훈(윤현수 분)이 학생회장 선거의 부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온갖 권모술수를 헤치고 당선을 향해 달려가는 하이틴 명랑 정치 드라마다.

화려한 비주얼과 친화력을 무기로 갖고 있지만 허세와 가식이 가득한 곽상현(이정식 분)과 활동적이고 리더십 넘치지만 속내에는 야심과 승부욕이 넘치는 양원대(최우성 분)가 학생회장 후보로 맞붙었다. ‘재수 없는’ 전교 1등이자 성적과 타이틀에 집중하는 윤정희(홍화연 분)는 주인공 노세훈과 곽상현의 러닝메이트로 등장, 선거 운동의 중심에서 활약한다.

이정식. 사진|티빙(TVING)
이정식. 사진|티빙(TVING)

19일 티빙을 통해 전편이 공개된 ‘러닝메이트’에 대해 배우들은 “시원섭섭하다”는 공통된 소감을 남겼다. 오랜 시간 촬영하고 또 오픈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었기에 아쉬움도 토로했다.

선거 운동의 핵심이자 극의 주요 장면이 된 등굣길 유세 현장을 한여름에 찍었다는 배우들은 “많이 더웠지만, 다들 열심히 긍정적으로 하다 보니 오히려 우리 열기가 더 잘 담긴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열심히 촬영했다”며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고 눈을 빛내며 회상했다.

또래 배우들이 많이 모인 현장이었던 만큼, 촬영 종료 이후에도 ‘러닝메이트’ 팀은 여전히 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최우성은 “촬영이 끝나고 오픈되기 전까지 약 2년 반 정도 걸렸다”며 “오픈 되기 전까지는 계속 모여서 편집본도 봐서 끝났다는 생각을 안 했는데, 오픈이 되고 나니까 시원하기도 하면서 어느새 추억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러닝메이트’는 당초 3월 공개 예정이었지만, 돌연 공개 시기를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당시 티빙 측은 “편성 전략의 일환으로 공개 일정을 변경하려고 한다”고 밝혔지만, 조기 대선 임박에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쏟아졌다. 결국 ‘러닝메이트’는 대선 이후 전편 공개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의 부담감은 없었을까. 이정식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놨다.

“2022년 말부터 2023년까지 촬영 기간이었는데, 좋은 시기를 위해서 오픈이 계속 미뤄지다 보니 결국엔 대선 이후가 되어버린 상황이었어요.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었죠. 그러나 저희가 시청자 분들께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10대들만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었어요. 보시면서 (현실 정치보다는) 유년 시절을 떠올리시고, 돈독했지만 멀어졌던 친구 관계들을 떠올리셨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많이 했어요.”

‘러닝메이트’ 이정식, 윤현수, 한진원 감독, 홍화연, 최우성. 사진|티빙(TVING)
‘러닝메이트’ 이정식, 윤현수, 한진원 감독, 홍화연, 최우성. 사진|티빙(TVING)

‘러닝메이트’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공동 각본가인 한진원의 첫 연출작으로도 유명하다. 봉준호 사단 합류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을까. 배우들은 먼저 “한진원 사단에 합류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덧붙여 홍화연은 “한진원 감독님께서 저희에게 해주신 긍정 영향들이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 일하시면서 배우셨던 것들을 베풀어주신 느낌”이라며 “그 영향을 받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욕심 내지 않았다는 다른 배우들의 답변을 묵묵히 듣던 최우성은 “그렇지만 저도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봉준호 감독님 작품도 하고싶다”고 숨겨진 야망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최우성. 사진|티빙(TVING0
최우성. 사진|티빙(TVING0

극 중 네 인물은 영진고등학교 학생회장, 부회장이라는 직책에 집착하며 갖은 권모술수를 펼친다. 상대 후보에 대한 프레임을 짜고, 여론전을 만들거나 무력을 사용하며 점차 ‘괴물’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욕망으로 인해 무너지는 캐릭터에 몰입하며 연기에서 빠져나오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고 밝힌 네 배우는 ‘러닝메이트’로 어떤 욕망을 느끼고 또 어떠한 성장을 얻었을까.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나 그 이상의 것들을 연기하면서 ‘내가 이런 것들도 표현할 수 있었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연기가 아닌 진짜 마음이 나왔던 적도 많고요. 주인공이기에 책임감도 있고 부담감도 있어서 현장에서 지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윤현수)

“제 또래인 20대 배우들의 열정을 가까이에서 느껴본 것이 처음이었어요. 덕분에 많이 배웠고, 서로 더 열심히 하고 또 잘해서 다른 현장에서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건강한 욕망을 가져본 적이 있어요.”(홍화연)

“지금껏 연기하면서 대표작이라는 것이 없었거든요. ‘러닝메이트’의 곽상현 캐릭터가 가장 많은 희로애락을 담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좋은 친구들과 후회 없이 즐겁게 찍었기 때문에 이정식 하면 이제 ‘러닝메이트’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이정식)

“‘러닝메이트’ 전까지는 누구의 남동생, 누구의 친구라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풋풋한 느낌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여기에서 처음으로 듬직한 선배 역할을 했어요. 시청자분들께서는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최우성이라는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최우성)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

to top